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정하(壓死鼎下)
어떤 정치판에 노니는 평론가가 하나 있어.
윤가의 일련의 망동질을 두고 돌려막기라 이르더라.
나는 단박에 이는 잘못 짚었다 느꼈다.
하여 글을 적었다.
윤가는 돌려막기를 한 것이 아니다.
왜 그런가?
무도하기로 호(號)를 날렸던 영(靈)자 가진 왕들의 말로(末路)를 먼저 더듬어 볼 일이다.
가령 초령왕의 경우를 살펴보자.
초령왕(楚靈王)이 스스로 패자(覇者)임을 자처하며,
장화궁(章華宮)을 지었다.
장화궁은 넓이가 사십 리며,
한가운데 높은 대(臺)를 쌓았기 때문에 사방을 맘껏 조망할 수 있었다.
그 높이가 삼십인(仞)이나 되었다.
그래서 세상에선 장화대(章華臺)라고도 하고,
일명 삼휴대(三休臺)라고도 했다.
즉 너무나 높아서 그 꼭대기까지 오르려면,
누구나 세 번은 쉬어야 오를 수 있다고 해서 삼휴대라고 한 것이다.
또한 이 고대(高臺)를 중심으로 퍼져나가 궁실과 정자들도 모두 웅장하고 화려했다.
원래 초령왕은 괴이한 취미가 있었다.
그는 가는 허리를 가진 여자를 지극히 좋아했다.
뿐만 아니라, 남자라도 허리가 굵으면 싫어했다.
장화궁이 낙성되자 초령왕은 허리가 가는 미인만을 뽑아서 거처하게 했다.
그래서 장화궁을 일명 세요궁(細腰宮)이라고도 했다.
궁녀들 중에는 초령왕에게 허리를 가늘게 보이려고
음식을 조금씩 먹는 여자가 많았다.
심지어는 허리가 가늘어지기 전에 굶어 죽는 여자도 생겼다.
궁중에서 이 야단들을 하자,
마침내 초나라 모든 백성들 간에도 이것이 유행이 되어,
허리가 굵은 자는 여자나 남자나 모두 무슨 일이라도 난 양,
음식을 조금씩 먹었다.
하기사, 저 초령왕의 장화궁을 시기하여,
진평공조차 사기궁(虒祁宮)를 따라 짓고,
삼 년도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았음이니,
필부, 필녀가 아랫도리 저리도록 떨며 따라다니며,
자지러지는 게 무슨 대수랴?
이렇게 장화궁을 지었으나,
모든 나라에서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이렇듯 속에 든 것이 없는 이는,
괴이한 취미가 있어 자신을 과장하여 포장하는 것이 상례이다.
恥其無功,乃大興土木,欲以物力制度,誇示諸侯。
그 공이 없음을 부끄럽게 여겨 크게 토목공사를 일으키다.
물력으로써 뭇 제후들에게 제도를 과시하려 하다.
바로 초영왕이 장화궁(章華宮)을 지을 때의 모습이다.
아직 남은 게 더 있어,
구정(九鼎)을 둘러싼 이야기를 마저 살펴보아야,
윤가의 하는 짓이 돌려막기가 아님을 바로 알 수 있으리라.
본디 구정이란 하나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구주(九州)를 상징하니, 곧 천하를 지칭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약하거니와,
이게 거의 옥쇄급으로 이해되어,
주나라가 동천하는 동주 시대 즉 춘추시대부터,
각국은 조금만 나라가 강해졌다 하면,
이를 빼앗아 오려 틈을 노렸다.
(출처 : 圖片來自網絡)
구정은 천하 왕권, 패권의 상징이리니,
어찌 뒤처지는 것을 참아낼 수 있으랴?
오늘날은 인민의 표가 바로 왕권의 보증 부적이자, 단서철권(丹書鐵券)이지만,
당시로선 도대체가 저런 청동 솥단지에라도 권위를 가탁하지 않고서는,
표가 나지 않는 것이다.
아아,
사람이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허랑한 신기루를 쫓고, 거기 또 안주하며, 경배를 드리고 있음이니.
달러 역시 매 한가지임이라.
미국이 제 마음대로 발권한 것이로되,
온 천하인은 여기에 목숨줄 걸고 마리오네트가 되어 놀아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함이니 암호학자 David Chaum 등이 닦은 초석 위에,
사토시 나카모토가 창출한 비트코인은 얼마나 거대한 허랑(虛浪)함인가?
거대한 허랑함!
차라리 그래서 더 슬프고, 더 아름다운, 더 위대함이란 도대체가.
여기엔 양키의 나라 미국, 양아치 트럼프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trustless trust
그 누구에게도, 어떠한 것에도 믿음을 구하지 않고,
믿음의 세계를 구축한 저 거대한, 위대한 허랑함이란 도대체가.
얼마나 놀라운가?
축복이어라.
각설,
다시 돌아와 선다.
楚莊王, 楚靈王, 秦惠王, 楚頃襄王, ...
강대국 제후 치고 이 九鼎을 노리지 않은 자가 없을 지경이었다.
초령왕의 경우, 연신 입맛을 다셨지.
하, 상에 이어 주나라에 전해진 구정을 노려,
초령왕은 그 무게가 어찌 되는가 물었어.
그러자, 周定王의 사자인 王孫滿은 이리 따끔하게 쏴주었지.
在德不在鼎。周德雖衰,天命未改。鼎之輕重,未可問也。
❝덕이란 것은 솥에 있는 게 아닙니다.
비록 주나라가 쇠퇴했지만, 천명은 아직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솥의 무게를 묻기엔 아직 가당치 않은 일이지요.❞
그러자 초령왕은 물러났다.
과연 부끄러움을 알았던 것인가?
아니면 아직 힘이 모자랐던 것일까?
그 가운데, 秦武王은 드디어 이를 가져오려고 야심을 드러내었다.
힘이 쎈 그는 이를 직접 들어 올렸는데,
반 자(半尺) 정도 올리다가 그만 솥이 쓰러지고,
동시에 정강이 뼈가 부려졌다.
이때 과다출혈로 그날 밤 죽고 말았지.
난, 말이다.
윤가가 계엄 실패하고 찌그러질 때,
바로 이 진무왕의 고사를 떠올렸어.
(출처 : 圖片來自網絡)
그로선 주술의 힘까지 빌려,
온 천하를 말아 먹으려 총력전을 펼쳤으나,
저 진무왕처럼 정강이 뼈가 부러지고 말았던 것이지.
脛骨砸斷 ⟿ 暈了過去 ⟿ 失血去世
지금 정강이 뼈는 부러지고, 혼절을 한 상태라 하겠으나,
그 다음 단계는 어찌 될런지?
정의로운 역사 전개를 지켜보련다.
왕손만이 초령왕을 꾸짖을 때 이런 말을 했어.
桀有昏德,鼎遷於商
商紂暴虐,鼎遷於周
❝하나라 말왕(末王) 걸왕이 덕을 잃어 구정이 상(은)나라로 옮겨 갔고,
상나라 주왕이 포학스럽자, 구정은 우리 주나라로 옮겨 온 것이다.❞
문재인이 덕이 박하고, 개혁을 말아먹는 것도 모자라,
윤가 같은 패덕한 자를 길러 냈던 즉,
구정을 잃고 오늘의 이 어지러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지.
도대체 그날 엄동설한에 왜 시민들은 촛불을 들었단 말인가?
고작 문재인과 같은 얼치기에게 구정을 넘겨주려 하였단 말인가?
통탄스럽다.
우린 3년을 잃어버린 게 아니야.
망가진 과학, 기술 국가 동력, 예산 낭비...
숱한 민초들의 깨진 솥단지가 길마다 나뒹굴고 있어.
어리석은 버러지들은 밑 까내리고 충성가를 부르고 있기도 해.
이 망가진 나라를 다시 회복하는 데, 10년도 모자르지.
얼추 삼십 년은 까먹은 거지.
혹인은 돌려막기로 보고 있지만,
실로 윤가는 저 초령왕이니, 주무왕 짝이라,
제 힘을 믿고, 경찰, 검사, 윤핵관 등을 부려 나라를 통으로 말아 먹으려 했지.
이도 여의치 않자, 급기야 국회의원, 인민들을 피의 재단(齋壇)에 올려,
능욕하려 하였음이라.
그는 애초부터 총력전을 편 것이야.
욕심이 등천하니 무슨 짓인들 못하랴?
오자병법엔 이런 말이 있다.
吳子曰 夫總文武者,軍之將也。兼剛柔者,兵之事也。凡人論將,常觀於勇。勇之於將,乃數分之一爾。夫勇者必輕合,輕合而不知利,未可也。故將之所慎者五:一曰理,二曰備,三曰果,四曰戒,五曰約。理者,治眾如治寡。備者,出門如見敵。果者,臨敵不懷生。戒者,雖克如始戰。約者,法令省而不煩。受命而不辭,敵破而後言返,將之禮也。故師出之日,有死之榮,無生之辱
❝문무 겸비한 자만이 군의 장수가 될 수 있다.
강함과 부드러움을 모두 겸비해야 군사 일을 맡을 수 있다.
범용한 일반인들은 장수를 논할 때, 용맹함만을 따진다.
하지만 용맹함이란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이다.
무릇 용감하면 반드시 성급하고,
성급하면 무엇이 이로운지 알지 못하게 된다.
고로 장수에겐 신중해야 할 다섯 가지가 있다.
一曰理,二曰備,三曰果,四曰戒,五曰約
....❞
(一曰理,二曰備,三曰果,四曰戒,五曰約
이하는 번역 생략.
다만 有死之榮,無生之辱 이것만은 번역하여 둔다.
살아 욕을 보느니, 차라리 명예스럽게 죽는다는 뜻이다.
보아라, 법정에 선 윤가가 모든 죄를 부하에게 떠넘기고,
자신만은 어떻게 하든 살아남고자 갖은 변설을 늘어놓지 않든?
씨알도 먹히지 않을.
배움이 없으니 변설을 늘어놓더라도 논리적 정합성조차 없어.
참으로 흉하다 할 밖에,
도대체 어떻게 정치를 하였기에 문가는,
이런 용렬한 자를 거르지 못하고 발탁하느냐 말이다.
통탄스런 노릇이다.)
전형적인 법기능공임이라,
민주사회의 작동 원리, 인민의 무거움을 모르고,
인문학적 소양도, 과학 기술에 대한 한 톨의 지식도 갖추지 못한,
얼치기 중의 얼치기임이라,
그저 선불 맞은 맷도야지처럼 달려나가는 것밖에 몰랐으니,
이 지경이 된 것임이라.
그래 나는, 그를 돌려막기를 할 정도로,
조심성, 사림(畏手畏脚, 盘曲)조차 없는,
즉 夫勇者必輕合 딱 이 말에 부합하는 용렬한 자에 불과하다 보는 것이야.
(附笔)
Mariusz Pudzianowski
사내 장부가 솥을 옮기려 작정하였으면 이 정도 용력을 가졌었야지.
치사하게 부하에게 죄를 떠넘기고,
법정에서 꾸벅꾸벅 봄잠을 즐길 일이랴?
아무리 봄볕이 좋다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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