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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장야호(百丈野狐)

소요유 : 2020. 1. 3. 19:19


내가 오늘 동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아마도 고등학교 상대 강의인 양 싶은데,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거기 열반에 대한 설명 가운데,

② 윤회에서 벗어남.

③ 연기의 법칙에서 벗어남.

이 부분에 이르자 한 생각 일어 글을 남겨 둔다.


(출처 : utube)


열반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있어,

학습 또는, 강의의 목표가 갖는 시간, 공간 제약 때문에,

보다 깊이 다룰 형편이 되지는 않을 것인즉,

저 정도 밖에 정리할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그냥 지나치려 하였으나,

만약 학생이 저 강의를 듣고, 이어, 후에,

불교에 대하여 좀 더 깊은 공부를 할 기회를 가졌다면

별문제이겠으나, 그렇지 않고 달리 뿔뿔이 헤어져,

영영 그럴 수 없게 된다면, 이것은 안타까운 노릇이라 하겠다.


만약 저것이 다인 양, 옳은 듯 여긴다면,

자칫 다음 오백생에 저들이 여우가 되지나 않을까?

다만, 시비는 접더라도, 선택은 그들에게 있을 터.

하여 여기 간단히 이야기 하나를 부려놓고자 하는 것이다.


無門關

百丈野狐


百丈和尚。凡參次有一老人。常隨眾聽法。眾人退老人亦退。忽一日不退。師遂問。面前立者復是何人。老人云。諾某甲非人也。於過去迦葉佛時。曾住此山。因學人問。大修行底人還落因果。也無。某甲對云。不落因果。五百生墮野狐身。今請和尚。代一轉語貴。脫野狐遂問。大修行底人還落因果。也無。師云。不昧因果。老人於言下大悟。作禮云。某甲已脫野狐身。住在山後。敢告和尚。乞依亡僧事例。師令無維那白槌告眾。食後送亡僧。大眾言議。一眾皆安涅槃堂。又無人病。何故如是。食後只見師領眾。至山後巖下。以杖挑出一死野狐。乃依火葬。師至晚上堂。舉前因緣。黃蘗便問。古人錯祇對一轉語。墮五百生野狐身。轉轉不錯。合作箇甚麼。師云。近前來與伊道。黃蘗遂近前。與師一掌。師拍手笑云。將謂。胡鬚赤更有赤鬚胡。


無門曰。不落因果。為甚墮野狐。不昧因果。為甚脫野狐。若向者裏著得一隻眼。便知得。前百丈贏得。風流五百生。


頌曰。


不落不昧兩采一賽不昧不落

千錯萬錯


백장화상이 설법할 때 매양 노인 하나가 참석하였다.

대중과 함께 설법을 듣다가, 대중이 물러가면, 노인 역시 물러났다.

어느 날, 홀연, 물러가지 않았다.

이에 백장이 물었다.


‘앞에 서있는 이는 누구시온지?’


노인이 답하였다.


‘저는 사람이 아닙니다.

가섭불(迦葉佛) 당시 이 산의 주지였습니다.

그 때 한 학인이 ‘수행을 크게 하면, 인과에 다시는 떨어지지 않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저는 그에 답하여, 인과에 떨어지지 않는다. (- 不落因果)라고 말해주었습니다.

하여 오백생 동안 여우의 몸이 되었습니다.

화상께 청하오니, 한 말씀을 던져주시어, 여우의 몸을 벗어나게 해주십시오.

하며 여쭈었다.

‘대수행인은 인과에 떨어집니까, 안 떨어집니까?’’


백장이 말했다.


‘인과에 매(昧)하지 않습니다. - 不昧因果’


(※ 昧 : 不明, 未明을 뜻한다.

그런즉 不昧란 어둡지 않다란 뜻이다.)


노인은 언하에 크게 깨우쳤다.

예를 하며 말하였다.


‘제가 이미 벗어버린 여우의 몸이 산 뒤에 있을 것입니다.

감히 고하거니와, 죽은 스님의 예로 장례를 치뤄 주십시오.’ 


(출처 : 網上圖片)


백장께서 유나를 시켜, 식후에 죽은 스님 장례가 있다고 알리게 하니,

대중이 수군거렸다.


(※ 유나維那 :

知事라고도 하니, 이는 절 집안 살림을 하는 서무(庶務)쯤 된다 하겠다.

때론 재(齋)를 지휘하는 이를 이른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유나를,

대중을 지도, 감독하는 스님 또는 선원에서 기강을 담당하는 직책을 맡는다라고 하였다.)


‘대중이 모두 평안하여, 열반당에 한 사람의 병자도 없는데,

이게 무슨 까닭인고?’


식후에 백장이 대중을 데리고 산 뒤 바위 아래에 이르러,

지팡이로 죽은 여우를 끄집어내어 화장을 하였다.


백장 선사가 저녁에 법당에 나와 앞의 인연을 이야기하였다.

이 때 황벽이 일어나서 말하였다.


‘고인(古人)이 잘못 대답하여 오백생 동안 여우의 몸이 되었는데

만약 잘못 대답하지 않았다면 무엇이 되었겠습니까?’


백장 선사가 말하였다.


‘앞으로 가까이 오라. 그대를 위해 가르쳐 주리라.’


황벽은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백장 선사의 뺨을 한 대 후려쳤다.

백장 선사가 박수를 치고 웃으시며 말하였다.


‘과연 그렇구나. 오랑캐의 수염은 붉다더니 붉은 수염 오랑캐가 있구나.’


무문 선사가 이르다.


‘불락인과(不落因果)라고 했을 때 어찌하여 여우가 되었으며,

불매인과(不昧因果)라고 하자 어째서 여우 몸을 벗어났을까?’


만약 이를 지혜의 눈으로 꿰뚫어볼 수 있다면,

곧 여우노인의 오백생이 도리어 풍류 오백생이었다는 것을 문득 알 수 있으리라.


게송으로 읊다.


불락(不落), 불매(不昧)이든, 

불매(不昧), 불락(不落)이든, 

그 어느 것이 이기든,

모두 그릇된 짓일 뿐.


***


불락인과(不落因果)라 하여 여우가 되었고,

불매인과(不昧因果)라 하여 여우 몸을 벗어났다.


그럼, 백장의 불매인과(不昧因果)가 옳은 답인가?


황벽은 스승의 백장에게 한 주먹을 날리고,

무문은 불락인과(不落因果)든, 불매인과(不昧因果)든,

이 모두 그릇된 것이라 하고 있다.


이제, 앞서 지적한 강의 중 '③ 연기의 법칙에서 벗어남'으로 돌아온다.


불교의 교리 상, 연기의 법칙은 대우주의 법칙이다.

저 강의에 따르면, 열반이란 이 우주의 법칙을 초월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저 강사는 지금 불락인과(不落因果)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저 동영상에 나오는 강사는 오백생을 여우의 몸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황벽이 백장의 왼 뺨을 때렸다면, 이제 오른쪽 뺨을 때리고 있는 것인가?

그로써, 풍류오백생(風流五百生)을 오갈 것인가?


무문은 왼 뺨이든, 오른 뺨이든,

불락인과(不落因果), 불매인과(不昧因果)이든, 

兩采一賽라,

그 어느 쪽이 옳다(이기다)하든,

千錯萬錯라,

천 가지 착오요, 만가지 그릇됨이라 노래하고 있다.


어디 그대의 생각을 한 번 일러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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