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지이신(行之以信)과 이재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계곡에 난립하여 장사를 하고 있는 음식점 시설들을 철거하는 영상을 보았다.
그동안 계곡은 도민들 것이로되, 권한 없는 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도민들로부터 자릿세를 받고, 음식을 비싸게 팔며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
수십 년 이 짓이 되풀이 되고 있지만,
어떠한 위정자도 이를 해결하지 못하였다.
아니 하지 않았다.
(utube, 철거할래? 철컹할래?! 계곡 백숙집 항의에도 '빽도' 없는 경기도 / 비디오머그)
저들 관은 상인들에게 매년 계고장을 발부하고, 벌금을 물렸으나,
상인들은 그러거나 말거나, 벌금을 내고 영업을 지속하였다.
벌금을 낸다한들, 그 이상 폭리를 취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까짓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관이 상인들에게 삥을 뜯고 있는 것과 매일반이라 하겠다.
불법 행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데,
저들을 벌하여 근원적으로 막아내지 못하고,
벌금 명목으로 삥 뜯어 챙기며,
년년세세 저 짓이 되풀이 되도록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형편이라, 다만 도민들만 계곡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었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입고 있었다.
상인들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도민들의 권리를 제한하고 피해를 주는 일,
그것을 관이 부조(扶助)하고 있었다 할 밖에.
헌데, 이런 짓이 어디 이 뿐이랴,
전국 곳곳에 이와 유사한 일이 질펀하게 널려져 있다.
여기서 잠깐 영상의 몇 장면을 이끌어 두며 특별히 새겨두고자 한다.
이재명 :
저는 이거 표를 의식해서 하는 행위는 아니고, 표를 의식 안하니까 하는 행위입니다.
그 점은 좀 이해해주시고요.
저희가 압니다. 수십년 이렇게 했잖아요?
소위 단속한다고 말 해놓고 안해, 법률 제정해놓고 안 지켜요.
아 뭐 원래 세상이 그런 거니까 앞으로도 그러겠지
그러니까 심지어 불법 영업장에 권리금을 받는 상황까지 발생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이런 데만 있는게 아닙니다.
사회 곳곳에 있어요.
상인 :
아 그렇게 방향을
이상하게 잡지 마세요.
(utube, 철거할래? 철컹할래?! 계곡 백숙집 항의에도 '빽도' 없는 경기도 / 비디오머그)
여기 농장이 있는 시골,
도로(차도)가 주민들 주차 차량으로 반 이상이 침탈되고 있다.
모름지기 차도란 차량의 통행에 공하고자 만들어 진 것이다.
허나, 실제는 주민들의 사적 주차 공간으로 전용되고 있는 것이다.
내 이를 안타까이 여겨 며칠 전 관에 진정을 넣었다.
헌데, 돌아온 답은 가관이다.
차폭 9m 도로이기에 좌우 쌍열로 차가 주차되어 있다한들,
차량 통행에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직접적 조치를 하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그럴 양이면, 무엇 때문에 9m 차폭으로 설계, 시공하였는가?
처음부터 4m로 만들지?
어찌하여 공적 공간을, 예정된 사적 이해를 위해, 내주며,
사업의 기대 공익을 저버렸단 말인가?
이는 마치 계곡에 불법 시설 설치하고 음식 영업을 한들,
물은 흐르지 않는가?
무슨 상관인가?
하는 말과 무엇이 다른가?
도로 좌우에 상시로 차가 주차되어 있기에,
교행시엔 아슬아슬하게 빗겨가야 하며,
바짝 갓에 주차가 되어 있지 않아,
차선이 좁혀진 구간에선, 상대 차량이 통과할 때까지 멈추어,
길을 내주어야 한다.
이러고서야 어찌 도로의 기능을 다 할 수 있겠음인가?
차도에 주차할 수 없고서야,
사람들은 제 스스로 주차 공간을 확보할 동기가 생기고,
집을 짓든, 빌딩을 짓든, 이를 고려,
제 땅의 일부를 덜어 주차할 공간을 확보하게 된다.
이게 아니 되니까, 공도를 무단히 침탈하고,
정상 차량 통행의 안전은 무시되고 만다.
이런 일은 지자체 장이 나서고야 바로 잡힐 수 있다.
그런 일 하라고 자리 만들어 맡긴 것 아닌가?
이재명 도지사처럼, 저항이 예상되고도 남지만,
공익을 위해 단칼에 묵은 적폐를 날려버리는 자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나타나야 한다.
영상을 보면, 당당한 그의 모습을 확인하게 된다.
여느 사람 같으면, 이런 일조차 기획, 집행하지도 않았을 터이지만,
혹 그렇다한들, 상인들과 대화는커녕 도망가고 아예 만나지도 않을 것이다.
겁쟁이들.
하지만, 그는 당당히 저들을 만나고 있으며,
이치로 설득하고, 제압하고 있다.
그런 한편 저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가능한 한 방책을,
연구하는 모습 또한 이제까지의 위정자들에게선 보기 드문 예이다.
그를 볼 때마다,
그는 법가(法家)를 깊이 이해하고 있으리라 여겨진다.
아울러 병법(兵法)도 틀림없이 공부를 한 이일 것이다.
아니면, 생이지지(生而知之)라 태어날 때부터 이 이치를 알았던 것일까?
내 생각하기에, 그는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 하여, 경험이 풍부하고,
정신이 올곧아 사태 해석과 평가,
그리고 강인한 의지, 실행력을 겸비하였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제 여기 오기(吳起)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吳起治西河,欲諭其信於民,夜日置表於南門之外,令於邑中曰:「明日有人僨南門之外表者,仕長大夫。」明日日晏矣,莫有僨表者。民相謂曰:「此必不信。」有一人曰:「試往僨表,不得賞而已,何傷?」往僨表,來謁吳起。吳起自見而出,仕之長大夫。夜日又復立表,又令於邑中如前。邑人守門爭表,表加植,不得所賞。自是之後,民信吳起之賞罰。賞罰信乎民,何事而不成,豈獨兵乎?
(慎小)
(의역)
"오기가 서하 땅을 다스릴 때,
백성들을 믿음으로 이끌기 위해 벌인 일 하나를 소개한다.
야밤, 남문 밖에 기둥을 세워 놓고, 읍 사람에게 공표를 했다.
‘내일 남문 밖에 세운 기둥을 넘어뜨리는 사람이 있으면, 장대부(長大夫)로 삼겠다.’
다음 날, 늦도록 기둥을 넘어뜨리는 사람이 없었다.
백성들은 서로 이르길,
‘이것은 믿을 수 없다.’
그러자 한 사람이 말한다.
‘시험 삼아 가서 넘어뜨려 보지, 상을 못 받으면 그 뿐이지, 손해날 것은 없겠지.’
그래, 가서는 기둥을 넘어뜨렸다.
오기에게 이 사실이 고해지자, 오기는 이를 확인코는, 그를 장대부로 삼았다.
야밤에 또 기둥을 세워두었다.
그리고는 전과 같이 기둥을 세웠다.
읍민들이 다퉈 기둥을 넘어뜨리려 하였으나,
이번엔 깊이 심어져 있어, 상을 얻을 수 없었다.
이후, 백성들은 오기의 상벌을 믿었다.
상벌의 믿음이 백성에게 있은즉, 어찌 이루지 못할 것이 있으랴?
어찌 군대에 관한 일 뿐이랴?"
이러한 비슷한 이야기는 한비자에서도 나오고 있다.
조금 더 이야깃거리가 풍부하나,
그 뜻을 헤아리기엔 여씨춘추(呂氏春秋)의 이 장면이 더 간명하고도 적실하다.
말이 나온 김에 오자병법의 한 구절을 다시금 음미하지 않을 수 없다.
故將之所慎者五:一曰理,二曰備,三曰果,四曰戒,五曰約。理者,治眾如治寡。備者,出門如見敵。果者,臨敵不懷生。戒者,雖克如始戰。約者,法令省而不煩。受命而不辭,敵破而後言返,將之禮也。故師出之日,有死之榮,無生之辱。」
(吳子 論將)
장수로서 신중히 할 것 다섯을 드는데,
그 중 理者,治眾如治寡。이 말씀은,
이재명 지사가 거세게 항의하는 상인들을 제압하는 장면에 대비하여,
썩 잘 들어맞는다 하겠다.
이치란 다수를 다스림에 마치 소수를 다스리는 덕목이라는 것이다.
그는 계곡물이 도민들의 것이라는 이치를 들어,
천군만마 속을 단기필마(單騎匹馬) 뛰어 들어 휘젓고 있는 것이다.
아, 그러함이니, 위정자란 이자(理者)에 의지할 일이지,
표를 의식하거나,
권력의 위세를 빌어 교만하고,
빠돌이들에게 엎어져 곡학아세할 일이 아님이다.
뭇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대통령은 이재명의 판단과 의기를 배울 일이다.
備者,出門如見敵。果者,臨敵不懷生。
준비란 마치 대문 밖을 나가면 적이 있는 듯,
결단이란 마치 적을 맞이하면 살아날 것을 기대하지 않듯이.
그가 오기를 읽었는지 아지 못하겠으나,
그는 분명 故將之所慎者五의 다섯 덕목을 갖추고 있다 하겠다.
吳子曰:「夫道者,所以反本復始。義者,所以行事立功。謀者,所以違害就利。要者,所以保業守成。若行不合道,舉不合義,而處大居貴,患必及之。是以聖人綏之以道,理之以義,動之以禮,撫之以仁。此四德者,修之則興,廢之則衰。故成湯討桀而夏民喜悅,周武伐紂而殷人不非。舉順天人,故能然矣。」
(吳起 圖國)
義者,所以行事立功。
의란 일을 행하여 공을 세우는 것이며,
謀者,所以違害就利。
꾀함이란 해악을 거슬려 이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아아, 바로 계곡변 불법 음식점 시설물을 과단성 있게 부수는 장면에 이르러,
바로 이 대목이 적실하니 가슴속에 선명하니 들어와 읽혀지지 않는가?
綏之以道,理之以義,動之以禮,撫之以仁。
도(道)로써 진무하고, 바름으로써 이치를 세우고,
예로써 움직이고, 어짐으로써 어루만진다.
제시 인용 영상을 보면,
理之以義,動之以禮
바로 이 말귀 理-義, 動-禮에 부합하는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이치로 계곡물을 마땅히 향유하여야 할 도민에게 돌리고,
행정을 집행함에 있어 상인들의 처지를 한편 헤아려 예법으로 맞고 있다.
입진보니 강남좌파란 빈정거림이 있지 않은가?
종일 페이스북질 하며, 의기로운 양 게거품을 물었지만,
양파 껍질을 까듯, 실제 현실에선 제 말을 배반하는 짓을,
하나, 둘도 아니고 켜켜로 저지른 이를,
어제 오늘 우리는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공천을 의식하여,
뒷구멍 햝고,
견강부회, 곡학아세하는,
비열한 쓰레기 정치인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이재명 그를 지켜보자니,
힘이 난다.
이제도 남은 감상이 마구 솟아오른다.
그치려 하나, 이것만큼은 부려놓고 끝내야겠다.
오자병법엔 소위 四輕, 二重, 一信이란 게 나온다.
중요한 덕목인데 이를 다 소개할 수는 없고,
그중 二重, 一信만 간단히 다루며 끝내고자 한다.
進有重賞,退有重刑。行之以信。
“나아가면 무겁게 상을 주고, 물러나면 무겁게 벌을 준다.
행은 믿음으로 한다.”
그저 밤낮 계고장 날리고, 벌금 먹이면서,
'철거하라'
헛된 말 남발하니, 어찌 그 말에 믿음이 있으며,
그 말에 따라, 손(損)을 자초하랴?
그러함이니,
바로 일을 하면 상을 주고,
그릇된 짓을 하면 벌을 줄 일이며,
행동엔 믿음이 따라야 하는 법이다.
行之以信
이재명이야말로,
실로 오래간만에 대하는 믿음의 행동가이다.
허나, 나의 이런 일편으로 경도(傾倒)된 기분을 나는 애써 억누른다.
하도 정치하는 인간들에게 많이 속아, 이재명 역시 마냥 믿어줄 수 없다.
다만,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가차 없이 나무라고 내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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