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난(亂)

소요유 : 2014. 6. 3. 08:43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유가족을 상대로 이리 주장, 아니 협박하고 있다.

‘무조건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줘야지 안 그러면 내가 감옥을 가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세월호 참사가 온전히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구조 책임 담당 공무원의 최정점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의 눈물을 닦아주자.’ 

이 언명들은 본말을 전도시키고, 인과(因果)를 혼동하는 궤변이다.

무엇보다 이 황당한 문법의 문제는,
그들이 주장하는 자신의 피해나 눈물 이전에 선행하는 피해나 눈물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들이 잘못을 하지 않았으면,
후행하는 저들의 피해나 눈물은 애시당초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책임의 부담 주체와 객체를 얼렁뚱땅 뒤바꿔 섞으며,
어느 결에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있다.
과시 기문둔갑술(奇門遁甲術)의 천재라 하겠다.

이것은 황당함을 넘어 대단히 염치없고 비열한 태도라 생각한다.

활극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마구 위아래를 넘나들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
이를 난(亂)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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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14. 6. 3. 08: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