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扶助) 2
한비자(韓非子)를 읽다 다음에 걸려 잠깐 되새겨본다.
이는 앞의 내 글,
☞ 2009/08/03 - [소요유] - 부조(扶助)
여기에 나오는 내용과 유사한 구절을 마주쳤기 때문이다.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는 관포지교(管鮑之交)로 알려졌다시피,
절친한 친구 사이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데 주인공만 바뀌었지 말하는 바, 내용은 매한가지다.
흔히 관중이 제환공의 패업을 이루는데 일등공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야사에 따르면 실인즉 포숙아의 의도적인 공작으로 인해,
친구인 관중을 전면에 내세워 자신의 뜻을 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여간 이리 긴밀한 사이이니 정책, 사상을 서로 나누어 주고받았을 상 싶다.
아니면 한비자의 착각이었을까?
하기사 한비자엔 가끔 인용되는 고사의 주인공이,
다른 고사와 다르게 등장하는 경우가 있다.
역사책이 아닌 이상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중요하지,
인명의 혼동에 대하여는 조금 너그러워지고 싶다.
게다가 내가 사뭇 좋아하는 한비자임이에랴.
***
진(晉)나라가 형(邢)나라를 쳐들어왔다.
제(齊)나라 환공(桓公)은 이를 구하려 했다.
포숙아(鮑叔牙)가 아뢴다.
“너무 이릅니다.
형(邢)이 망하지 않으면 진(晉)은 피폐해지지 않습니다.
진(晉)이 피폐해지지 않으면 제(齊)는 귀하게 대접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한편, 위험한 것을 도와주면 공이긴 합니다만,
존망에 처한 것을 구해주는 덕만큼 크지는 못합니다.
조금 더 늦게 구해주어 진(晉)을 피폐케함만 못합니다.
이것은 실로 제나라의 이익입니다.
형이 망한 뒤에 그들을 다시 살려주면,
명실(名實)이 빛나 아름다워집니다.”
제환공은 형을 구하지 않았다.
說林上: 晉人伐邢,齊桓公將救之,鮑叔曰:“太蚤。邢不亡,晉不敝,晉不敝,齊不重。且夫持危之功,不如存亡之德大。君不如晚救之以敝晉,齊實利。待邢亡而復存之,其名實美。”桓公乃弗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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