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고추

카테고리 없음 : 2023. 7. 21. 14:31


어쩌다 보니 올해 고추를 제법 많이 심었다.
대략 750여 주는 될 상 싶다.
그렇다 한들 거의 방치 농에 가깝기에 소출을 크게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이미 140주 심은 곳은 고라니 피해로, 새순이 다 결딴이 났다.
추가로 보식을 했지만, 이 역시 모두 순을 잘라 먹었다.
씨를 받을 수나 있을는지 모르겠다. 

토종고추를 구색 갖춰 많이 확보하였기에,
모종을 많이 내었다.
이것 여간 흡족한 일이 아니라,
나는 신이 나서 텃밭을 새로 개척하여 늘려가며 심었다.
게다가 뒤늦게 자라는 모종을 버릴 수 없기에 더욱 열을 내었다.
그래 요새 하루에 수십 개씩 풋고추를 한껏 즐기고 있다.

그런데 과히 욕심이 많으면 탈이 나게 마련이다.
일설에 의하면 매운 고추를 많이 먹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한다.

(※ 출처 : clinicjournal)

그러지 않아도 명년엔 고추에 더 이상 탐을 내지 않으려 작정하였다.
여기저기 흩어진 밭에 물을 대는 것이 여간 수고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점적 호수를 깔았지만, 이것 때마다 관리하는 것 역시 고되긴 마찬가지다.
다행히 매운 고추를 먹지 못하기에, 
구한 토종고추는 하나를 제하고는 모두 맵지 않은 것이다.

아아, 
貪得無厭이라 하였음이다.
바닷물을 다 먹어야 짠 것을 그제서야 알 터인가?

내년엔 욕심을 거두어, 품종 수를 대폭 줄이고,
텃밭에도 그저 인사치레로 혀를 적실 정도의 고추만 심으련다.

이젠 정말 욕해(慾海)로부터 헤어나고자 한다.
저 고통의 바다(苦海)를 나는 도대체 언제나 되어야 벗어나려 하고 있음이더냐?
미련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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