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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인 잔치

소요유 : 2024. 9. 27. 13:55


심청전을 보면 심청이 아비인 봉사 심학규의 눈을 뜨게 하려고,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팔고 인당수의 재물(齋物)이 되고 만다.

하지만 용왕은 그 효심에 감동하여,
그를 구해 연꽃 배에 태워 지상으로 돌려보내 준다.
황제는 이런 그녀를 취해 황후로 삼는다.
심청의 사연을 들은 황제는,
아비인 심 봉사를 찾기 위해 널리 맹인들을 초청해 잔치를 벌인다.

급기야 심청과 심 봉사는 만나고,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다.

내가 오늘 아침,
윤석열 지지도 조사 관련 기사 하나를 읽고는,
이 옛이야기가 떠오르더라.

(※ 출처 : viewsnnews)

천하 만민이 노소 가리지 않고,
윤석열을 꾸짖고 있음인데,
오직 70대 이상 늙은이들만 옳다고 손뼉을 치고 있음이다.
참으로 그 누누(累累) 쌓인 나이가 욕스럽다 하겠다.
통탄스럽기 짝이 없다.

윤석열은 26일 치러진 용산 잔치처럼 욕이나 먹는 짓거리 하지 말고,
심청전의 고사를 본받아 전국의 70대 이상 노인을 초빙하여,
나랏 큰 잔치를 벌일 일이다.
이러고서야 지지율이 20%대 아래로 고꾸라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으랴?
大醉는 노인잔치를 벌여 시름을 덜 일이다.

하온데,
과연 그 누가 있어 大醉를 위해 심청이 되어,
인당수에 몸을 던질 수 있으랴?
공양미도 없고,
공양미를 사줄 화주도 모두 등을 돌린 형국인데,
광야에서 홀로 울부짖은들 심청을 찾을 수 있겠나뇨?

윤석열의 비극은,
천하에 맹인은 그득한데,
정작 심청을 찾을 수 없는데 있다 하겠다.

내 그래 누차 이야기하지 않던가?
活到老, 學到老 
사람은 말이다.
늙어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

老馬識途라,
말이 늙으면 지혜가 있어 길을 찾는다 하였다.
헌데, 이 땅의 늙은이들은 지혜는커녕 지각조차 없구나.

아아,
路遙知馬力, 日久見人心인 바라,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세월이 흘러야 사람 마음을 알 수 있는 것.

이 땅의 70 먹은 노인들의 꼬락서니가 이 지경이라니,
그대 당신들은 정녕 부끄럽지도 않은가?

평생 살아온 이들이 이리 판단력이,
수레에 밟혀 버려진 호박덩이보다 더 엉망으로 망가져서야,
그 늙음의 무게란 게 얼마나 겹도록 추한가 말이다.
이 모두는 삶에 급급하여 공부가 되지 못하였기 때문이 아니랴?

아아,
그러함이니 사람 노릇 제대로 하려면,
늙어 죽을 때까지 공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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