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瀆神)
소요유 : 2009. 8. 18. 17:15
등산하면서 지나치다 보면 거기 여름 내내 일단의 사람들이 모여
놀이판을 벌이고 있었다.
조금 이른 시간인가 오늘은 사람들이 없다.
그 동안 그냥 스쳐 지나고 말았으나,
모처럼 한가함을 빌어,
그리 가서 보니 왜 아니 그러겠는가?
성황당 밑뿌리엔 사탕껍질이 주르르 버려져 있고,
깨진 병 조각이 나뒹군다.
그 옆 계곡 변 역시 오물이 너절하니 버려져 있다.
내가 비록 저것은 패셔너블한 성황당이라고 이른 것이로되,
명색이 성황당인데 차마 어찌 저리 헤살을 놓을 수 있는가?
(※ 참고 글 : ☞ 2008/06/22 - [소요유] - 성황당(城隍堂))
감히 그 누가 어리석은 이가 있어 이런 짓을 저질렀는가?
독신(瀆神)!
신을 믿고 아니 하고를 떠나,
종교의 같고 다르고를 여의고라서도,
어찌 이리 참람스런 짓을 할 수 있음인가?
갈길이 아득하니 먼 시민들이다.
'소요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갈 (2) | 2009.08.21 |
---|---|
김대중 (0) | 2009.08.18 |
물의 여신 (0) | 2009.08.18 |
외출 그리고 또 한 번의 유전(流轉) (3) | 2009.08.18 |
백락지일고(伯樂之一顧) (0) | 2009.08.14 |
빈모려황(牝牡驪黃) (0) | 2009.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