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령군
천하대란
세상이 어지럽다.
대명천지 밝은 세상에,
소두무족(小頭無足)이라,
소경 무사니, 앉은뱅이 주술사란 말이,
시골길 달구지가 지나자 뽀얀 먼지가 일 듯,
그리 가까이 우리네 일상 주위를 부유(浮遊)하고 있다.
나는 근래 자주 등장하는 법사, 주술사를 지켜보면서,
연못 속에 돌을 던졌을 때 퍼져가는 물무늬처럼,
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양상들이,
마치 역사의 지평 넘어 현실로 다시 재림(reincarnation)한,
저들의 겹쳐진 환영을 보는 듯하였다.
가령 태평천국의 홍수천, 묘청, 신돈, 진령군 등속 말이다.
이들은 현실 문법으로 말하지 않는다.
하나 같이 도참(圖讖)을 말하고, 주문을 외고, 술법을 편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사다.
하지만, 술사들은 미래를 쉽게 예언하고,
현실을 눅은 엿가락처럼 가볍게 구부러뜨린다.
(기억의 지속, The Persistence of Memory - 살바도르 달리)
미욱한 이들은 여기 사로잡혀,
제 영혼을 저당 잡히고,
때론 재물까지 갖다 바친다.
왜 아니 그런가?
人生百年이 드물다.
육신은 百年도 못가 이내 흙과 바람으로 돌아간다.
거머쥔 것도, 남긴 바도 없이 허공으로 흩어질 뿐인 것,
영웅호걸이라 다를 바 없다.
저들 이름이야말로 허공중에 핀 헛꽃, 허공화(虛空華)요,
설부화용(雪膚花容), 옥빈홍안(玉鬢紅顔)도 모진 세파에 시달려 다 망가지고 만다.
재자가인(才子佳人) 많지만 온데간데없이 사라지지 않았던가?
모두 아침 이슬이요, 간밤에 한껏 놀았던 몽당 빗자루 귀신인 것이 아닌가?
그러하니 삼세시방이 모두 환(幻), 마야(Maya)의 꽃잎으로 장엄된 만화경(萬華鏡)인 것이리라.
부처만, 절집만 금박, 단청으로 장엄하란 법인가?
기다란 거울 3개를 붙여 삼각기둥을 만들고, 한쪽 구멍을 트레이싱지 같은 반투명 종이로 막는다.
그 안에 작은 색종이 조각들을 넣은 뒤 다른 한쪽 구멍에 눈을 대고 들여다보면
화려한 육면 대칭 무늬가 슬픔처럼 아스라이 꽃 무리며 나타난다.
소싯적 만들어 놀던, 만화경이다.
이게 곧 티벳 만다라(曼陀羅)가 아닌가?
만다라 그림을 보면 소싯적 놀던 만화경이 오버랩된다.
소꿉장난하던 그 시절이야말로 빛살 내리치는 윤원구족(輪圓具足)의 세계가 아니었던가?
하지만, 유리 대롱에서 눈을 떼고 나면,
화려한 모습은 간데없고,
여전히 육신에 매인 잿빛 현실로 복귀하고 만다.
주술사들은 이 칙칙한 세상을 비집고 들어와,
화려한 꽃잎을 흩뿌리며, 찬란한 미래를 열어준다.
그들의 예언이라는 게 다 맞던가?
열 중 하나를 맞추어도 신기하다며,
노란 주둥아리를 열며 다시 맞춰주길 기다린다.
중생은 아귀처럼 늘 허갈(虛喝)진 것임이라.
1점에 열 중 하나밖에 맞추지 못하여도,
2점에 다시 열 중 하나밖에 맞추지 못하여도,
이게 열점으로 나아가며,
다 맞춘 것을 합하면 열이 되는 법.
술사는, 금가루, 은가루 뿌리며, 눈을 가리고, 혼을 후리며,
게에 이르기까지 무지개 걸쳐진 구름다리를 놓고,
몽혼(夢魂)의 말씀으로 취해 쓰러진 이들을 안고 하늘로 오른다.
자신만 여기 속아도 좋으련만,
취한 김에 세상을 주무르며, 농락하노니,
문득 깨어 일어나 보면,
세상 모두가 손가락질하고,
급기야 돌멩이 집어 들어 던진다.
江湖大夢
一夢江湖
아아,
그러함이니,
아름다움 꿈이란,
해나자 스러지는 이슬이요,
허공 중에 흩어지는 허환(虛幻)일지라.
꿈침대(夢寐)에서 구하던 욕망은,
낙공(落空)이라,
허공 중으로 떨어지고 말니라.
그렇지만,
이리 한바탕 헛꿈이 피고 나면,
나만 망하는 것이 아니라,
온 나라가 허물어지고 마는 법.
주위를 돌아다 보라,
우크라이나에 전쟁이 나더니만,
중동에서 싸움박질이 터졌다.
다음은 대만이니 한국이란 소리가 겁도 없이 마구 떠돌고 있다.
천리, 만리길 떨어진 한국이건만,
얼씨구, 절씨구, 깨춤을 추며,
이북에 전단지 뿌리며,
똥풍선 세례를 자청하고 있다.
탈북민들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혹 그 가운데 선량한 이들이 남아 있다면,
선전 풍선 날리는 짓거리 나무라는 성명서라도 발표하여야 하리라.
아니면 남한 사회에서 탈북민이란 이름 걸고, 온전히 살기 고단해질 것이다.
신뢰를 잃고 무엇을 더 구할 수 있으랴?
하지만, 이 뒷배에 미국이 있고,
정권이 방조하고 있음이라.
우크라이나에 북한 파병을 바라기나 하듯,
살상 무기를 보내고, 국군을 파병하겠노라,
가슴 내밀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전쟁 나면, 네놈들이 가랴?
결국엔 가여운 우리네 젊은 청춘이 죽어 나갈 뿐인 것을.
하지만, 북한 파병설은 젤렌스키가 뿌린 거짓임이 거의 확실하다.
세계 어디에도 증거는 드러난 것 없고, 다만 우크라이나 정보국 데스크 위에만 있다.
나는 데이터도, 정보도 없은즉,
정세분석이나 판단을 할 위치에 있지 않지만,
앞서 병불염사(兵不厭詐)란 글에서 밝혔듯,
(※ 참고 글 : ☞ 병불염사(兵不厭詐))
이게 거짓일 확률이 높다고 하였다.
마당 가에 퉁 하고 떨어지는 소리 들리면,
꼭 문 열고 내다봐야 아는가?
변솟간 지붕을 오르던 호박 덩이가 제 무게에 못 이겨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랴?
그런데, 국내 언론은 거지반 북한 파병설을 기정사실화 하였다.
그야말로 앉은뱅이 책상 앞에서 거짓 정보를 실어 날은 격이다.
언제고 반드시 모조리 잡아다 주리를 틀어야 한다.
인민을 오도하여 판단을 그르치게 하고, 진상을 속인 죄를 엄히 물어야 한다.
대명천지 밝은 세상이다.
모두 저 잘난 듯, 개명한줄 알고 살지만,
이리 언론에 속아 넘어가고 젤렌스키 혓바닥에 놀아나고 말았다.
그리 잘난 그대 당신들, 핫바지 저고리 노릇하고도,
이제도 우쭐거리며 거리를 횡보하겠음인가?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민씨 일가는 몰락하고, 흥선대원군은 정권을 재탈환하였다.
민비는 궁녀로 변복하고 궁궐을 빠져나와, 충주로 피신하였다.
이때 한 무녀가 찾아와 자신만 믿으라며,
반드시 궁궐로 환궁할 수 있다고 달콤한 말로 녹였다.
다시 청나라 군대가 나타나 흥선대원군을 납치하고 구식 군대를 해체하니,
권력의 행방은 또 한 번 뒤집혀버렸다.
이에 민비는 무녀의 예언대로 환궁할 수 있게 되었다.
민비는 환궁하자,
창덕궁에 그 무녀와 함께 기거하며, 진령군이란 작호(爵號)를 내렸다.
툭하면 궁궐에서 굿을 하니,
고종과 민비는 이를 어여뻐하였다.
아연 궁중은 무속 분위기가 팽배하고,
국사는 대신이 아니라, 무녀의 점사와 예언대로 굴러갔다.
고관대작들은 진령군에게 줄을 대기 바빴고,
인사권은 군왕이 아니라 무녀 말대로 전횡되었다.
이런 지경으로 12년이 흘렀고,
농민은 학정에 못 이겨 드디어 동학혁명(1894)을 일으켰다.
이에 민비는 다시 청나라를 불러들여 백성들을 죽였다.
이를 빌미로 왜병이 또 들어와 간섭하니,
민중들은 이들의 어육(魚肉)이 되고, 만신창이(滿身瘡痍)가 되고 말았다.
청병과 왜병이 조선 땅에서 싸움을 벌였고,
결국 왜병이 이기자,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
민비는 일본의 깡패와 자객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마니,
한바탕 봄꿈은 스러지고 만다.
하지만,
민비와 진령군 때문에 나라는 결딴이 나고,
인민들은 도탄에 빠졌음이라,
어찌 통탄스럽지 않으랴?
지금 정국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니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진령군과 민비는 둘이지만,
지금은 앉은뱅이 술사라 이르듯,
이 둘이 합체된 이가 정국의 중심에 있으니,
그때보다 사태의 전개가 더 급박하고 충격파가 크다.
술사가 주술을 걸 때,
국가 대사가 중한 것이 아니라,
권력자 자신의 유불리, 득실만 따질 뿐이니,
최후 그 병폐, 후과는 종국엔 인민들이 옴팍 바가지 쓰게 된다.
보아라, 진령군 무리들이 제 권력을 지키기 위해,
인민들을 서슴없이 청병, 왜병의 제물로 바치지 않던가?
젤렌스키와 같은 사기꾼에게,
왜 우리 인민들의 명운이 좌지우지될 까닭이 있음인가?
우크라이나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3류 국가이다.
애초 러시아의 진군은 우크라이나가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에 일어났음이니,
그 책임의 7~8할은 젤렌스키에게 있다.
대중은 이를 잘 모르고 그저 우크라이나 편만 들고 있다.
젤렌스키가 정세만 잘 읽었으면,
충분하게,
러시아에게 진군할 명분을 주지 않을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인민들에게 젤렌스키는 천고, 만고의 역적이다.
인민들이 죽어 나가는 전쟁 중에도,
젤렌스키 부인은 외국에 나가 보석 쇼핑을 즐겼고,
이들 부부는 수십억 한정판 자동차도 구입하였다.
전쟁을 그치게 하여 평화를 구하는 일에 부조를 하여야지,
살상 무기를 지원하고, 국군을 파병하여, 싸움을 부추길 일이냐?
더욱이 코앞에 북한을 앞둔 마당에.
진령군 관련 책을 구해 읽어보라.
거기 질펀하게 벌어지는 구한말의 난맥상을,
오늘에 비추어 보라.
‘나라가 망하는 데는 한 사람이면 충분하다.’
혹여 정권이 바뀌면 다시 제 자리를 잡으리라 기대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라 기둥뿌리가 한 번 흔들리면,
자칫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며,
요행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여도,
척추가 뒤틀리고, 어깨가 기울어,
이것 바로 잡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법이다.
아아,
그러함이니,
天下興亡,匹夫有責이라 하였음이다.
고염무(顧炎武)는,
保國者,其君其臣肉食者謀之;保天下者,匹夫之賤與有責焉耳矣라,
나라를 보하는 것은 고기 먹는 귀한 군, 신이지만,
천하를 보하는 것은 천한 필부라도 그 책임이 있다 하였다.
지금 천하가 주술사, 무당들에 의해 굴러가고 있음이라.
쥐 잡아 먹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주둥아리 싹 닦고,
표 주고 나서 내 일 아니다 시침 때는 그대 당신들,
匹夫有責이라,
어찌 책임이 없다 할쏜가?
제발 심사숙고하여 선거권 바르게 행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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