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난(亂)

소요유 : 2014.06.03 08:43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사람이 유가족을 상대로 이리 주장, 아니 협박하고 있다.

‘무조건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줘야지 안 그러면 내가 감옥을 가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세월호 참사가 온전히 박근혜 대통령 때문에 일어났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구조 책임 담당 공무원의 최정점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의 눈물을 닦아주자.’ 

이 언명들은 본말을 전도시키고, 인과(因果)를 혼동하는 궤변이다.

무엇보다 이 황당한 문법의 문제는,
그들이 주장하는 자신의 피해나 눈물 이전에 선행하는 피해나 눈물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그들이 잘못을 하지 않았으면,
후행하는 저들의 피해나 눈물은 애시당초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고 있다.

책임의 부담 주체와 객체를 얼렁뚱땅 뒤바꿔 섞으며,
어느 결에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있다.
과시 기문둔갑술(奇門遁甲術)의 천재라 하겠다.

이것은 황당함을 넘어 대단히 염치없고 비열한 태도라 생각한다.

활극을 벌이는 것도 아니고,
시간적 인과관계를 무시하고,
마구 위아래를 넘나들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
이를 난(亂)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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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보농군 2014.06.13 12:28 PERM. MOD/DEL REPLY

    세상사 어느정도는 그려려니하고 지나치는것도 한방법 아닐까요?
    선생님 건강이 걱정됩니다
    얼마나 애쓰고 정신 사나우실까?
    그러다 혹시 건강은.....?
    그동안 소원했었슴니다 저는 겨울에 과원 성형작업에 이어 묘목을 심고 풀씨뿌리고
    관수시설해서 열심히 물주고 자닮식 미생물 배양해서 수시로 물줄때마다 같이 투입하구요..
    나름 잘자라는것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정말 하늘에 감사드립니다
    여기서 재삼 감사드리는것은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방향을 잡았다는 겁니다
    "초생재배" ....
    저는 제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지금은 복숭아를 키운다기보다는 풀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슴니다
    그리고 정신을 배웁니다 자연재배의 철학
    비록 아직은 흉내지만 훗날 경험과 결과로 확신이 올날이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리라...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하구요

    bongta 2014.06.14 08:01 신고 PERM MOD/DEL

    자색은 아마도 지상에서 가장 화려하고 매혹적인 색깔일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공자의 말씀 하나 들어보도록 하지요.

    孔子曰:‘惡似而非者:惡莠,恐其亂苗也;惡佞,恐其亂義也;惡利口,恐其亂信也;惡鄭聲,恐其亂樂也;惡紫,恐其亂朱也;惡鄉原,恐其亂德也。’君子反經而已矣。經正,則庶民興;庶民興,斯無邪慝矣。

    공자 왈 :

    “나는 같은 듯하면서 같지 않은 것을 미워한다.
    강아지풀을 미워함은 곡식의 싹과 헷갈릴까 두려워함이요,
    아첨을 미워함은 義를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말 잘하는 자를 미워함은 信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정나라 음악을 미워함은 바른 음악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자색(紫色)을 미워함은 주색(朱色-바른 색, 정색)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이요,
    鄉原을 미워함은 德을 어지럽힐까 두려워함임이라.
    군자는 상도(常道)로 돌아갈 뿐이라,
    바른 상도로 들어서면 서민이 흥할 것이요,
    서민이 흥하면 사특한 것이 없어질 것임이라.”

    자색(紫色) 빛을 아는가?
    자색은 기실 보기엔 주색(朱色)보다 더 현혹적이다.
    붉은 빛 속에 검은 빛이 감춰져 있음에,
    화려한듯 슬프고,
    슬픈 가운데 아름답다.

    (※ 동양에선 황색을 귀히 여기지만,
    서양에선 자색(적+청)은 귀족을 상징하는 색이다.

    오방색(五方正色),
    즉 흑(黑), 청(靑), 적(赤),백(白), 황(黃)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삼원색을 기본으로 한다.
    반면 이들 간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간색(間色)은
    정색이 양(陽), 귀(貴)하다면
    음(陰), 천(賤)한 것으로 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게 정색(正色)은 아니지 않은가?
    공자는 준엄히 묻는 것이다.
    바르지 않은 빛 - 간색(間色) 속에 숨은 검은 위험을 말이다.
    얼핏 눈을 속이고 마음을 앗아가지만,
    그게 한 때의 사랑이고, 속임임이라,
    위험할진저!

    사람들이 모두 그려러니 하고 지나치기에 난이 일어납니다.
    세월호도 그런 식의 태도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니겠습니까?
    천일 중에 딱 하루만 말썽이 일어납니다.
    이 때 사람들은 999일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 않은가 이리 말할 테지요.
    그리고 사고가 난 하루는 운이 나빴을 뿐이라며 핑계를 댑니다.
    하지만 제대로 말하자면 999일은 멀쩡하였던 것이 아니라,
    사고일 하루를 조금씩 예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성수대교 붕괴도 단 하루에 일어났지만,
    실인즉 그날이 재수가 없는 날이 아니라,
    999일 동안 눈가리고 아웅하며 적당히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문제가 아니라,
    정작은 999일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늘 캐나다에서 오신 교포 교수가 이끄는 교육에 참석하였습니다.
    접목 교육중 손을 칼에 베었는데 여기 한국에선 실험실에 반창고 하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난리 법석을 피었다고 합니다.
    캐나다에선 이런 것이 철저히 채비가 되어 있다는군요.
    그러면서 여기 한국은 안전에 관한 한 어디나 세월호 식으로 엉터리가 많다고 하더군요.

    도대체가 전제국가가 아닌데,
    왜 국민의 눈물을 염려하지 못하고,
    대통령의 눈물을 의식하여야 하는 것입니까?
    이것 순서가 완전히 뒤바뀐 것입니다.

    한 집안에 역적이 나오면,
    그 집안 선산의 무덤을 다 파헤치고 순서를 뒤바꿔 놓습니다.
    윗대가 아랫 묘역으로 내려오고, 아랫대는 위쪽에다 쓰는 것이지요.
    이로서 그 집안의 맥은 헝클어지고 엉망이 되어 버립니다.

    마찬가지로 정작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국민을 놔두고,
    다른 이를 걱정하고, 이를 선전하고 동원하며 표를 구하고 있다면,
    이는 맥이 막히고 엉켜 정기가 제대로 설 수 없습니다.

    이런 것에 분노를 느끼지 못하면,
    그것이야말로 온전한 정신을 가지지 못한 꼴 사나운 노릇이지요.

    자색을 두고 정색이 아니라고 느낄 수 있을 때,
    정신은 가을 하늘처럼 푸르고 높아집니다.
    아마 손가락으로 통 치면,
    천년 정조를 지킨 청자처럼 땡크렁 하며 맑고 고운 소리가 울릴 것입니다.

    간색을 보고 정색이 아니라며 나무랄 때,
    뜻은 더욱 고상해지고, 정신은 건강해지며, 자부심이 생깁니다.

    초생재배는 밭에 풀이 자라고 있기에 초생재배가 아니며,
    자연재배는 농약이나 비료를 치지 않기에 자연재배가 아님이니,
    이는 먼저 농장주의 정신이 바르고, 철학이 서야 그리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차라리 비료 쓰고 농약을 쳐가면서 재배를 하여도,
    과하지 않게, 무리를 하지 않으며 정성을 기우린다면 탓할 건덕지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거죽으로 초생재배니 유기농한다면서,
    실인즉 농장주의 마음보가 온전치 못하다면,
    도대체가 미덥게 보아줄 근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주변에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저는 초생재배니, 유기농, 자연재배라는 이름에 별반 가치를 두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유기농 인증에 별반 관심이 없습니다.
    집 사람은 그냥 받아만 두자고 채근합니다만,
    놔두라고 미룹니다.
    기실 유기농 인증 받는 것이 저로선 하나도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만,
    이런 인증서는 곰보딱지 가리는 반창고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한참 부족한 이이지만 한가지 조언을 드려봅니다.
    낙엽귀근, 음수사원이라고 풀과 미생물도 중요하지만,
    땅을 먼저 생각해보는 것이 좋으리란 생각입니다.
    땅 속에 지 아무리 미생물을 퍼부은들 땅 속의 조건이 마땅치 않으면 미생물이 살기 힘들지요.
    식물들은 뿌리를 땅에 박고 살아가고 있음이니,
    땅이야말로 제 존재의 근원입니다.
    저는 한 때 미생물을 열심히 넣어주었지만,
    어느 날 한 생각 일어, 이를 그만 두었습니다.
    땅은 그대로인데 미생물 넣어도 그게 다 살아남는다는 보장도 없음이니,
    그리 하면서 한껏 정성을 기우린다는 자기 위안으로 삼기 십상이지요.

    '땅이 제일 중요하다.'

    이것은 거의 틀림없는 언명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선 바른 길을 어찌 찾아갈 것인가?
    이는 그리 쉽지 않지요.
    그래 고민들을 많이 합니다.

    전, 알고는 있어도 미쳐 할 수 없는 것도 많고,
    농사에 재간도 없고, 그래 그냥 욕심 부리지 않고 담담하니 나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열심히 하시니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고맙습니다.

    ***

    그리고 하나 더 첨언의 말씀 올립니다.

    세월호 참사의 당사자 입장에 서서 사태를 관찰하면,
    보다 더 사물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것도 훈련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굳이 이런 관점 이동을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감정 이입이 되고 중심 이동이 될 수 있다면 다행스럽다 할 노릇이지만,
    제가 한국 사회를 죽 지켜보자니 아니 그러한 경우가 훨씬 많더군요.

    하여간,
    박근혜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말을,
    가령 세월호 유가족에게 들려준다면 그들은 어떤 반응을 하겠습니까?
    평자는 바로 이 지점에 서 있다고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슴 울림통이 떨고, 주먹은 부르르 떨릴 것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가족 옆에 서서 그들과 함께 눈물을 짓고, 아픔을 함께 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친인척은 아니지만 저 참사의 당사자는 우리 자신이기도 한 것이니까요.
    용케 우리가 그 순간 사건 현장에 없었을 뿐,
    거기 있었더라면 어느 누구라도 그 당사자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러한데 이게 어찌 우리 자신의 일이 아니겠습니까?

    남의 일로 치부하는 순간,
    우리는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이 아니라,
    책임 당사자의 눈물을 걱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선동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게 됩니다.
    이는 사나운 게 아니라 슬픈 일 아닙니까?

  2. 초보농군 2014.06.14 16:08 PERM. MOD/DEL REPLY

    부끄럽슴니다

    넓은세상 만연해 있는 자색을 아를답다 하는 많은사람들...
    아니 더 나아가서 황홀 하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하는 무리들...
    과연 한귀퉁이,귀퉁이에서 꼬집는 소리에 눈이나 깜짝 하겠슴니까?
    저 같은 한낱 필부가 피토한들 꿈쩍이나 할까 하는 무기력감....

    부디 조용히 하자는 것이 제본뜻이 아니라는것, 선생님이 잘아시리라 믿슴니다
    여기서 넘 넘 애쓰시는 선생님이 애처러워 말리는척 뒤로 숨는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좌로나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농사를 하겠슴니다
    어떻게 하던가 중심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깊이 새기겠슴니다

    세월호에 제늦둥이 고2딸이 있다는 마음으로 많이 울었슴니다
    원망에 원망에 고리를 잇다 억장이 무너짐을 수십번 씹었슴니다

    이제는 "박근혜의 눈물"에 좌절합니다

    "너희에게 새계명을 주노니 너희가 서로 사랑하라"
    전 이말씀으로 남은생을 농사지려 합니다

    이게 선생님의 바른 정신과 철학이라는 가르침이라 믿고 따르겠슴니다

    bongta 2014.06.15 14:06 신고 PERM MOD/DEL

    천만의 말씀입니다.
    함께 의논하며 나아가면 좋은 도리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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