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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은지(玉樹銀枝)

농사 : 2014. 4. 6. 09:46


옥수은지(玉樹銀枝)

전일에 이어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자 연일 서리가 내렸다.
새벽녘 한기가 제법 느껴졌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밭에 가보니 하얗게 서리가 덮여 있다.

 

(2011년 식재분, M7)


玉樹銀枝
옥구슬 나무, 은빛 가지

批霜掛雪, 滿樹銀白

서리가 눈처럼 가지에 걸렸으니,
나무마다 은빛일러라.

과시 이 때쯤이면 나무는 은장소리(銀裝素裏)라,
은빛으로 꾸며 자신을 은밀히 감춘다.

이 장엄한 대지 앞에 서서,
도대체가 나는 또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가?
진짜배기 농부가 되려면 나는 아직도 멀었다.

서리 앞에서 꽃눈을 염려하는 농부의 시름은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지만 도시인이 감히 접하지 못할,
이 새벽 세뇌(洗腦) 차가운 공기와 놀라운 자연의 변개(變改) 무쌍함 앞에,
나는 혼줄 떨며 왜 따라 울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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