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법 유감(遺憾) 7
이번엔, 방조(防鳥) - 방조망(防鳥網)과 관련지어,
자연농법을 생각해보기로 한다.
두 편으로 나눠 기술하고자 한다.
방조(防鳥) - 방조망(防鳥網) ⅰ
농부들은 새 피해를 막기 위해 갖은 지혜를 다 짜내고 온갖 고안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하다 하다 지친 사람들은,
급기야 전 포장(圃場) 위로 그물을 씌우는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다.
자본력과 기술 동원력이 뛰어난 항공 당국도 새들 피해를 곧잘 당한다.
이를 보아도 새 피해를 막아내는 것이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전 포장을 그물로 씌우는 무지막지한 짓을 하고서라도,
피해를 줄이려는 농부들의 노력은 너무도 눈물겹다.
하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는 것인가?
오늘은 이 의문을 갖고 이 글을 짓고자 한다.
대체로 조생종인 경우는 시기적으로 새들의 활동이 빈번하지 않아,
수확을 다하기까지 별반 피해를 입지 않는다.
하지만 중, 만생종인 경우엔 적지 아니 시달리게 된다.
새 피해가 염려되는 지역인 경우 중, 만생 선택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새들은 어째서 블루베리 과일에 달겨드는 것일까?
그들이 먹이가 되기에 충분하니까 그럴 것이다.
하지만 과일 자체가 이들을 유인하는 요인도 있을 것이다.
과일이 씨앗을 퍼뜨리려면 새들을 꾀어 그들이 과일을 먹게 하는 것은,
상당히 유력한 방책이 될 것이다.
과일을 먹고 먼 곳에 날아가 배설할 때,
미처 소화가 되지 않은 씨앗이 땅에 떨어져,
운이 좋으면 싹이 나, 개체 증식에 성공할 수 있다.
과일 속에 들어 있는 산(酸), pH, 가용성 고체 등은 미묘한 맛과 관련되어 있으며,
블루베리의 상업적 질을 가름하는 요소가 된다.
구연산은 블루베리에 들어 있는 지배적인 산이며, 그 외 사과산이 조금 들어 있고,
옥살산은 그저 슬쩍 흔적만 남길 정도이다. (하이부시 기준임.)
방조를 제대로 하려면,
그들의 먹이가 되는 열매 그 자체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해두는 것이 좋다.
우선 여기 흥미로운 자료를 소개한다.
과일이 성숙해가는 단계를 분별하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 중 가장 쉬우면서도 어느 정도 타당한 방법으로 인정받는 것은,
과일 색의 변화에 따른 구분이다.
(1) Immature Green
(2) Mature Green
(3) Green-Pink
(4) Pink-Red
(5) Red-Blue
(6) Blue
(출처 : Physical and Chemical Changes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the Lowbush Blueberry
Fruit Vaccinium angustifolium Ait. Ismail, A.A., and W.J. Kender. 1974.)
이런 기준을 가지고,
곤충에 의한 수정이후 과일 크기가 어떻게 변화하는가 조사를 하였다.
(출처 : Physical and Chemical Changes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the Lowbush Blueberry
Fruit Vaccinium angustifolium Ait. Ismail, A.A., and W.J. Kender. 1974.)
(출처 : Physical and Chemical Changes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the Lowbush Blueberry
Fruit Vaccinium angustifolium Ait. Ismail, A.A., and W.J. Kender. 1974.)
그림 1과 그림 2는,
커브 핏팅(curve fitting)을 할 때,
입방회귀(Cubic Regression, 3rd order polynomial regression) 방정식을 썼는가,
아니면 4차 포물(cubic, or quartic parabolic) 방정식을 사용했는가의 차이가 있다.
조사된 데이터를 토대로 크기-시간 방정식을 추정할 때,
전자는 y=a+bx+cx2+dx3, 후자는 y=a+bx+cx2+dx3+ex4 형식의 방정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 조사는 크기가 다른 열매를 상대로 하였으나,
이에 무관하게 일정한 패턴을 보였다.
즉 1차 단계에선 급격한 열매 크기가 증가가 일어났으며,
2차 단계에선 증가율이 많이 둔화되었다.
3차 단계에선 다시 크기가 증가율이 가속되었다.
마지막 4단계에선 크기가 변화하지 않거나 줄어들었다.
재미있는 것은 품종이 대과인 경우 2단계에서 8일을,
중과인 경우는 15일, 소과인 경우는 25일이 걸렸다.
하지만 1, 3 단계에서 보낸 기간은 이들 간 별 차이 없이 거의 비슷하였다.
소과인 경우 결국 커브는 다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평한 모양을 보이게 된다.
(출처 : Physical and Chemical Changes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the Lowbush Blueberry
Fruit Vaccinium angustifolium Ait. Ismail, A.A., and W.J. Kender. 1974.)
가용성 고체, pH, 적정산도
가용성 고체 성분은 1 단계인 미숙 상태에 비해 마지막 단계인 완숙 단계에선,
근 3배 정도 증가한다.
pH는 전 기간을 통해 점점 증가한다.
적정 산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감소한다.
주요 성분인 구연산은 완숙 단계에서 미숙 단계에 비해 1/4로 준다.
(출처 : Physical and Chemical Changes Associated
with the Development of the Lowbush Blueberry
Fruit Vaccinium angustifolium Ait. Ismail, A.A., and W.J. Kender. 1974.)
성숙 전(前) 단계
성숙 곡선의 1 단계부터 2 단계 끝까지로서,
호흡률이 급격히 준다.
그러나 pH나, 적정 산도(~구연산 농도), 가용성 고체 양은 큰 변화가 없다.
성숙 단계
3 단계부터 시작된다.
이 때부터 블루베리 열매는 화학적, 생리적 변화를 겪으며,
먹을 만한 조건을 갖추며, 최대 크기로 급속히 커진다.
완숙 단계가 개시되면, 가용성 고체 양은 급속히 증가한다.
호흡률 감소는 계속 진행된다.
pH, 적정 산도는 증가한다.
완숙 단계
호흡률 감소는 그치고, 급속히 치솟는다.
그리고는 2차 감소가 일어난다.
적정 산도는 증가가 멈추고 급속히 감소한다.
pH는 증가율이 가속적으로 높아진다.
가용성 고체 양은 곱잘 늘어나고,
엽록소는 급격히 사라지고,
대신 안토시아닌 합성과 축적이 일어난다.
블루베리 열매는 이 때 크기가 최대로 커지고, 가용성 고체 양 역시 최대가 된다.
노화 단계
성숙 발달 단계를 넘으면 즉시 노화 단계로 들어간다.
pH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가용성 고체 양, 적정 산도, 호흡률은 감소한다.
새들은 익지 않은 열매에는 별반 관심을 기우리지 않는다.
완숙이 잘 될수록 탐을 더 낸다.
가용성 고체 양이 많아지고, 적정 산도가 안정화 될 때쯤,
새는 출동하여 제 욕심을 충족시킨다.
이 때는 탄수화물, 즉 당이 가장 많을 때이다.
앞에서 다루었듯이 새는 이당류인 설탕에 취약하다.
(※ 참고 글 : ☞ 2013/06/05 - [농사] - 맛)
설탕을 새가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되어 다시는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루베리엔 포도당, 과당이 들어 있다.
게다가 열매에 들어 있는 페놀 화합물은 맛과 향과 관계가 있는데,
열매가 완숙될수록 사람이나 새를 더욱 끌어들이는 요인이 된다.
방조망을 치려면 완숙 상태 직전 단계에 치고,
수확이 끝나면 바로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실 명실구정(名實俱正), 이름과 실질이 함께 바른 자연농법이 아니라면,
새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방조망을 친다한들 나무라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럴 경우 자연농법이라 부르기엔 좀 민망한 일이라 생각한다.
왜 그러한가는 다음 편에서 보다 상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방조망을 한 번 설치하는 작업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함이니 대개는 이것을 거두는 일에 그리 적극적이진 않다.
개중엔 일 년 내내 방조망을 쳐두는 이도 있다.
우리 시골 동네에 그러 농부가 하나 있다.
다음 편에서 방조망의 부작용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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