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광빠 댓글에 대한 답글

소요유 : 2017. 9. 4. 08:30


얼마전에 쓴 내 글 ☞ 광빠에 한 분이 댓글을 주셨다.

간단히 답글을 드리려 하였으나,

쓰다보니 조금 길어졌다.

댓글란으로는 처리가 마땅치 않아, 

본글로 옮겨둔다.


***


광빠에 대하여는 늘 생각하던 바를 이번에 정리해본 것입니다만, 

마침 그 표적이 무심코님이 된 셈입니다.


나와 별로 관련없는, 또는 주의를 기우리지 않는 이를 상대로,

광빠 노릇한다면 놔두고 볼 수밖에 없지요.

사실 이런 짓에 대하여는 저는 관심조차 기우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비록 조금일지라도 친분이 있다든가, 안면이 있다면, 이를 상대로,

그리 하는 일은 삼가는 것이 도리겠지요. 

광빠는 이를 분별하지 못하기에 사람들의 눈쌀을 지푸리게 합니다. 


광신 기독교 신자들이 절집에 들어가 지신밟기를 하는 것도 매 한가지이듯이,

그 놀음질을 제 집 안마당에서 한다면 오불관언하겠지만,

남의 집에 들어와서까지 안하무인 놀아난다면 지탄을 받아도 마땅합니다.


자신이 가는 길만 옳다며,

상대를 윽박지르고,

자신의 신념을 강매하는 짓은,

자기애에 빠진 이들의 못난 행태 일반입니다.

저는 이를 안타깝게 여겨 광빠란 글을 지었습니다.


정치라든가 종교 문제라는 것은,

결코 이성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개인적 성향에 강하게 바인딩 되기도 하기에,

지향이 다른 이끼리 자칫 충돌이 일어나면 곤란해집니다.


상대를 존중한다면,

설혹 불편하게 느낀다한들,

입장이 다른 점을 인정해줄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가령 지난번 대선 국면에서, 같은 진보주의자라 하여도,

어떤 이는 문재인을 밀 수도 있지만,

어떤 이는 박원순, 이재명 등을 지지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함인데 문빠들이 이들까지도 자신의 편으로 견인하지 못하여,

안달을 하거나, 도를 넘어 손가락질을 한다면,

이것은 참으로 성숙치 못한 태도라 하겠습니다.


各行己路라,

각자는 갈라져 제 길을 갈 뿐인 것을,

뭣이라 남의 가는 길을 그르다 할 수 있겠습니까?

各行其志

各行所求

자기 뜻대로, 자기가 구하는 바대로,

이리 찢어져 길을 나눠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슬픈 일입니다.

하지만 감내할 도리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 가는 길은 자기 책임이 따르고,

정치적 선택이라면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공업(共業)인 게라,

공동체와 역사에도 부담을 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길이 옳고 그른지 감히 재단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따라서 나와 다른 길을 가는 상대의 선택을 나무라기만 하는 것은 능사가 아닙니다.

설혹 납득은 못하더라도 그의 입장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입니다.

물론, 그렇기에 더욱 그 선택에,

깊은 헤아림과 무거운 책임을 의식하여야 할 것입니다만. 


君子和而不流

군자는 화목하나 따라 휩쓸려 다니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小人同而不和라 

소인은 끼리끼리 뭉쳐 한가지로 놀아드나, 

실인즉 화목하지 않습니다.


광빠 역시 끼리끼리 패거리가 되길 구하나,

패거리 밖의 사람들에 날을 세워 대적합니다.

태극기 할배들도 태극기를 능욕하며,

사람들 사이를 가르고 패를 지으며 세상을 어지럽힙니다.


이 양자는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이리 되면 천하가 어지러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작란(作亂)이라 합니다.

作亂은 대개 반역을 일으키는 일을 가리킵니다만,

광빠들이 세상을 어지럽히며,

세상을 분절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짓도 이와 그리 큰 차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제 글에 유감이 많으셨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글에 대한 비판은 그 내용을 두고서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한자를 많이 쓴다든가하는 형식을 두고 트집을 잡게 되면,

영, 창피한 노릇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千人千色

萬人萬色일진대,

각자는 다 제 분수껏 노닐 뿐입니다.


차제에, 부탁의 한 말씀 드립니다.


지난번 서프 시절에, 제 글을 가져다 자신의 것인 양 하신 적이 있었습니다만,

얼마 전에도 또 제 글(☞ 촛불과 태극기)을 거푸 가져다 자신의 이름으로 발표를 하셨다고 하던데,

그 글 임자를 사실대로 밝혀주시든가,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못난 글이라도, 자신의 글엔 책임져야 할 얼굴이 있습니다.

한데에서 가면 씌여져, 비바람을 맞을 일을 생각하면 썩 유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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