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서문표와 하백 귀신 & 도로공사

소요유 : 2009. 5. 27. 09:58


아연 놀라운 광경을 보다.

북한산 입구에 이르자,
주변 음식점 거리가 온통 파헤쳐져 있다.
인도를 뒤집어 놓고 그 잘난 공사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화강석 경계석이 삼년 전에 설치된 것이니 들어낸 것 역시 멀쩡하고, 보도블럭도 28 어린 소녀 얼굴처럼 팽팽하다.)

나는 얼결에 놀라 손가락을 급히 꼽는다.
지금이 연말쯤인가 싶어서 말이다.
연말이면 멀쩡한 도로 까뒤집으며 새로 공사하던 습속(?)이
어찌 된 노릇이기에 하지를 월여(月餘)나 남겨 둔 지금,
한 해 가운데에 벌써 재현되고 있음인가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약 3년 전에도 바로 이곳에 멀쩡한 인도를 파헤치고 새로 공사를 하였던 기억이 새롭다.

예산 조기집행이,
설혹 필요하다한들,
저리 멀쩡한 곳을 고칠 수 있음인가?

거기 음식점 주인이 말한다.

“지나가는 이들 중 혀를 끌끌 차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내가 묻기를

“왜 고친다고 합니까?” 하니,

가로등을 새로 고친다고 한다.
보자하니 화강석 경계석을 다 들어내고,
새로 쌓고들 있었다.
이미 보도블록이 파논 밑으로 허물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묻기를 그럼 보도블록은 손을 대지 않습니까?

“아니 보도블록도 새로 바꾼다고 합니다.”
“이번엔 돌로 바꾼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로등은 스텐으로 바꾼다고 합니다.”

나는 그에게 말한다.

“기껏 스텐인가? 왜 아니 금으로 바꾸질 않는가?”

그가 내말에 쓴 웃음을 짓고 만다.
바로 엊그제 국가 부도 운운하지 않았는가?
멀쩡한 저 인도를 저리 새것으로 바꿔 깔아야 경기가 살아나고,
우리네 살림이 피워난단 말인가?

예산 조기집행이든, 경기 살리기든 그 무엇이 되었든 간에,
멀쩡한 것을 뜯어 고치기를 밥 먹는 듯 해대는 짓은, 
제 아무리 부자라 한들 넋 나가기 전에는 할 수 없음이라.

“이게 개인이라면 이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음식점 주인은 말한다.

그는 발로 보도블록을 가리키며,

“저 같으면, 이런 상태라면 고치기는커녕 그저 평생 이대로 쓰다 죽겠지요.”

그는 근처에 빌딩을 두 채 소유하고 있다.
그가 돈이 부족하여 검소하게 살겠노라 하고 있음이 아니다.

저 지경이면,
과시 나라가 망할 노릇인 게라.

게다가 쏟아져 나올 저 폐석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엊그제까지 멀쩡한 것이로되,
이내 헌 것, 쓰레기로 불리워질,
저들의 운명은 얼마나 딱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미련함은 또 어찌 죄스럽지 않을 손가?

파탄(破綻)이란 무엇인가?
옷 솔기가 터져 버린다는 뜻이다.
올 하나가 풀리면,
드드득 재봉선(裁縫線)을 따라 솔기 전체가 떨어져나간다.
천금을 저리 길바닥에 쏟아 붓고서야,
어찌 파탄이 나지 않으랴.

과시 개탄스런 노릇이다.

어느 날 공사가 끝나면,
활짝 핀 듯 깨끗한 인도가 펼쳐지고,
반짝이는 가로등이 훤칠하니 서 있을 저곳을,
누군가는 휘파람을 불며 너무 멋지군! 하며 걸어갈 것이다.

공사가 끝나면,
어찌 먼젓번보다 낫지 못하랴.
하지만,
어떤 이라서야,
감히 3년도 되지 않아 멀쩡한 것을
제 주머니 헐어 고칠 작자가 있으랴.
넋이 나간 놈이 아닐진대.

*

글을 막 마치려 하니,
시나브로 위(魏)의 서문표(西門豹)에 얽힌 이야기 한토막이 떠오른다.
하여 여기 적어두고 음미하고자 한다.

때에 업(鄴)에 유수(留守) 자리가 비었다.
책황(翟璜)이 임금인 위문후(魏文侯)께 아뢴다.
업은 상당과 한단 사이에 있는 곳으로서 한과 조의 이웃입니다.
그러하니 반드시 강하고 명석한 이로 하여금 지키게 하여야 합니다.
서문표(西門豹)가 아니라면 불가합니다.

문후는 즉시 서문표를 업의 유수로 삼았다.
서문표가 업에 이르니, 마을은 쓸쓸하고, 백성들은 적었다.
서문표가 마을 노인네들을 불러 고충을 물었다.
노인네들은 하나 같이 이른다.

“하백(河伯, 원래 河水의 神을 이름)이 여편네를 취하니 이게 고통스럽습니다.”

서문표 왈,

“괴이한 일이구나! 하백이 어찌 부인을 취하누노?”

노인이 이른다.

“장수(漳水)는 고개를 넘어 흐르다가 사성을 지나자 동으로 업을 경유합니다.
이를 장하(漳河)라고 합지요.
하백은 즉 그 장하(漳河)의 신입니다.
그 신이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는 즉, 매년 처녀 하나를 바칩니다.
만약 여인이 택하여져 시집을 가게 되면 매년 편안하니 풍년이 들고, 비가 고르게 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신이 노하셔서 홍수가 일어나서 사람과 집이 떠내려갑니다.”

서문표가 묻는다.

“이 일을 누가 처음 시작하였는고?”

노인이 대답한다.

“이 고을 무당이 그리 말하여 주관합니다.
모두들 물난리가 두렵기에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매년 호족들과 벼슬아치들이 무당과 공모하여 수백만전을 백성들에게 부과합니다.
하지만 실제 하백에게 처녀를 시집보내는데 쓰는 돈은 20~30만전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돈은 저들이 서로 나누어 가집니다.”

서문표가 다시 묻는다.

“백성들은 그리 임의로 나누어 가진다는 것을 알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단 말인가?”

노인네들이 답하여 아뢴다.

“무당들이 축도를 주재하는 일에,
장노 셋, 아전 벼슬아치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며 세금을 거두어들입니다.
저들이 그 공비를 나누어 씁니다만 오히려 그를 기꺼이 바라는 바입니다.
더욱 고통스런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봄을 맞아 씨를 뿌릴 때에 이르면, 무당인 집집을 돌아다니면 여자들을 찾습니다.
미모가 고은 여자가 있으면 즉시 운을 뗍니다.
‘이 처녀야말로 하백의 색싯감이로다.’
이를 원치 않는 사람은 많은 재물을 내놓고 이를 면합니다.
이에 무당은 다른 여인을 구하려 또 나섭니다.
가난한 사람이 있어 능히 이를 면치 못하게 되면 다만 이 때 그 여자를 취하게 됩니다.

무당은 장하에 있는 재궁에 장막을 치고 자리를 마련합니다.
그리고 잡혀온 처녀는 목욕을 하고 옷을 새로 갈아입고 재궁 안에 있게 됩니다.
그 후 길일을 택하고는 갈대로 엮은 배에 처녀를 싣습니다.
장하에 떠다니다 수십 리도 못가 이내 가라앉게 됩지요.
집집마다 모두 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괴롭습니다.
또 딸을 가진 사람들은 하백의 부인이 될까봐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딸을 데리고 멀리 내뺍니다.
그런고로 성안은 날이 갈수록 비어가고 있지요.”

서문표가 말한다.

“너희 고을은 여태까지 몇 번의 물난리를 겪었는고?”

노인네가 답하여 아뢴다.

“해마다 하백이 부인을 얻었기에 아직 하신(河神)의 분노를 산 적이 없습니다.
그러한즉 수해를 입지는 않았습니다.
여기 고을은 지대가 높고 물가로부터 멀리 떨어져 하수가 도달하지 못합니다.
외려 가뭄이 매년 들어 식물이 말라 죽는 환고가 있을 따름입니다.”

서문표가 말한다.

“하신이 그리 영험하다니 하백이 부인을 얻게 될 때에는 나도 역시 가서 전송하고 하고,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리라.”

그 후 노인들은 과연 서문 표에게 그 날을 알렸다.
서문 표는 의관을 정제하고 친히 장하로 나갔다.
마을 관속과 장로 셋, 호족, 이장, 동네 어른들이 다 모였고,
백성들도 원근을 불문하고 모두 모였다.
모인 구경꾼들은 모두 수천인이나 되었다.
장로 셋과 이장 등이 무당을 데리고 와서는 인견시켰다.
무당은 모용이 사뭇 거만스러웠다.
서문표가 무당을 보자하니, 일개 노인 여자이더라.
새끼 여자 무당은 20여명이 따르더라.
입성이 모두 그저 초초하였음이라.
모두 건즐(巾櫛)과 향로(爐香) 등속을 지니고는 어미 무당을 따랐다.

서문표가 말한다.
“네가 수고가 많고뇨.
하백에게 시집갈 여인을 불러오노라.
내가 친히 보고자 하노라.”

늙은 무당은 제자에게 일러 신부를 불러왔다.
서문표가 그 여자를 보니,
새 옷에 하얀 버선을 신고 있었다.
안색을 살피니 그저 중간 정도의 미모에 불과했다.
서문표는 무당을 비롯한 장노 셋에게 이른다.

“하백은 귀한 신임이라, 여자는 필히 자색이 뛰어나야 하리라.
또한 재주도 사뭇 어울려 갖추어야 할 것이니라.
이 여자를 보자하니 가히 아름답지 않구나. 
수고스럽지만 무당은 내가 하백에 고하는 말을 전하거라.
그 말인즉슨 ‘다시 아름다운 여자를 구하여 며칠 후에 보내드리고자 하옵니다.’”

즉시 사졸들 수인에게 이르길 늙은 무당을 들어안아 하상에 던지게 하였다.
이에 좌우 사람들은 실색이 되어 놀라지 않는 사람이 없더라.

서문표가 잠시 서 있다가 말한다.

“너무 늙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가 보다.
물속에 들어간 지 오래건만 되돌아와 말을 전하지 못하고 있고뇨.
제자들은 나를 위해 대신 하백에게 말씀 나리시길 재촉하려무나.”

다시 사졸들은 제자 하나를 강물 속에 던져 넣었다.
조금 후에 서문표가 또 말한다.

“제자가 물에 들어갔는데도 어찌 이리 오래 아무 소식이 없는고?”

다시 제자 한 사람을 물속으로 보내 회신을 재촉하였다.
그리고는 더디어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일인을 더 보내었다.
이리하여 무릇 제자 세 사람을 거푸 물속에 던져 넣었다.
하지만 물에 들어가서는 모두 감감 무소식 사라져 버렸다.

서문표가 말한다.

“이게 다 모두 여자들이기 때문에 말씀이 전해지는 것이 명확하지 못한가 보다.
장노 세 사람은 번거롭지만 말씀을 하백에게 또렷이 전하거라.”

장노 셋이 막 사양하려 하자,
서문표가 꾸짖어 말한다.

“빨리 가거라.
즉시 가서 곧 회신을 듣고 돌아오너라.”

사졸들은 달려들어 끌고 잡아당기며 변명할 틈도 없이 다시 강물에 밀어 넣었다.
그들은 물결 따라 사라지고 말았다.
죽 둘러서 구경하던 이들은 한마디씩 수근거리며 토해낸다.
서문표는 의관을 정제하고 국궁을 하고서는 강물을 향해 공손히 기다리는 양 서 있었다.
약 한 식경이 지나자 서문표가 입을 연다.

“삼인의 장로가 연세가 많은지라 역시 강을 건너지 못하였는가 보다.
아전과 호족들이 들어가 이를 고하여라.”

그러자 이들은 놀라서 얼굴빛이 흙빛으로 변했다.
땀이 흘러 등까지 축축하니 적실 지경이었다.
이들은 일제히 고개를 떨구고는 애걸복걸한다.
얼굴에 피가 흐르고 잡아 일으켜 세워도 감히 일어날 줄을 몰랐다.
서문표가 말한다.

“차후 조금 더 기다려보자.”

모든 사람들은 전전긍긍 어쩔 줄을 몰랐다.
다시 일각이 지났다.
서문표가 입을 열어 말한다.

“하수가 도도히 흐르는데 강물 속에 들어간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구나.
세상에 하백이 어찌 있겠나뇨?
민간 여자들을 헛되이 죽였도다.
너희들의 죄는 마땅히 목숨으로 갚아야 하리라.”

중인들은 고두 백배 사뢴다.

“종래 모두들 저 무당 년에게 속았을 뿐입니다.
저희들의 죄가 아닙니다.”

서문표가 말한다.

“무당은 이미 죽었다.
금후에 다시 하백이 장가를 들어 처를 얻어야 한다는 자가 있다면,
즉시 그자를 하백에게 보내어 중신을 서게 할 터이다.”

(http://www.chdbook.cn/read-htm-tid-12103.html)

(http://www.qyrb.com/20080204/ztxw/200802040021.asp)

이에 아전들과 호족들, 그리고 장로 셋의 재산을 모두 몰수해서,
모두 빼앗긴 사람들에게 돌려주었다.
또한 동네 노인 어른들로 하여금 백성 중에서 처가 없는 자들을 물어,
제자 무당들을 처로 삼게 하였다.
이에 무당 풍속은 끊어졌다.
마을을 떠나 도망중인 백성들은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이때를 증명하는 시가 여기에 있음이다.

하백이 어찌 처를 취하려 할 수 있겠는가?
어리석은 백성이 무식하여 무당에게 속았을 뿐이다.
한번 현명한 사또가 의심을 벗기어내었도다.
여자들은 안심하고 잠을 이루고, 더 이상의 결딴나는 일이 없어졌다.

그 후 서문표는 지형을 측량하고, 장수(漳水)가 통하는 곳을 살펴,
백성들로 하여금 열두 군데나 땅을 파게 하였다.
이 도랑으로 장수를 끌어들였다.
그러하니 강물의 세가 이미 누그러들었다.
또한 밭이랑에 도랑의 물을 끌어들여 관개하니 가뭄의 폐가 없어졌어라.
이후 작물이 잘 되어 배나 수확이 많았다.
백성들은 모두들 그 생업이 잘 풀렸다.
오늘날에도 장현(漳縣)에는 서문거(西門渠)라 불리우는 곳이 있다.
이는 서문표가 땅을 팠던 곳이라.

時鄴都缺守,翟璜曰:“鄴介於上黨、邯鄲之間,與韓、趙爲鄰,必得強明之士以守之,非西門豹不可。”文侯即用西門豹爲鄴都守。豹至鄴城,見閭裏蕭條,人民稀少,召父老問其所苦。父老皆曰:“苦爲河伯娶婦。”豹曰:“怪事!怪事!河伯如何娶婦?汝爲我詳言之。”父老曰:“漳水自沾嶺而來,由沙城而東,經於鄴,爲漳河。河伯即清漳之神也。

其神好美婦,歲納一夫人。若擇婦嫁之,常保年豐歲稔,雨水調均。不然,神怒,致水波泛溢,漂溺人家。”豹曰:“此事誰人倡始?”父老曰:“此邑之巫覡所言也。俗畏水患,不敢不從。每年裏豪及廷掾,與巫覡共計,賦民錢數百萬,用二三十萬,爲河伯娶婦之費,其餘則共分用之。”

豹問曰:“百姓任其瓜分,寧無一言乎?”父老曰:“巫覡主祝禱之事,三老、廷掾有科斂奔走之勞,分用公費,固所甘心。更有至苦,當春初布種,巫覡遍訪人家女子,有幾分顏色者,即云 ‘此女當爲河伯夫人。’不願者,多將財帛買免,別覓他女。有貧民不能買免,只得將女與之。巫覡治齋宮於河上,絳帷床席,鋪設一新,將此女沐浴更衣,居於齋宮之內。蔔一吉日,編葦爲舟,使女登之,浮於河,流數十里乃滅。人家苦此煩費;又有愛女者,恐爲河伯所娶,攜女遠竄,所以城中益空。”
豹曰:“汝邑曾受漂溺之患否?”父老曰:“賴歲歲娶婦,不曾觸河神之怒,但漂溺雖免,奈本邑土高路遠,河水難達,每逢歲旱,又有幹枯之患。”豹曰:“神既有靈,當嫁女時,吾亦欲往送,當爲汝禱之。”

及期,父老果然來稟。西門豹具衣冠親往河上。凡邑中官屬,三老、豪戶、裏長、父老,莫不畢集,百姓遠近皆會,聚觀者數千人。三老、裏長等,引大巫來見,其貌甚倨。豹觀之,乃一老女子也。小巫女弟子二十餘人,衣裳楚楚,悉持巾櫛爐香之類,隨侍其後。

豹曰:“勞苦大巫,煩呼河伯婦來,我欲視之。”老巫顧弟子使喚至。豹視女子,鮮衣素襪,顏色中等。豹謂巫嫗及三老眾人曰:“河伯貴神,女必有殊色,方才相稱。此女不佳,煩大巫爲我入報河伯,但傳太守之語:‘更當別求好女,於後日送之。’”即使吏卒數人,共抱老巫,投之於河,左右莫不驚駭失色。

豹靜立侯之,良久曰:“嫗年老不幹事,去河中許久,尚不回話,弟子爲我催之。”複使吏卒抱弟子一人,投於河中。少頃,又曰:“弟子去何久也?”複使弟子一人催之。又嫌其遲,更投一人。凡投弟子三人,入水即沒。

豹曰:“是皆女子之流,傳語不明,煩三老入河,明白言之。”三老方欲辭。豹喝:“快去,即取回覆。”吏卒左牽右拽,不由分說,又推河中,逐波而去。旁觀者皆爲吐舌。豹簪筆鞠躬,向河恭敬以待。約莫又一個時辰,豹曰:“三老年高,亦複不濟。須得廷掾、豪長者往告。”那廷掾、裏豪,嚇得面如土色,流汗浹背,一齊皆叩頭求哀,流血滿面,堅不肯起。
西門豹曰:“且俟須臾。”眾人戰戰兢兢,又過一刻,西門豹曰:“河水滔滔,去而不返,河伯安在?枉殺民間女子,汝曹罪當償命!”眾人複叩頭謝曰:“從來都被巫嫗所欺,非某等之罪也。”豹曰:“巫嫗已死,今後再有言河伯娶婦者,

即令其人爲媒,往報河伯。”於是廷掾、裏豪、三老,幹沒財賦,悉追出散還民間。又使父老即於百姓中,詢其年長無妻者,以女弟子嫁之,巫風遂絕。百姓逃避者,複還鄉裏。

有詩爲證:
河伯何曾見娶妻?愚民無識被巫欺。
一從賢令除疑網,女子安眠不受虧。

豹又相度地形,視漳水可通處,發民鑿渠,各十二處,引漳水入渠,既殺河勢,又腹內田畝,得渠水浸灌,無旱幹之患,禾稼倍收,百姓樂業。今臨漳縣有西門渠,即豹所鑿也。

지금 이 시대,
이 땅엔 하백을 팔아 제 잇속을 챙기는 무당 년이 누구더냐?

또한 백성들 위에 군림하며, 여염집 아리따운 처녀를 유린하는
三老가 누구이더냐?

공무담임자로서,
국고를 축내고 세금을 도적질하는 정연(廷掾, 하급관리) 부류들은 어디에 숨어 있느뇨?

저들이야말로 하백에게 보내어,
마땅히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기실 이 어처구니없는 노릇은 현 정권만의 책임이 아니다.
전 정권이든 전전 정권이든 대동소이 똑같이 반복되어 자행되던 일이다.

예산을 많이 따고, 이를 소비하지 않으면 다음 해엔 깎이는 구조 하에선,
누가 그 자리를 바꿔 차고 들어앉아도 이 짓거리를 바꾸기 어렵다.
만약 절약하여 예산을 남겼다한들,
그게 칭찬 받을 일이겠는가?
전년도에 과예산을 세워 보고했다고 책(責)이나 받기 일쑤이지.

게다가 이를 기준하여, 연년세세 예산은 더 쭈그러들 터인데
어느 누가 예산 줄일 일에 힘쓰랴.
그러하니, 있는 힘껏 예산을 더 타내는 것이 미덕이고,
나중에 이를 어찌 쓸 것인가는 문젯거리가 아니다.

남길 수도 없다.
남기면 빼앗아 가니 무조건 소비 아니 소모해버려야 한다.
그러하니 매년 멀쩡한 도로를 허물었다 지우기를 되풀이 한다.
시지프스의 고행인가?
저 끝 모를 심연 속으로 자맥질을 지치지도 않고 해야 살아남는다.

이 endless 연환구조를 그 어느 누가 나서 끊어 버릴 것인가?
역시나 최고 책임자가 일신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예산을 절약하면 공무담임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를 마련할 수 없을까?
예산 집행의 타당성을 사전 체크할 수 있는 기능 구조는 왜 아니 작동되지 않는가?
저들이 모두 지역 토건업자와 결탁이라도 하였단 말인가?
저 천금 만금을 배곯는 이들에게 물꼬 틀 듯 돌려 댈(注) 수는 없을까?

공화국 역사 수십 년이 지나지만,
이 미련스런 작태가 성군작당(成群作黨)하여 질기게도 이어진다.
참으로 나라가 망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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