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충신이 옹색해지면, 간언이 나오지 못한다.

소요유 : 2016. 9. 10. 20:51


이번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뉴스에 오른 기사 하나.


“박 대통령은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과거와는 다른 지극히 엄중한 안보 상황"이라며 "국가비상사태에 준하는 자세로 북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국내 불순세력이나 사회불안 조성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등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출처: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41227)


여기 등장하는 불순세력이란 말을 참으로 오래 간만에 듣는다.

예전 독재(獨裁) 시절엔 심심치 않게 접하던 말이다.


언로(言路)가 막힘없이 열려 있어,

다양한 의견이 교환 유통되며, 

자유로운 토론과 충분한 소통이 가능할 때,

건전하고 생산적인 사회가 이룩된다.

이것은 민주 시민 사회의 기초 원리이다.


그러함인데 불순세력을 감시하라 이르면,

언로가 경색되고, 의론은 숨어든다.

숨어들면 필경은 의심이 깊어지고, 

겁에 질린 이들은 뒷골목에서 헛소문을 퍼뜨리게 된다.


忠臣擁塞,諫言不出。

(晏子春秋)


“충신이 옹색해지면, 간언이 나오지 못한다.”


옛날 전제(專制) 국가에도 언로가 막힐 것을 이리 염려하였다.


近臣嘿,遠臣瘖,眾口鑠金。

(晏子春秋)


“가까운 신하가 침묵하면, 먼데 신하는 입을 봉하며, 

군중은 이 말 저 말 쇠도 녹일 기세로 떠들게 된다.”


급기야, 유언비어(流言蜚语)가 난무하고,  

사회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여기서 잠깐 한자 공부를 해본다.


 잠잠할 묵, 고요할 묵

 黙과 같은 자다.
 입이 열리면 입 속이 환해지지만, 다물면 흑빛이 된다.


 벙어리 음, 매우 아플 음

 이것은 嘿보다 더욱 심각한 상태로, 소리에 병이 든 상태다.
 嘿은 말을 할 수는 있지만, 입을 다물고 침묵하는 상태지만,

 瘖은 발성 기관에 병이 들어,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설음(舌瘖)이란, 한의학에선 혀가 굳어 말을 하지 못하는 병을 이르는 말이다.


오늘 날 민주 시민 사회는,

시민들이 특정 정치 세력의 통치 행위의 객체가 아니라,

정치 주체 세력의 근원적인 제일원인으로서 성립되며,

이에 기초하기에 정당성을 확보한다.

하기에 개인의 인격을 최대한 존중하며,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에 따라 시민 개개인은 창발적(創發的)인 주체가 된다.

이 때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넘어 신비로운 세상이 된다.

밤하늘의 별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반짝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개 시민은 별처럼 신비롭고, 귀한 존재가 된다.

 

이런 시민을 안전하게 보호해주고,

그들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지원해줄 때, 

그런 사회를 비로소 민주 사회라 한다.



'소요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군수가 되고 싶다.  (0) 2016.09.14
지진과 묘음(妙音)  (0) 2016.09.13
이사(李斯)  (0) 2016.09.12
어느 날의 꿈  (0) 2016.09.10
ORAC과 거문고  (0) 2016.09.09
나를 소비(消費)하지 말라.  (0) 2016.09.07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소요유 : 2016. 9. 10. 20: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