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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飯易,得土難

카테고리 없음 : 2020. 12. 20. 09:10


得飯易,得土難


안철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한다고 하는 뉴스를 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로 해 서울시장 선거 판도에 일대 파란을 예고했다.


안 대표는 19일 밤 국민의당 당직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고심 끝에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출처 : viewsnnews, 20201219)


참으로 먼길을 돌아왔구나.


그가 이 고사를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그는 진작에 서울시장이 되었을 듯싶다.

오늘날은 아궁이에 밤새도록 타버린 새벽 장작불처럼 불기운이 시들하지만,

당시 그의 인기는 풍구질에 튀어오르는 불티처럼 제법 날렸었다.

2011년 박원순에게 양보하지 않고, 선거에 나섰다면, 

그보다 인기가 몇 곱은 더 높았으니 당선되는 게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그랬더라면 박원순은 서울시장이 되지 못했을지 몰라도,

아마도 죽음의 길을 일찍 나서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과연 그 고사란 무엇인가,

여기 이끌어내보자.


중이(重耳)란 인물은 정쟁에 휘말려 고국에서 도망 나와,

장장 19년간 각국을 전전하며 망명생활을 했다.

후에, 그는 춘추 5패의 하나인 진문공(晋文公)이 된다.

망명 생활 중의 이야기 하나가 예 있다.


是日,公子君臣,尚未早餐,忍飢而行。看看過午,到一處地名五鹿,見一夥田夫,同飯於隴上。重耳令狐偃問之求食。田夫問:「客從何來?」偃曰:「吾乃晉客,車上者乃吾主也。遠行無糧,願求一餐!」田夫笑曰:「堂堂男子,不能自資,而問吾求食耶?吾等乃村農,飽食方能荷鋤,焉有餘食及於他人?」偃曰:「縱不得食,乞賜一食器!」田夫乃戲以土塊與之曰:「此土可為器也!」魏犨大罵:「村夫焉敢辱吾!」奪其食器,擲而碎之。重耳亦大怒,將加鞭扑。偃急止之曰:「得飯易,得土難,土地,國之基也。天假手野人,以土地授公子,此乃得國之兆,又何怒焉?公子可降拜受之。」重耳果依其言,下車拜受。田夫不解其意,乃群聚而笑曰:「此誠癡人耳!」 

(東周列國志)


위나라를 지날 때의 얘기다.

중이는 그의 신하와 함께 아침도 못 먹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한낮이 지나서야 그들은 오록(五鹿)이란 곳에 당도했다.


농부들이 논둑에 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다.

중이가 신하 호언을 돌아보며 말한다.


“저 농부들에게 밥을 달라고 청해보오.”


농부가 다가온 호언에게 묻는다.


“그대들은 어디에서 오셨소.”


“우리는 진나라 사람이오, 갈 길은 먼데 양식이 없으니, 밥 좀 줍시오.”


“사내대장부들이 제 손으로 벌어먹을 생각은 않고 그래 밥을 얻어 먹으러다니오.”


“우리는 안 먹어도 됩니다. 주인께서 몹시 시장하시니 한 그릇만이라도 동정해 주십시오.”


그러자 농부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그릇에다 흙을 가득 퍼서 호언에게 내주는 것이었다.


“이 흙이나 구워서 먹으시오.”


호언은 기가 막혔다. 이 같은 모욕과 멸시가 어디 있는가.

또 다른 신하인 위주는 화가 나,


“촌놈들이 어찌 이다지도 우리를 모욕하나뇨!”


하며 그 그릇을 빼앗아 던졌다.

중이도 크게 노하여,


“저 놈들을 엎어놓고 볼기를 쳐야겠다!”


그때였다. 호언이 두 팔을 벌리며 재빨리 중이의 앞을 가로막았다.


“흙은 나라의 근본입니다. 밥을 얻기는 쉬워도 흙을 얻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토지는 바로 국가의 근본입니다.

하늘이 농부의 손을 빌어 공자께 흙을 주시니 이는 장차 나라를 얻을 징조입니다.

그런데 무엇을 그리 노하십니까?

공자는 수레에서 내리사 저 농부에게 절하고 다시 흙 한 그릇을 청하십시오.”


중이는 호언이 시키는 대로 수레에서 내려, 

그 농부에게 절하고 흙 한 그릇을 청해 받았다.

농부들은 까닭을 모르고, 중이를 향해 비웃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중이는 후에 진(晉)나라 왕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열국의 패자가 되었다.


아아,

得飯易,得土難라,

밥을 얻기는 쉬워도, 흙을 얻기는 어려운 법.

왕이 될 이는 흙조차 배수(拜受)하며 그릇에 받쳐 받는데,

안철수는 도대체 왜 다 차려진 상을 발로 걷어차버리고 말았음인가?


그는 후에 말하길,

당시 양보한 것은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 하였다.


 “사실 인기는 높았지만, 제가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처 : monthly.chosun 2018.05)


그렇다면, 이젠 준비가 되었단 말인가?


失期,法皆斬。


본래 진승(陳勝), 오광(吳廣)이 진(秦)나라에 역심을 품은 게 아니었다.

다만, 큰 비가 내려, 변방의 수비 병졸 인솔 책임 기일을 지키지 못하게 될 판인 바,

어쩔 수 없이 국법을 어기게 되었을 뿐이다.

당시 국법이 엄하여, 이를 어기면 참형에 처하였다.

그러자, 이판사판이라, 사람을 규합하여 난을 일으키고 만 것이다.


실기당참(失期當斬)

목이 떨어지느니,

게간기의(揭竿起義)라,

이런 때,

영웅은 대나무 깃대를 높이 들고, 의거를 일으키는 법.

아니, 게간기의하여야 비로서 영웅이 되는 법.


허나, 

아아, 알 수 없어라.

오래도록 길을 헤매어,

그는 이미 폐포파립(弊袍破笠) 신세라,

해어진 옷과 부서진 갓차림으로,

이 어지로운 강호에 다시 뽀얀 흙먼지 바람 일으키며, 감발차고 나타났음이니,

하회(下回)는 또 어찌 펼쳐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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