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천귀해(百川歸海)
대선 지원 후보, 그리고 확정 후보들의 면면을 보며,
한 생각 일으켜 본다.
연못을 크게 키워야 한다.
웅덩이 정도의 크기라면 물고기는커녕 고작 장구벌레만 산다.
하지만 연못이 커지면 미꾸라지도 들어와 살고,
모래무지, 버들치, 갈겨니, 돌고기, 동자개 등 가짓수가 점점 늘어난다.
그러다 더욱 커지면, 메기, 잉어, 뱀장어, 가물치가 보이기 시작하며,
나중엔 급기야, 이무기, 용이 들어와 살게 되는 법이다.
정치판이 협소하다 보니,
그놈이 그놈인 녀석밖에 보이지 않는다.
내란 종범들, 선거사범으로 이미 퇴출될 놈들이,
다시 살아나 떠들기 시작한다.
인재가 그렇게 없니?
이런 비아냥이 일지만,
기실 구조적으로 정치판 자체가 작아,
거기 노니는 물고기가 그 모양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모래무지가 시대의 총아,
버들치가 구국의 영웅으로 무대에 올라 잔뜩 폼을 잡게 된다.
大水之中必有大魚
국회의원도 수를 늘리고,
법원 판사, 검사도 대폭 늘려야 한다.
판을 키우면 기득권들의 독점 권력이 희석되고,
농탕질 치기가 쉽지 않아진다.
이 가운데 이합집산 전개가 활발히 일어나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특출한 인재가 나올 확률도 높아진다.
서울법대 나온 녀석들 가운데 내란범들이 많다 하여,
없애자는 주장은 단견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지 말랴?
외려 곱 곱으로 학과 인원수를 폭증시켜버려야 한다.
희소성이 떨어지면 기득권에 안주하지 못하고,
전문 분야를 개척하며 분파가 활발하니 일어나고,
실력 위주로 판이 재편된다.
보아라.
로스쿨이 생기자 변호사들이 땟거리 걱정을 할 판이 되었다.
그렇지만, 유능한 변호사가 외려 더 늘었다.
일반 사건에 대한 변호 서비스 이용 접근이 훨씬 좋아졌고,
비용도 싸졌지 않았는가?
이 모두 희석의 효과다.
희석하면 물이 싱거워지는 게 아니다.
바다는 온갖 강물이 다 모여들지만 결코 싱거워지지 않는다.
천하의 염류가 바다로 집중하느니 어찌 싱거워질 틈이 있으랴?
그러함이니 기실 희석의 효과는 겉보기에 불과하고,
질적으로는 외려 집중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법이다.
싱거워진다는 주장은 모두 기득권들의 엄살에 불과하다.
바다가 큰 것을 알기에,
천하의 모든 강물이 그곳을 향해 달려가고,
큰 물고기 역시 그곳이라야 길러진다.
마찬가지로 천하의 영재들이 다투어 그리로 몰려 두느니,
어찌 싱거워질 겨를이 있으랴?
이게 백천귀해百川歸海의 원리인 것이다.
난 의사 역시 이러한 식으로 판이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윤석열의 의대 정원 증가도 방향은 옳았지만,
집행 방법이 서툴러 문제를 외려 키웠다.
유일한 업적이 될 뻔했지만,
워낙 얼치기 패거리라 엉망으로 판을 버려놓았다.
정치판 인재 풀이 협소하니,
진작에 옥에 갈 놈이 설치고,
좁쌀뱅이가 기염을 토하고 있다.
삼국지가 영원히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거기 명멸하는 영웅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네 정치판도 저 삼국지처럼,
수많은 인재들이 등장하여 역동적으로 역사를 창출하게 되길 바란다.
판이 작으니,
그저 송사리만 오글거리고 있을 수밖에.
저런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저 울화통만 터진다.
송사리 모아놓고,
용을 뽑자고 지랄들을 떨고 있으니,
이리도 미련할 수 있다더냐?
이는 인민의 기본적인 투표 선택권을 제한하는,
공화국의 일그러진 모습의 하나라 생각한다.
추기追記)
다만 活水出大魚라고,
살아 있는 물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水大魚大라 물이 크다고 무작정 고기가 크다 할 수는 없다.
바다에 해양 투기가 일어나 더렵혀지면,
큰 물고기는커녕 작은 물고기도 살 수 없다.
이는 또 다른 논의 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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