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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 수법

소요유 : 2019.10.09 11:44


야바위 수법


나는 앞에서 야바위 관련 글을 쓴 적이 있다.

(※ 참고 글 : ☞ 야바위 환술(幻術)

                     ☞ 야바위에 지지 않기.)

오늘은 그 수법 내용에 대하여,

한 생각 일으켜 본다.


비록 야바위꾼이 장바닥이나 유원지(遊園地) 공터를 찾아다니며,

한 귀퉁이에 놀이판을 펴놓고 사람들을 후린다한들,

어찌 저들에게 의지하는 술수나, 닦은 기술이 없을쏜가?


멀쩡한 정신을 가진 중인(衆人)들을 속여,

저들 호주머니에 든 생돈을 앍아내는 것이,

어찌 호락호락한 일이겠는가?


내 오랜 시간 저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며,

그 수법이 놀라울 정도로 종횡가(縱橫家)의 것과 유사함을 발견하였다.

종횡가란 소위 구류십가(九流十家)의 하나로, 

전국시대 때 유행하던 사상 집단이다.

최대 강국인 진(秦)나라와 그 밖의 전국 6국 간의 외교 전쟁에 임하여,

세칭 유세객들이 활약할 때, 구사한 전술, 방술, 책략은,

현실정치의 요구에 응하여, 변화무쌍(變化無雙), 반복무상(反覆無常)하였다.

하지만, 여기를 관통하는 기본 원칙이 전혀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귀곡자(鬼谷子)는 종횡가의 중심 서적인데,

비록 분량 상 두텁지 않은 책이지만,

실로 그 내용은 깊고, 이론이 정치하여,

이 부분을 배우는 후인들의 큰 지침이 되고 있다.


물론 야바위꾼의 수법이 감히 종횡가를 따를 수는 없지만,

그 중 눈에 띄는 핵심 술수가 비겸술(飛箝術)과 유사하여,

잠깐 점검해보고자 한다.

引鉤箝之辭,飛而箝之。鉤箝之語,其說辭也,乍同乍異。其不可善者,或先徵之,而後重累;或先重以累,而後毀之;或以重累為毀;或以毀為重累。其用或稱財貨、琦瑋、珠玉、璧帛、采邑(色)以事之。或量能立勢以鉤之,或伺候見𡼏而箝之,其事用抵巇。

(鬼谷子 飛箝)


“구겸지사로 유인하고, 높이 띄운 후, 잡아챈다.

규겸지사는 유세의 말(辭)이다. 

언뜻 동조하는 듯하다가, 언뜻 이견이 있는 양, 자유자재로 변화한다.

잘 먹히지 않는 자에겐 먼저 끌어들인 후, 거듭 띄어 올린다.

또는 먼저 거푸 띄어 올린 후, 나중에 비방을 한다.

혹은 비방하기 위해서 거푸 띄어 올리거나,

혹은 띄어 올리기 위해서 비방할 수도 있다.


이 수법(飛而箝之)을 쓰기 위해선, 

재화(財貨), 구슬(琦瑋, 珠玉, 璧帛), 비단, 미인 등을 이용한다.


혹은 능력을 인정해주는 양 하면서, 위세를 세우며, 갈고리로 채듯 옭으며,

동정을 살피다가, 허점을 잡아, 꼼작 못하게 잡아 묶는다.

이 때 저희(抵巇) 술법을 병행한다.”


나의 앞 선 글, 야바위 환술(幻術)에서,

야바위 놀음에 걸려 든 촌부 하나를 두고 희롱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리 뻔한데, 못한단 말야, 

바보야 정말!

내가 찍어 줄 테니까 마지막으로 딱 한 번 다 걸어봐.

잃은 것은 찾아야 될 것 아냐?”


촌부는 울상이다.

그냥 돌아가자니 잃은 것이 억울하고,

더하자니 찜찜하다.


이 때 패돌이는 연신 손장난을 펴며 몇 차 패를 돌린다.

좌중을 둘러선 자들에게 거저 찍어보라고 권한다.

바람잡이로 보이는 또 다른 이가 썩 나타나 패를 맞추는데, 

이건 백발백중이다.


그러자 애초의 바람잡이가 촌부를 크게 꾸짖으며,

이런데도 하지 않으면 천하의 졸장부라며 몰아간다.


그 바람잡이가 카드 하나를 다시 찍으며 이게 틀림없다고,

촌부를 몰아치듯 충동질 한다.

그런데, 내가 보아도 그게 맞는 것 같다.

마침내 촌부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씨근거리더니만 나머지 가진 돈을 전부 그 찍어준 패에 걸었다.


비겸술(飛箝術)은 무엇인가?


여기 비(飛)는 비행기를 태운다는 말이다.

상대의 기분을 최대한 고양시키고,

자존심을 허공중으로 높이 띄우며,

욕심보에 잔뜩 바람을 불어넣는 작술(作述)이다.


사람은 이리 되면,

대개 눈을 바르르 떨며, 마치 황제가 된 양,

용좌에 않아, 세상을 발치 아래에 두고,

몸을 부르르 떨며 열락의 경지로 들어가게 되는 법이다.


허나,

로토를 사며, 부푼 꿈에 젖어들었다한들,

백, 천, 억만은 용이 되기는커녕,

토요일만 되면, 모두들 마른 땅에 떨어진 지렁이 신세가 되고 만다.


그럼 이제 겸(箝)이란 무엇인가?

이는 곧 항쇄(項鎖)를 뜻한다.

항쇄란 옛날 죄인의 목에 수갑처럼 채우는 형구다.

하니까 상대를 이리 옭죄어 가지고 노는 술법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헌즉, 

잔뜩 치켜세웠다가,

상대가 방심하여 여기에 걸려들면,

한껏 잡아채어 멍에 씌우고, 재갈 물린 말처럼,

마음대로 끌고 다니며 농락할 수 있게 된다.


따지고 보면,

로토 발행 주체인 당국 역시 비겸술의 달인들이라 할 것이다.

국민들을 상대로 잔뜩 높은 구름 위로 비행기를 태워,

일주일 동안 모았다가, 

한 순간 모두를 땅에다 메치며 떨어뜨리고 만다.


(鬼谷子集校集注.许富宏.(新编诸子集成).中华书局2008)


陶弘景注釋曰:「飛,謂作聲譽以飛揚之;箝,謂牽持緘來令不得脫也。言取人之道,先作聲譽以飛揚之,彼必露情竭志而無隱,然後因其所好,牽持緘令不得轉移。」


도홍경이 이를 주석한 내용도 매한가지다.

즉 飛는 칭찬의 말을 늘어놓아 한껏 띄우는 것을 말하며,

箝은 마치 고삐를 씌우고, 밧줄로 묶듯 꼼작 못하게 하여 탈출할 수 없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함이니, 결국 飛는 곧 箝을 위한 장치일 뿐인 것이다.


야바위꾼 역시,

상대를 곱빼기로 태워 모시겠다며,

바람잡이 동원하여 꾀고서는,

이내, 진흙 밭에다 내팽개치고 만다.

바람잡이가 촌부에 아첨할 일이 있겠음인가?

종국엔 호주머니를 노려 탈탈 털려고 하였음일 뿐인 것을.


바로 이런 모습을 귀곡자에선 이리 그려내고 있다.


用之於人,則量智能、權材力、料氣勢,為之樞機,飛以迎之、隨之,以箝和之,以意宣之,此飛箝之綴也。用之於人,則空往而實來,綴而不失,以究其辭。可箝而縱,可箝而橫;可引而東,可引而西,可引而南,可引而北;可引而反,可引而覆,雖覆能復,不失其度。


“.......

이를 사람에게 사용하면,

빈 것을 주고서는 실질을 받아내며,

상대를 내게 묶어두어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 말의 본의를 찾아낸다.

옭아매어 가로로 가게 할 수 있고,

세로로도 가게 할 수 있다.

동으로 이끌 수도 있고,

서로도 이끌 수도 있고. 

남으로 이끌 수도 있고,

북으로도 이끌 수도 있다. 

되돌아 가게 할 수도 있고,

되돌아 오게도 할 수 있다.

비록 반복하여도 결코 절도를 잃지 않는다.

(즉 그 도리를 완전히 꿰었기에 상대를 옭아매어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의미임.)”


현 정권은 집권 초,

적폐청산하겠다 큰소리로 외쳤다.


헌데, 세월호, 가습기, 국정원, 사자방 ....

이 수많은 사건들 처리는커녕 내팽개쳐 둬,

지금은 아예 언론에서조차 다루지도 않는다.

권력투쟁에 혈안이 되어, 멀쩡한 이재명 내치고,

이중, 위선의 인격자임이 드러난 조국은,

국민들의 지탄에 아랑곳 하지 않고,

정권이 보위의 울이 되어, 철통 방어하고 있다.



사람들은 닭가 정권 무너뜨리고,

문가 정권 새로 세우면,

이들이 다 해결될 줄 알았을 것이다.


검찰개혁 나 역시 찬성한다.

하지만, 그 동안 도대체 무엇 하였기에,

집권 반이 지나고 있었는데, 

이제야 불엔 덴 듯, 북치고 꽹과리 치며 야단인가?

조국 사태 덮고자 반대편에서 불 지르고,

문뽕에 취한 사람들 동원하여,

세인들의 눈을 가리고자 하는 수작질이 아닌가?

나는 이런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세월호, 가습기 사건 유족들을 생각해보았는가?

저들의 가슴은 아직도 아픔으로 저리고,

슬픈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

저들의 고통을 팔아 국회의원 뱃지 달고,

호의호식하는 인간들의 이름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천하에 흉측하기 짝이 없는 악한들이라 할 밖에.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


저들의 프로파겐더는 얼마나 짜릿했던가?


잔뜩 비술(飛術)로 허공중으로 띄워놓더니만,

정권 잡자마자, 겸술(箝術)을 발휘하여,

지지자를 배신하고, 국민들을 땅바닥에 팽겨쳐버렸음이다.


기실 비겸술(飛箝術)을 부리는 자는 잘못이 없다.

이에 속아 넘어가는 이들이야말로 책임 당사자일 뿐인 것을.


다시는, 야바위꾼에게 당하지 않기 위해,

저 철면피 이중인격 도당들에게 속지 않기 위해,

비겸술을 이리 소개해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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