성산문 절명시
소요유 : 2018. 8. 11. 17:53
성삼문의 시 하나를 이끌어둔다.
臨死賦絶命詩 - 成三問
擊鼓催人命
回頭日欲斜
黃天無一店
今夜宿誰家
북소리 둥둥 울려 목숨 재촉해
고개 돌려 바라보니 해는 기울어
황천길엔 주막 한 곳 없다니
이 밤을 뉘 집에서 묵어갈고
아, 너무 멋지다.
나처럼 술을 즐기는 이로선,
절절 시의(詩意)가 폐부까지 이르른다.
죽음을 맞이할 때,
진정 장부라면, 의당,
이리 담담한 마음을 가지리라.
특히,
마지막 절귀.
黃天無一店
今夜宿誰家
이는 감히 따르기 힘든 절창이다.
술도 없고,
묵을 곳이 없다니.
그의 무덤에,
맑은 청주(淸酒) 한 잔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