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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狼狽)

소요유 : 2024. 10. 28. 23:58


낭패(狼狽)

천하가 어지럽다.
간신, 술사가 창궐하더니만,
진작에 조정(朝廷)이 승냥이 떼들의 놀이터가 되었다.
이러니 민생을 돌보는 이들이 사라졌고,
인민들은 모두 도탄에 빠져 아비규환이다.

내가 오늘 영상을 보다,
이런 장면에 이르렀다.

“낭이는 앞다리가 길고 뒷다리가 짧고 
패는 앞다리가 짧고 뒷다리가 길어요
그래서 둘이 붙어 다녀야지
구실을 할 수 있어요 그게 낭패입니다
그 두 분은 낭패에요. (김건희와 윤석열) 같이 있어야 돼요.”

명태균의 말이다.
영상 속에선 부정하고 있으나,
그는 앞서 이 둘을 빗대어 장님 무사, 앉은뱅이 주술사라 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 강혜경씨는 국회 국감에서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은 '장님 무사', 김건희 여사는 그 어깨에 올라탄 '앉은뱅이 주술사'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 10.21 국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 강혜경의 증언 -)

이들은 거의 비슷한 맥락의 말이라 하겠다.

그런데 말이다.
장님이나 앉은뱅이는 물론 낭(狼)이나 패(狽) 역시 정상이 아니다.
명태균이 저들을 이리 인식하고 있다면,
선량한 마음을 일으켜 저들을 바로 이끌든지,
아니면 길이 아니라 여기고 진작에 곁을 떠났어야 옳았다.

(출처 : 圖片來自網絡)

狼,大如狗,蒼色,作聲諸竅皆沸。〈月坒〉中筋大如鴨卵,有犯盜者,薰之,當令手攣縮。或言狼筋如織絡,小囊蟲所作也。狼糞煙直上,烽火用之。或言狼狽是兩物,狽前足絕短,每行常駕於狼腿上,狽失狼則不能動,故世言事乖者稱狼狽。臨濟郡西有狼冢。近世曾有人獨行於野,遇狼數十頭,其人窘急,遂登草積上。有兩狼乃入穴中,負出一老狼。老狼至,以口拔數莖草,群狼遂競拔之。積將崩,遇獵者救之而免。其人相率掘此冢,得狼百餘頭殺之,疑老狼即狽也。
(酉陽雜俎.卷一六)

癱子跳高 ,徒勞無功란 말이 있다.
앉은뱅이가 아무리 방방 뛴다한들 허당이라 무슨 공을 이룰 수 있으랴?
설혹 소경 어깨에 앉았다 한들,
눈 뜬 이만큼 자유로울 수 있으랴?

혹자는 저들은 서로 보완관계이니,
잘 합심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리 간단히 말할 일이 아니다.
몸 또는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인데 아무리 힘을 합친들,
정상적인 이의 기량을 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대저 인격체가 둘이면,
상호 대등한 위상으로선 결합하기 어렵다.
하기에 반드시 상하, 주종 질서 관계가 성립되며,
이로써 구조가 단단해지고, 결사 조직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

항간에 V1, V2 설이 나오는데,
이는 힘의 구조 역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지 않고서는 이런 분석을 내놓을 수 없다.
나는 V0가 또 있다고 말하곤 하였다.
법사니 술사니 하는 소문이 항간에 무성하지 않던가?

하지만 술사가 제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근본이 장님, 앉은뱅이이거나 낭(狼), 패(狽)라면,
바른 일을 옳케 도모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노릇이 아니다.

하나는 앞을 보지 못하고,
欲望生生不息
또 하나는 앞을 본다 한들 욕심이 승하여, 역위(逆位)를 무릅쓰고,
바른 이치를 살피지 않고 무작정 앞으로만 달려 나가려 하니,
어찌 분란이 일어나지 않을 터이며,
종내는 파국을 맞지 않을 도리가 있으랴?

나는 기실 역위가 절로 일어난 것이 아니라,
태동부터 그리 도립(倒立)된 역학구조가 형성되었기 때문이라 믿는다.
선거운동엔 무엇보다 상당한 금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주술적 위계가 따르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현실적으로 이런 금력 동원, 인적 자원 관리 능력이 없는 이라면,
당연, 어쩌다 얻어 걸린 지위조차 온전히 누리기 어려웠을 것이라 추단한다.
비극이다.

(일본영화(惡女羅曼死, 整容天后, helter-skelter, 狼狽) 삽화
성형은 그저 단순한 미적 탐닉이 아니다.
배면엔 金錢, 名利를 추구하기 위한 깊은 욕망이 숨겨져 있다.
성형이 과한 여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의심한다.)

손자병법을 지은 손빈(孫臏)은 방연(龐涓)의 농간에 빠져,
위나라에서 종지뼈 아래가 잘리는 형벌을 받았다.
마침 제나라 사신 순우곤(淳于髠)은 손빈을 구하여,
제나라로 돌아와 제나라 장수가 된다.

방연이 이끄는 위군이 조나라를 침공하였다.
이에 조나라는 제나라에게 구원을 요청하였는데,
이때 손빈은 군사로서 수레를 타고 지휘하여,
조나라를 구하고 방연을 죽여 설욕하였다.
병법에도 나오는 圍魏救趙의 고사는 바로 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내가 뜬금없이 손빈을 떠올리고 있는 것은,
그가 조나라를 구하기 위해 군사들을 지휘할 때,
다리가 잘린즉 수레를 타고 나온 장면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자자 보아라.
소경 어깨에 올라탄 앉은뱅이의 형용이란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말이다.
게다가 통은 소경인데 항간에 실질 통이 앉은뱅이란 소문이 파다하니,
저들 간 어찌 고민, 갈등이 없을쏜가?
게다가 간악한 이들이 이들을 앞에 세우고 패거리 지어,
싸움박질을 일삼는다면 도대체 이러고서야,
설혹 V0 도력이 대단하다 한들 어찌 난이 일어나지 않을쏜가?

하지만 손빈은 비록 다리를 잘렸을망정,
평소에도 겸양하여 자리를 탐내지 않았고,
그야말로 운주유악(運籌帷幄)이라,
전쟁터에 나가 수레에 앉아 지혜롭게 홀로 전군을 통솔하니
어찌 공을 이루지 않을쏜가?

게다가 그는 나중에 위를 다 물리고,
초야로 돌아가니,
어찌 할자(瞎子), 탄자(癱子)나, 낭(狼), 패(狽) 부류와 비교할 수 있으랴?

대명천지 밝은 세상이다.
도대체 지금이 어느 때인데,
이리 칙칙하고 구린 이야기 속에 넋을 다 앗기고 놀아나고 있단 말인가?
게다가 어느 여염집 이야기도 아니고 국사를 논하는 자리 아니더냐?

도대체 문재인은 아무리 허당이라 한들,
어찌 이런 위인을 뽑아 길렀더란 말인가?
참으로 통탄스런 노릇이다.
그뿐인가 이준석은 어서 빨리 차에 오르지 않으면,
개문발차하겠다며 대선 경선에 나서라 연신 채근하지 않았던가?
내 이 위인의 면모를 진작부터 알아보았음이니,
이번 명태균 게이트로 인해 그 행각이 온 천하에 다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狼狽為奸
참으로 나라 꼬락서니가 가관이다.
여간 낭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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