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유시민 단상'에 덧붙여

소요유 : 2011. 8. 11. 21:54


나는 대개의 경우 남의 글을 통으로 베끼어 여기 블로그에 싣지 않는다.
부분을 인용하며 여기 내 생각을 덧붙일지언정 옮긴다는 행위가
마치 남의 식은 밥에 숟가락 갖고 덤비는 꼴사나운 짓거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 이 글은 내가 평소 유시민을 의심하던 지점 하나를,
아주 정확히 잘 지적하여주었기에 고마운 마음으로 삼가 옮겨 두기로 한다. 

☞ 유시민 단상
 
유시민 단상 유시민이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를 말한 모양이다. 계급과 계층이라는 말은 그 자체에 뛰어넘을 수 없다는 뜻이 담겨있으니 말이 안 되는 말이고 그래서 유시민스러운 말이다. 유시민의 말이 안되는 말, 궤변에 대해 처음 쓴 게 2003년에 쓴 '개혁이냐 개뼈냐'였는데 참 한결같다. 계급과 계층이 존재하는 한 정치는 인정하든 하지 않든 '계급적'일 수밖에 없다.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 국민적 화합, 국익 따위 말은 언제나 지배계급의 정치가 대중을 현혹하기 위해 쓰는 거짓말일 뿐이다. 유시민은 근래 ‘대중적 진보정치’를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진보정치란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가 아니라 '노동자 계급과 서민 계층을 행복하게 하는 정치', '노동자 계급과 서민 계층이 행복해야 모든 계급 모든 계층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 정치'다. 유시민이 진보정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를 말하는 건 그의 진보정치 지향이 정치적 책략임을 보여준다. 알다시피 그가 진보정치를 말하는 이유는 지난 지방선거의 패배로 개혁세력에서 지분확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지분확보에 성공했다면 물론 그는 진보정치에 대해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 유시민은 늘 그래왔다. 만에 하나 유시민이 계급과 계층을 뛰어넘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게 진심이라면 방안이 있다. 계급과 계층을 철폐하기 위해 싸우는 급진주의자가 되는 것. 그럴 게 아니라면 그만 하는 게 좋겠다. 유시민은 그 자신의 표현대로 '지식소매상'일 때가 가장 좋았다. Posted by gyuhang at 2011/08/09 14:04

<저작권자ⓒ gyuhang.net>

나는 이쯤에서 사이비(似而非)란 말을 다시 한번 떠올린다.

孔子曰:‘惡似而非者:惡莠,恐其亂苗也;惡佞,恐其亂義也;惡利口,恐其亂信也;惡鄭聲,恐其亂樂也;惡紫,恐其亂朱也;惡鄉原,恐其亂德也。’君子反經而已矣。經正,則庶民興;庶民興,斯無邪慝矣。

공자 왈 :

“나는 같은 듯하면서 같지 않은 것을 미워한다.
강아지풀을 미워함은 곡식의 싹과 헷갈릴까 두려워함이요,
아첨을 미워함은 義를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말 잘하는 자를 미워함은 信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정나라 음악을 미워함은 바른 음악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자색(紫色)을 미워함은 주색(朱色-바른 색, 정색)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鄉原을 미워함은 德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임이라.
군자는 상도(常道)로 돌아갈 뿐이라,
바른 상도로 들어서면 서민이 흥할 것이요,
서민이 흥하면 사특한 것이 없어질 것임이라.”

자색(紫色) 빛을 아는가?
자색은 기실 보기엔 주색(朱色)보다 더 현혹적이다.
붉은 빛 속에 검은 빛이 감춰져 있음에,
화려한듯 슬프고,
슬픈 가운데 아름답다.

  (※ 동양에선 황색을 귀히 여기지만,
      서양에선 자색(적+청)은 귀족을 상징하는 색이다.

      오방색(五方正色),
      즉 흑(黑), 청(靑), 적(赤),백(白), 황(黃)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삼원색을 기본으로 한다.
      반면 이들 간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간색(間色)은
      정색이 양(陽), 귀(貴)하다면
      음(陰), 천(賤)한 것으로 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게 정색(正色)은 아니지 않은가?
공자는 준엄히 묻는 것이다.
바르지 않은 빛 - 간색(間色) 속에 숨은 검은 위험을 말이다.
얼핏 눈을 속이고 마음을 앗아가지만,
그게 한 때의 사랑이고, 속임임이라,
위험할진저!

서민 위한다는 말을 쉽게 뱉는 자는,
독사를 보듯 의심하고,
범을 보듯 경계하라.

행으로 입증되지 않는,
말은 칼보다 사뭇 위험하다.

'소요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야백묘(白夜白猫)  (4) 2011.08.18
한탄강(漢灘江)  (10) 2011.08.13
월광소나타  (4) 2011.08.12
고독(孤獨)  (2) 2011.08.08
독안(獨眼)  (2) 2011.08.03
의(義)  (2) 2011.07.31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소요유 : 2011. 8. 11. 21: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