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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심소와 허소

decentralization : 2019.01.18 14:03


황심소와 허소


내가 글 하나를 쓰려고 하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김어준에 대한 인물 비평이 되겠다.

헌데, 어제 우연히 동영상 하나를 접하게 되었다.


(utube, 김어준의 현재와 미래가 궁금하다면? 황심소: 시사심리 바로보기 by.황상민의 심리상담소)


그러함인데, 황심소의 김어준에 대한 비평 내용이,

기실 내가 쓰려고 하였던 것과 거의 대동소이하다.

하여 내 글 쓰는 것을 미루고,

이 영상을 여기 끌어들이고 만다.


나는 한 때 나꼼수를 즐겨보고, 

그 이후, 새로 기획된 김어준의 방송을 시청하곤 하였다.

헌데, 그러지 않아도 점점 싱거워지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방송 하나를 보고는,

그제부터 그의 방송을 찾지 않게 되었다.


그 문제의 방송은,

문재인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현상을 두고,

김어준이 강변하며, 작전세력 운운하며,

사실을 호도하고 있었다. 

게다가 출연자의 말을 무지르며,

목청 높이며 작전세력 탓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자하니,

이 자가 먼지바람 따라 포도 위를 나뒹구는 가랑잎처럼 영 시시해 보였다.


나꼼수 당시,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 주진우

4인이 어둠에 가려진 시대의 검은 장막을 찢고,

은폐된 진실을 많이 발굴하여 공화국 시민들에게 봉사하였다.

그 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봉주는 성폭력 시비에 휘말려,

중도에 허리가 부러지고 말았다.

輕薄慢傲

대저, 가벼운 처신에 익숙하다 보면,

남을 경시하며 오만해지기 쉬운 법.

그의 총명함과 재주가 다시 크게 쓰이게 되길 바란다.


주진우는 채굴(採掘) 광부(鑛夫)인 게라.

열심히 사회, 정치권력들의 비리를 캐는데 열중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 그 누구도 사법적 처리엔 소극적이다.

문정권 역시 사대강, 자원, 방산 비리에 대하여는 함구하고 있다.

그는 얼굴에 석탄 가루 묻히며, 고군분투 중이나,

사법 권력은 곁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외면하고 있다.

주진우 이마에  흘린 땀을 닦아주며,

그를 따뜻하게 격려해주고 싶다.


김용민은 김어준과 다르게 현 정권에 대하여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공정한 비판적 의식을 견지하고 있다.

가령 이재명 사태에 대하여 김어준이 비평을 한 적은 거의 없다.

허나, 김용민은 이게 바로 굴러가지 않는다며,

현 정권, 사법 권력을 향해 질타를 아끼지 않았다.

이리 건전한 비판과 공정한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 한,

김용민은 4인 중 그 누구보다 시민의 사랑을 오래도록 받을 것이다.


김어준.

그는 과연 정의를 위해 헌신 하였는가?

아니면, 제 패거리를 위해 부역하였을 뿐인가?

자칫 조갑제나 지만원과 같은 지평으로 분류 되지나 않을까 한다.

좌우, 보진은 다르지만,

그 인격의 위상이 흘러 감아드는 역학 구조는 하나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아니, 조나 지는 처음부터 패거리를 위해 부역함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김은 많은 사람에게 이제 와서 보면 오해를 일으켰다 할 수 있으니,

외려 저들보다 사뭇 위험하다고 할 밖에.


(許劭, 출처 : 網上圖片)


동한말(東漢末) 허소(許劭, 150年-195年, 字子將)란 인물이 있었다.

사촌 형인 허정(許靖)과 함께 매월 함께 모여, 인물 품평회를 열었다.

그 사회적 영향력이 대단하였다.

이를 월단평(月旦評) 또는 그냥 월단(月旦)이라고도 하는데,

여기 旦이란 아침, 초(初)를 뜻하니,

곧 매달 초에 인물평을 하였다는 이야기다.

오늘 날에도 월단은 이런 뜻으로 쓰인다.

허나, 한글 전용 시대가 되자,

이 말은 요즘엔 거의 쓰이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아름다움이란 오래가지 못한다.

눈먼 세상이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이 유서 깊고, 정감어린 말이 사라진,

역사의 뒷골목엔 휑하니 먼지바람만 이누나.


황심소의 경우 이 시대의 인물에 대한 평을 곧잘 하는데,

그 小코너를 월단이라 하면 어떨까 싶다.

황, 그가 이 시대의 허소가 되길 바란다.


허소와 허정은 때론 제 고집을 꺾지 않고,

대립하며 다투기도 하였다.

하지만 월단은 큰 인기를 끌어,

이 인물평에 끼이지 못하면 스스로 모자라는 양 여겨,

사람들은 다투어 월단의 인물이 되기를 바랐다.


조조(曹操)의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는 한 때, 이름을 내고 싶었으나,

아직 그러지 못한 처지에 있었다.

이에 크게 예를 갖춰 허소를 찾아,

자신의 인물평을 구하였다.


허소는 원래 그를 찾아온 조조를 맞아, 

일어나지도 않고 힐끗 쳐다만 보았다.

그러자 조조는 위협을 가하였으니,

허소는 도리 없이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여, 당시 허소가 조조란 인물에 대한 평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인물평은 출처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가령 異同雜語엔

‘子治世之能臣,亂世之奸雄’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으로,

後漢書엔,

‘君清平之奸賊,亂世之英雄’

(평화시엔 간웅, 난세엔 영웅)으로 기록되어 있다.


헌데, 압권은 삼국연의(三國演義)의 기록이다.


조조가 허소에게 이리 물었다.


“是個什麼樣的人物”

“나는 대체 어떤 인물이 되겠소?”


허소는 처음엔 묵묵부답이었으나, 거듭되는 추궁에 이리 답했다고 한다.


“子治世之能臣,亂世之奸雄也”

“선생은 치세엔 능신, 난세엔 간웅이 되겠소.”


조조는 이 말을 듣고는 크게 웃고는 돌아갔다 한다.


대개는 허소가 인물평론가라 하지만,

상학계(相學界)에서는 관상가라고 짐짓 말하기도 한다.

지금이야 관상가를 무릇 하시(下視)하지만,

당시에 상학(相學)은 학문하는 이들의 필수 과목이었으며,

왕가에선 상자(相子)를 대동하고 인물들을 가려 뽑았다.

그러하니 허소에게 어찌 상법(相法)이 없겠는가?

하여간 이들에 의하면 이 때, 

허소는 조조의 관상을 보고는 이리 짚었다 한다.


‘龍準虎眉 丹鳳之相’

‘용코에 호랑이 눈썹을 가진 붉은 봉황의 상.’


나 역시 상학(相學)에 조금 공부가 미치고 있는 바라,

이 시대의 인물에 대하여 연구한 적이 있다.

가령 문재인, 이재명을 두고 말한다면,

어찌 할 말이 없으랴?

허나, 저들이 나를 허소로 여겨,

큰 예물을 차려 찾아오지도 않고 있으니,

이는 나의 게으름이 아니라,

저들의 안일함을 허물로 여겨야 옳으리라.


저들은 과연 내 말을 듣고나 있는지?


헌데, 늘 그러하듯이,

허소를 두고 비평, 비난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자신에게 유리한 평을 받은 이는 허소를 감쌌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매운 비난을 삼가지 않았다.

게다가 세상엔 인물평 자체를 언짢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은 법이다. 


漢末俗弊,朋黨分部,許子將之徒,以口舌取戒。爭訟論議,門宗成讎。故汝南人士無復定價而有月旦之評。魏武帝深亦疾之,欲取其首,爾乃奔波亡走,殆至屠滅。

(抱朴子 自敘)


“한말에 시속에 폐단이 있었다.

무리를 짓고, 갈라져, 싸웠으니,

허소의 무리들은 입을 헐어,

경계하고, 쟁론을 일삼고, 문종(門宗)간 원수를 샀다. 

고로 여남(汝南-허소의 고향) 인사는 제 가치를 찾지 않고,

매달 새로운 평을 낼 뿐이다.

위무제는 그를 깊이 미워하여,

허소의 머리를 원했다.(죽이길)

이에 허소는 줄행랑을 쳤으니,

이들 무리들은 도멸(屠滅)되고 말았다.”


실제 그는 강남(江南) 땅으로 몸을 피해,

게서 병으로 죽었다.


원래 인물평이란 게,

잘한들, 인물 자신이 잘나서 그러한 것이니 공이 적고,

비평을 혹독하게 하였다가는,

미움을 사서, 평생 원수가 되고 만다.


몇몇 인사들이 허소를 두고 평한 것은,

이런 사정을 살피기에 적절하며,

이로써, 다른 사람을 두고 인물을 평하는 일의,

경계와 교훈으로 삼는데, 큰 참고가 된다.

하여 몇 가지 더 소개해보고자 한다.


月旦,私法也。

(梅陶)


“월단평은 사법(私法)이다.”


한마디로 네 녀석 꼴리는 대로 뱉어내는 말에 불과하다는 말이 되겠다.


自漢末以來,中國士大夫如許子將輩,所以更相謗訕,或至於禍,原其本起,非為大讎。惟坐克己不能盡如禮,而責人專以正義。

(諸葛恪 與丞相陸遜書)


허소의 무리들은 서로 헐뜯고 비방하기 바빴으니,

혹 화가 미쳐, 큰 원수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극기복례에 힘쓰지 않고,

정의를 빙자하여 사람을 나무랄 뿐이다.


아,

아무리 선한 인물이라 한들,

어찌 자신을 나무라는 말에 관대할 수 있으랴?


헌즉 대개는 입을 다물고 사는 것을,

바른 처세의 도리로 안다.

비열한 소인배들의 태도라 할 밖에.


허나,

민주 공화국 시민들은,

다른 이들, 특히 위정자들에 대한 인물평을,

매운 고추보다 더 혹독하게 하는 일에 종사하여야 한다.

이로써, 공화국은 더욱 튼튼해지고,

사회는 한결 밝은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조갑제, 지만원, 김어준, 김용민들은,

모두, 용감한 시민들이라 하겠다.


저들은 탈영토화(déterritorialisation)의 영웅들이자,

재영토화(reterritorialisation)의 간웅들이다.


허나,

본질은 영토화가 문제가 아니다.

자신들이 구축한 질서가 최선이며,

타자의 도전을 구축(驅逐)하며,

자신의 영토에 철갑을 두르며,

자신이 만든 질서에 세상을 복속시키려는 태도가 문제인 것이다.


이제, 저들은,

영웅은커녕, 간웅도 아니며,

그저 제 성을 지키기에 급급한 소인배들로 전락하고 있다 할 밖에.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탈영토화를 부르짖었던 이들이,

영토를 차지하자마자, 이내 중앙화되고,

영토를 고착시키는 일에 열심히 종사한다.


허나, 영토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탈영토화되고, 재영토화되는 것이다.

중앙화 영토를 고집하면,

괴물이 되고 만다.


영웅이 되고 괴물이 되고는,

실로 자신이 선택에 달렸다 하겠다.


내가 탈중앙화 철학을 실제 현실에 구현한,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를 쫓아 암호화폐를 공부하고 있는 것은,

실로 바로 이 탈영토화, 재영토화의 개념을 통해,

중앙화를 경계한, 들뢰즈(Gilles Deleuze, 1925년~1995년)의 철학을,

예서 실제로 목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 때, 김어준은 탈영토화를 외치며, 광야에 서있는 양 보였다.

헌데, 요즘 그의 모습을 보면,

급속히 기득권에 안주하며,

제 자신의 영토 질서를 고착화시키는데 열심이다.

나아가, 그의 초심조차 의심하게 된다.

그는 한 때, 그리 보였을 뿐,

실인즉 하나도 변한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허소는 

탈영토화를 위해 헌신한 선각자가 아닌가?

그의 내심이 어떠하던 간에,

그는 세상 사람들을 거울 앞에 세우고,

발가벗기고, 

종내는 피의 제단에 눕혀,

살가죽을 벗기고,

뼈다귀를 어겨 벌려,

심장을 파내어, 

들판에 던져,

뭇 까마귀 밥이 되게 하였다.

이쯤이면, 사토시보다는 곱은 영웅이 아니랴?


以口舌取戒。爭訟論議,門宗成讎。


입과 혓바닥으로,

세상 사람들을 분절 시키고,

쟁론을 일으키며,

문도, 종파가 서로 원수를 삼게 만들었다면,

큰 상을 주어야지 어찌 이를 탓하고만 있는가?


세상의 모든 성벽을 허물어버려야 하며,

해자(垓字)도 메꾸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영토를 구축하라.

하지만,

성벽을 허문 것도,

해자를 메꾼 것도 자신임이라,

탈영토화의 제물(祭物)이 되어 스스로를 그 피의 제단에 눕혀야 한다.


피닉스(Phoenix)는 자기 몸을 불러 태워,

그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비트코인을 두고,

넋 나간 녀석들은,

이게 암호화폐계의 기축통화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이더리움이 그리 되어야 한다고 기염을 통한다.

얼마나 아이러니한가?

본디 암호화폐는 탈중앙화 가치 철학을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다.

헌데, 바로 엊그제 붉은 옷 입고 나팔 불며,

블록체인의 가치를 선전하며 행진하던 녀석들이,

이내 중앙화의 기수가 되어 있지 않은가?


용렬한 쭉정이 같은 녀석들.

지옥이나 가라지!


영토는 빼앗아야 하며, 빼앗겨져야 한다.

하여 재해석되고, 재영토화되며, 탈영토화 되어야 한다.

허소와 사토시는,

바로 영토의 고착화를 거부하고,

탈중앙화를 외친 시대의 영웅이다.


그들 앞에,

삼가 붉은 꽃 한 송이를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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