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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와 합종연횡(合從連橫)

소요유 : 2025. 4. 10. 15:31


관세와 합종연횡(合從連橫)

트럼프가 관세 폭탄을 전 세계에 무차별적으로 던졌다.
법원권근法遠拳近이라,
강대국이 이런 완력으로 몽니를 부렸다는 것은,
지금 처지가 고단해졌다는 반증이다.

저들은 달러를 찍어내어 수출하고,
물자를 수입하고 있다.
무한 신용으로 세계를 상대로 단물을 빨아먹었던 것은,
제방諸邦이 아니라 실로 미국 자신이다.

트럼프는 물자 무역 수지가 적자가 났다며 징징거리고 있는데,
그럴 양이면 달러 수지 흑자 지위를 반납해야 한다.
결국 무역 수지 적자는 달러 패권의 필연적 반면 현상일 뿐이다.
seigniorage
미국은 달러의 주조이익을 독점적으로 향유했다.
이제 무역수지 적자를 참지 못하겠다면,
그럼 seigniorage 지위를 반납하면 바로 해결되지 않으랴?

하지만 트럼프가 달러로 꿀을 빨던 지위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무역 수지를 zero로 만들겠다는 것은,
그야말로 조폭의 횡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폭 노릇을 하려면,
보호비(protection racket)만 뜯을 것이 아니라,
일정분의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음인가?
트럼프가 하는 짓거리라는 것은,
일편으로 보호비는 앗아가면서,
자신이 직접 점방 열고 나머지 상인들과 이익을 다투겠다는 게 아니랴?
게다가 그도 모자라 수지(收支) 셈에 차질이 생기면,
네들이 그 틈을 메꾸어야 한다고 강박하는 게 아니랴?
천하의 이런 천불한당이 또 있을 수 있겠음인가?

저들이 염치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차마 이런 짓을 벌일 수 없다.
하지만 이를 불사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외려 희망을 읽는다.
왜냐?
저들이 이젠 끝에 다다른 것이다.
이리 땡강 부리지 않으면 도저히 삶을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이다.

나는 생각한다.
춘추전국시대에 합종연횡을.

이것은 천하 모든 나라가 얽힌 외교, 군사적 책략이었다.
합종은 초강대국 진나라에 대항하는 다른 나라들의 공동 방어 전략이다.
하지만 각국은 역사적 모순에 따라 연합이란 게,
공허한 구호나 분노에 머무를 뿐 실질 효과를 내기 어려웠다.
진나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함께 힘을 합하여 구체적 방책을 세우고 공유하며,
진나라를 공격하여 멸하는 실질 행동 단계로 나아가야 했다.

반대로 진나라는 전국의 연합을 깨뜨리고,
개별적으로 각국을 일대일로 교섭하여,
연합전선을 허물고 짬짜미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때 활약한 대표적인 인물들이,
소진(합종)과 장의(연횡)가 되겠다.

소진의 출현을 기대한다.
아니, 각국은 스스로 소진이 되어야 한다.

하여 나는 소진, 장의가 대표 선수로 뛰던,
합종연횡의 역사를 다시 각국의 위정자들이 공부를 하면 어떨까 싶다.
샘솟는 상상력과 엄청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미국을 제외한 나라들이,
소진 포럼을 열어, 지혜를 공유하고, 
미국에 대항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책을 내어,
저 천하의 불한당, 
그러나 단말마적 비명을 지르고 쓰러져 가고 있는 괴물을,
❝소거❞ 시켜야 한다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트럼프가 관세 폭탄 던져놓고는,
개별적으로 투항해오는 나라를 상대로 짬짜미로 재미를 보려 하고 있으니,
이는 진나라가 연횡책으로 전국 연합을 분쇄하고,
하나하나 파편화하여 종국엔 무력화시키는 방략을 닮고 있다.
당장 보아라,
베트남은 제로 관세화 운운하며 이미 무릎을 꿇고 있지 않은가?

돌이켜 보면 진나라 다음으로 강한 초나라, 제나라 등이 선도하여,
전국을 이끌었다면 진나라가 천하를 일통하여 주인이 되지 못하였을 것이다.

단일 국가로는 강국을 이기기 어렵다.
그런즉 모두 합치는 것은 어렵더라도,
EU, 브릭스, 동북아 등 블록 단위로 힘을 합쳐 대항하고,
이들이 다시 연대하며 전략적 방략을 마련하는 대응이 요긴하다 생각한다.
공정한 세계 통화와 결제 시스템을 창건하고,
달러를 퇴출시키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돌이켜 보면 1944년 케인즈가 주장한 국제청산동맹(ICU)과 방코(방코르)는 옳았다.
당시 미국의 몽니로 이 제안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이제라도 다시 세계 통화와 함께 신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아울러 비트코인의 위대한 정신과 그 실질 구현화를 위한 행동을,
진지하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 참고 글 : ☞ 자신을 암호화한 사나이)

돌이켜 보면 합종책이 실패한 것은,
진나라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연합하려 한 데 있다.
역사적 조건이 다르고, 현실 지향이 다른데,
모두 합하는 게 쉽지 않다.
소진은 연합국 재상 지위를 얻고,
한껏 권력을 누리며 즐겼을 뿐,
이런 제약 여건을 깊이 헤아리지 못했다.

그러니, 중첩적 다극주의, 부분 합종책으로 나아가며,
미국 단극의 패권 질서를 허물어뜨릴 기회를 모색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아니 이미 단극 체제는 붕괴되었다.
차후 사태가 어떻게 귀결되든,
이번 결과로 미국은 불가역적인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얼음도 결정이 될 때,
ice nucleating particle(INP)라고,
최초 핵 역할을 하는 입자가 있거든,
EU, 브릭스, 동북아 등이 이 INP 역할을 하게 되면,
제국諸國이 호응하며 순식간에 커다란 얼음塊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分久必合,合久必分임이라,
미국은 그동안 너무 혼자만 단물을 빨았다.
그에 걸맞은 책임도 지지 않고, 소국처럼 징징거리기만 하고 있으니,
이는 그들의 세상이 파국을 맞고 있다는 반증이라 하겠다.

당시 진나라 다음으로 강한 초나라는,
내부적으로 친진파, 친제파로 패가 갈려 내부 갈등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근상을 필두로 한 친진파가 권력을 잡고서는,
진나라에 복속하다 종국엔 왕도 나라도 잃고 만다.
이에 대하여는 나의 앞선 글이 있으니 여기 링크를 남겨두련다.
☞ 세상이 어지럽다.

모쪼록 제국諸國은 자중자애하고, 연대하여,
저 패악의 미국의 횡포에 대항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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