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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맷자락이 길면 춤을 잘 춘다

소요유 : 2025. 4. 11. 11:10


합종연횡合從連橫은,
전국시대 제국諸國의 생존 투쟁 결과 도출된 세계적 전략 방식이다.
처음엔 강국이 소국을 손아귀에 넣고 유린하려 시도된 횡포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강국과 강국의 존망을 시험하는 방식으로 폭발하였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로,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제국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지만,
결국 제2 강국인 중국과의 싸움에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로써 약국이 평화를 되찾은 것이 아니다.
중국과의 싸움이 승패가 정해지거나, 소강상태로 돌아가면,
미국은 다시 약소국의 멱을 잡고 갈취하려 할 것이다.

전국시대 말,
약소국은 서로 연합하여 강국에 대항하였지만,
실패하면 다시 강대국에 의지하여 명을 보존하려 하였다.
하지만 강대국이 개별적으로는 소국에 당근을 제시하는 양 싶었지만,
각개격파가 끝나면 소맷자락 속에 숨겼던 마수를 펼치며,
홀딱 말아먹어 버렸다.
이게 진나라의 세계 경영 방략의 전개 경로였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위魏나라가 마릉馬陵 전투에서 제齊나라에게 크게 패하자,
(이 때 제나라의 손자와 위나라의 방연의 싸움은 이 전투의 압권이다.)
제, 진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당시 재상인 혜시의 헌책을 바탕으로,
제齊, 초楚가 연합하여 진을 공격해야 한다는 안을 들고 제에 다시 접근하고,
마침내 魏惠王과 齊威王이 서주에서 회맹을 갖게 되는데,
실로 합종연횡책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각국은 이합집산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였다 하겠다.

이 당시 활약한 세객들이 있었으니,
소진, 장의, 공손연 등과 같이 변론술에 뛰어난 자들이 각국을 돌며,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고, 군왕을 설득하며,
벼슬과 수레 그리고 금은을 알겨내며 짭짤한 재미를 보았다.
(※ 당시 소진, 장의는 각국의 재상을 복수로 겸직하였으니,
웬만한 소국보다 그 권력과 위세가 더 클 지경이었다.)

애초 합종책은 소국끼리 연합하면 충분히 강국을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반대로 연횡책은 소국이 살아 남으려면, 강국인 진이나 제나라 붙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앞일을 예측할 수 없으니, 소국은 그야말로 갈팡질팡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

그런 가운데 합종책처럼 소국끼리 연합하자는 전략이 당연 힘을 얻었다.
하지만 진나라가 제, 초를 압도하는 실력자로 부상하자,
소국들을 고립시키며, 각개격파하게 되는 데 이게 연횡책이다.
결국은 이 전략이 먹혀들어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제, 초 등 강국과 소국들이 단단히 연합하였으면,
결코 진나라에게 허무하게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출처 : 網上圖片, 6국 회멸灰滅)

오늘날 각국의 힘의 균형도 전국시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생각한다.
진나라를 미국에 배대하고,
중국, EU 등을 제, 초에 배대하면,
그 형편이 돌아가는 모습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횡포를 막으려면,
연횡책을 깨뜨려야 한다.
당시 연횡책은 진나라가 복심을 감추고 소국을 상대로 당근으로 회유하였으나,
오늘날 미국은 소국을 상대로 당근이 아니라, 
대포를 갖다 놓고 위협을 하는 점이 다르다.

즉 전 세계를 상대로 공갈, 협박을 드러내놓고 하고 있는 점이 다른데,
나는 합종연횡책이 난무하였던 그 시절보다,
오늘날의 합종책이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환경 조건에 놓였다고 본다.
천하에 고약하기 짝이 없는 무뢰한無賴漢 트럼프의 주먹질은 각국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한편,
외려 분노를 유발하여 각국 연대를 용이하게 하고 있다.

중국, EU 등은 선도적으로 이 위기를 앞장서 뚫고 나가길 빈다.
이들이 의연하게 맞서고 미국의 의기意氣를 꺾으면,
소국들이 어찌 이들과 힘을 합치지 않으랴?

하지만 아무리 전략이 뛰어나다 한들,
그것은 결국 힘과 실력의 기초 위에 발휘될 수 있다.

鄙諺曰:「長袖善舞,多錢善賈。」此言多資之易為工也。故治強易為謀,弱亂難為計。故用於秦者十變而謀希失,用於燕者一變而計希得,非用於秦者必智,用於燕者必愚也,蓋治亂之資異也。

❝속담에 이르길,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으면 장사를 잘한다.’라 하였다.
이 말은 물질적 자량이 많으면 성과를 내기 좋다는 말이다.
따라서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강하면 도모하는 일이 성공하기 쉽고,
나라가 약하고 어지로우면 계획이 성공하기 어렵다.

따라서 진나라에서 사용한 계획은 열 번을 고쳐도 실패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연나라에서 쓴 계획은 한 번만 실패해도 성공하기 어렵다.
진나라에서 등용된 사람이 반드시 지혜롭고,
연나라에서 등용된 사람이 반드시 어리석은 게 아니라,
치란의 조건이 다를 뿐이다.❞

나는 한비자의 이 말씀을,
우리나라처럼 소국의 경우에 반드시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쪼록 자중자애하여 이 난국을 꿋꿋이 헤쳐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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