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칠남매(七藍莓)

농사 : 2015. 7. 4. 22:15


요즘 농장 일로 틈을 내기 쉽지 않다. 

글을 진작 써놓고도 이제서야 때 지난 묵은 글을 하나 올려둔다.


내가 얼마 전 블루베리를 조금 따서 지인들에게 돌렸다.

여긴 북쪽이라 첫 소출이 그제야 나오기 시작하는 바라,

그 양이 조촐하니 그저 몇 주먹만 나올 뿐이다.


처음엔 짝을 맞춰 나눠주었음이다.

가령 2人이 계시면 여섯 알 또는 여덟 알 씩 나눠 드렸다.

그런데 이리 짝을 맞추자 하니 단작스럽기도 하고 번거로워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나도 명색이 장부인데 잘 보이지도 않는 눈을 부비며 몇 알씩 헤아리고 있자하니,

영 체면이 서지 않고, 부끄러워지더란 말이다.

하여 나중엔 되는대로 한 웅큼 주어 배급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은근히 심술스런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짝이 맞지 않을 때 저들은 어찌 저것을 배분할 것인가?

가령 2人 앞에 7알이 주어졌다면,

각자 3알 씩 먹고는 나머지 한 알을 누가 먹을 것인가?

이 야릇한 사태 상황에 봉착(逢着)한 저들은 어찌 대처할 것인가?

이거 여간 재미롭지 않은가 말이다.

욕망, 체면이 묘하게 대립하고,

나아가 자존심과 명예가 걸린 문제라,

내심 적지 아니 갈등을 겪지 않으랴?

이게 그깟 블루베리 몇 알을 앞에 두고 장부가 그러할 수 있겠는가?

이리 단순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역사 속엔 이런 게임 앞에 선 이들이 이미 있었음이라,

내 오늘은 이를 다시 떠올려 보는 것이다.

내 처에게 이 말을 하면서,

설마하니 우리 블루베리 앞에 두고도 갈등 때리는 일이 벌어질 것인가?

이를 지켜보라 이르며 한바탕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음이다.

그저 허허롭게 농을 주고 받았을 뿐 어찌 욕을 뵈려는 마음이 추호라도 있겠음인가?

널리 아량을 베풀고, 용서를 바란다.



어느 하루, 노소공(魯昭公)이 제나라와 화합하지 못하고,
제나라와 교제를 트고자 친히 제나라 조정에 왔다.
제경공(齊景公)이 그를 맞아 연회를 베풀었다.
노나라에선 숙손착(叔孫婼)이 예전을 담당하였고,
제나라에선 안영(晏嬰)이 담당하였다.
삼걸(三傑, 세 명의 호걸)이 칼을 차고는 계하에 시립하였다.
이들은 거만을 떨며 안중에 사람이 없는 듯 행동하였다.

두 임금이 술을 드시어 얼근히 취하자,
안영이 아뢴다.

‘과원에 금복숭아가 익었으니,
두 분 임금님의 만수무강을 위해,
하늘에 제를 지내도록 하시옵지요.’

경공이 이를 승인하였다.
과원 관리하는 자에게 일러 금복숭아를 바치도록 하였다.

안자(안영)가 아뢴다.

‘금 복숭아는 얻기 어려운 물건이오니,
신이 마땅히 직접 가서 따는 것을 감독하겠습니다.’

안자가 열쇠를 가지고 나섰다.
경공이 말한다.

‘이 복숭아는 선친이 계실 때, 동행인이 있어,
큰 씨앗을 와서 바친 것입니다.
이름하여 『萬壽金桃』라 합니다.
해외, 산을 뒤져 찾은 것입니다.
이름 또한 『반도(蟠桃)』라고도 합니다.
심은 지 30여년 가지와 잎이 비록 무성하고,
꽃은 피었으나 열매가 달리진 않았습니다.
금년에 겨우 몇 개 열매가 달렸습니다.
과인은 이를 아껴 과원을 봉쇄해버렸습니다.
금일 군후(소공)께서 왕림을 하셨으니,
과인이 감히 홀로 먹질 못하겠기에,
특히 따오게 하였은즉 군후와 함께 즐기려 합니다.’

노소공이 두 손을 맞잡아 공수하며 칭사하였다.
얼마지 않아 안자가 과원을 지키는 자와 함께 나타났다.
복숭아를 쟁반에 담아 올렸다.
조반(雕盤)엔 여섯 개의 복숭아가 담겨졌는데,
그 크기가 사발만 하더라.
붉기는 이글거리는 탄불 같았으며,
향기가 코를 찔렀다.
진짜로 진귀한 과일임에 틀림없다.

경공이 묻는다.

‘과일이 몇 개나 달렸던고?’

안자가 아뢴다.

‘서너 개가 더 있습니다만, 아직 익질 않았습니다.
그래 다만 여섯 알만 따왔습니다.’

경공이 안자에게 술을 돌릴 것을 명하였다.
안자가 옥잔을 받들어 모셔 노나라 임금께 바쳤다.
그리고는 좌우 임금께 금복숭아를 올렸다.
안자가 시를 지어 아뢴다.

‘복숭아가 됫박만하니 천하에 드물다.
임금께서 이를 잡숩고 천추에 함께 수(壽)를 누리시옵소’

노나라 임금이 술을 다 마시고서는,
복숭아 하나를 잡숩다.
달기가 비상하다.
감탄을 금치 못하다.

이번엔 경공이 역시 술 한 잔을 드시고서는 복숭아를 잡숩다.
경공이 말한다.

‘이 복숭아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숙손대부는 사방에 현명하다는 이름이 쩌그르르하다.
이제 또한 노후를 모시곤 와서 예를 주선한 공이 있으니,
마땅히 복숭아 하나를 먹을 만 하도다.’

숙손착이 무릎을 꿇고 아뢴다.

‘신의 현명함은 상국(안자)에는 천만 미치지 못하옵니다.
상국께선 나라 안을 닦고, 밖을 복종시키니 그 공이 적지 않습니다.
이 복숭아는 마땅히 상국께 내려 먹도록 하시옵소서.
신이 어찌 분수에 넘치는 참람스런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경공이 말한다.

‘기왕 숙손대부가 상국에게 양보를 하니,
각기 술 한 잔을 내리고,
복숭아 하나씩 내리노라.’

두 신하가 무릎을 꿇고 그를 받았다.
사은하고서는 일어서다.
안자가 아뢴다.

‘쟁반에 아직 복숭아 두 개가 남아 있습니다.
주공께선 제신(諸臣)들에게 영을 내려,
그 공이 큰 자가 마땅히 이 복숭아를 먹도록 하여,
그 현명함을 빛내게 하소서.’

경공이 이른다.

‘옳도다.’

즉시 좌우에 명을 내려 유지(諭旨)를 전하다.
단 아래 제신들로 하여금,
자신의 공이 커서 감히 이 복숭아를 먹을 만하다면,
나서서 스스로 아뢰라 하고, 
상국이 그 공을 평하여 북숭아를 내리게 하라.

공손첩이 몸을 빼서 썩 나서며 연회 자리에 벌떡 일어나, 말을 늘어놓는다.

‘예전 주공께서 동산(桐山)에 사냥을 가셨을 때 모시고 따라갔습니다.
주공을 해치려는 맹호를 힘으로 눌러 죽여 버렸습니다.
그 공이 어떠하나이까?’

안자가 말한다.

‘하늘을 떠받치고 어가를 보호하였으니,
그 공이 막대하도다.
술 한 잔을 내리고 복숭아 하나를 내림이 가하도다.’

고야자가 분연히 일어나 말하다.

‘호랑이를 죽인 것은 아직 기특하다 할 일이 아니다.
나는 일찍이 황하에 나타난 요물 자라를 죽여 위기로부터 임금을 지켰음이니,
이 공은 어떠하니까?’

경공이 말하다.

‘이 때 파도가 요동을 쳐서 장군이 요물 자라를 참하지 않았으면,
필경은 배가 뒤집혀 물에 빠져 죽었을 것이다.
이는 참으로 세상을 덮는 기이한 공이라 할 터.
술을 내리고 복숭아를 먹게 하라.
어찌 의심할 것이 있으랴?’

안자가 황망하니 나서 급히 술을 내리고 복숭아를 주었다.

다만 보아라, 
전개강이 옷을 헤치고는 걸음을 흩뜨리고는 나서며 말한다.

‘내가 일찍이 명을 받들어 서(徐)나라를 정복하였다.
거기 장수를 참하였으며, 포로 오백여 수급을 베었다.
서나라 임금이 두려와 뇌물을 바치고 동맹을 구걸하였다.
담거(郯莒) 두 나라는 그 위세를 두려워하여,
일시에 모두 모여 우리 임금을 맹주로 받들었다.
이런 공이고서도 복숭아를 먹는 게 가당치 않은가?’

안자가 아뢴다.

‘개강의 공은 앞 선 두 장군에 비겨 10배나 큽니다,
허나, 다툰들 복숭아가 없는지라,
술 한 잔을 내리시고, 내년을 기약하여야겠습니다.’

경공이 말한다.

‘경의 공이 최대다.
허나 아뢴 것이 더뎠으니 애석하다.
이제 복숭아가 없으니 큰 공이 가려졌도다.’

전개강이 검을 만지며 말한다.

‘자라를 베고, 호랑이를 잡는 것은 작은 일에 불과하다.
나는 천리 밖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혈전을 치루며 공을 이뤘다.
허나 복숭아를 먹지 못하였다.
양 임금님 앞에서 욕을 뵈고 말았다.
이는 만대의 웃음거리라.
어찌 조정의 윗사람에게 면목이 서겠음인가?’

말을 마치자. 검을 휘두르며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공손첩이 크게 놀라 역시 검을 뽑고는 말을 하다.

‘우리들은 공이 적은 데도 복숭아를 먹었다.
전 장군의 공은 큰데도 복숭아를 먹지 못하였다.
무릇 복숭아를 취함에 사양함이 없었다.
이는 사뭇 염치없는 짓이라.
사람의 죽음을 보고서도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용기가 없는 일이라 하겠다.’

말을 마치자 역시 스스로 목을 찌르고 죽었다.
고야자 분기탱천하여 크게 외치다.

‘우리 세 사람은 뼛속 깊이 의기로움을 나눠,
함께 살고 죽기로 맹세를 하였다.
두 사람이 이미 죽었은즉 나 혼자 구차하게 사는 게,
어찌 마음이 편안하겠는가?’

역시 스스로 목을 찌르고 죽었다.

경공이 급히 사람을 시켜 막으려 하였으나 이미 미치지 못하였다.
노소공이 자리를 떠나려 일어서며 한 마디 한다.

‘과인이 듣건대 삼인은 모두 천하의 호걸이라 하였음이라,
허나 일시에 모두 죽으니 가석하도다.’

경공이 묵연히 듣더니만 낯색이 침울하게 변하더라.

안영이 태연히 나서며 아뢴다.

‘이는 모두 우리 나라의 한낱 용사에 불과합니다.
비록 미미한 공이 있다한들,
어찌 염두에 둘 일이 있겠사옵니까?’

노나라 임금이 말한다.

‘귀국엔 이런 용장이 몇이나 됩니까?’

안영이 답하여 아뢴다.

‘종묘의 안녕을 꾀하기 위해 이리저리 생각을 하고,
만리 사해에 위세를 떨칠 장군과 재상의 재주를 가진 이가 수십인 이요,
저 따위 혈기방장한 자라야 기껏 임금이 채찍으로 부려 쓸 축에 불과합니다.
그 생사가 어찌 경중을 가리는데 중요하겠습니까?’

안자가 두 임금께 잔을 바쳐 즐겁게 마신 후 흩어졌다.

삼인의 호걸 무덤이 탕음리란 곳에 있다.
후한 제갈공명은 이 일을 두고 이리 읊었다.

‘제나라 동문 밖을 걸어 나와, 탕음리를 멀리 바라보다.
동리에 셋 무덤이 있으니,
겹쳐 서로 비슷하니 보인다.
묻노니 누구의 무덤인가?
전개강, 고야자라.
힘은 남산을 밀칠 정도나,
문(文)은 땅의 질서를 무너뜨릴 기세이었어라.
하루아침 음모를 걸어,
복숭아 둘로 호걸 셋을 죽였어라.
이게 그 누구인가?
제나라 재상 안자이니라.’

忽一日,魯昭公以不合於晉之故,欲結交於齊,親自來朝。景公設宴相待。魯國是叔孫婼相禮,齊國是晏嬰相禮。三傑帶劍,立於階下,昂昂自若,目中無人。二君酒至半酣,晏子奏曰:「園中金桃已熟,可命薦新,為兩君壽。」景公准奏,宣園吏取金桃來獻。晏子奏曰:「金桃難得之物,臣當親往監摘。」晏子領鑰匙去訖。景公曰:「此桃自先公時,有東海人,以巨核來獻,名曰『萬壽金桃』,出自海外度索山,亦名『蟠桃』,植之三十餘年,枝葉雖茂,花而不實。今歲結有數顆,寡人惜之,是以封鎖園門。今日君侯降臨,寡人不敢獨享,特取來與賢君臣共之。」魯昭公拱手稱謝。少頃,晏子引著園吏,將雕盤獻上。盤中堆著六枚桃子,其大如碗,其赤如炭,香氣撲鼻,真珍異之果也。景公問曰:「桃實止此數乎?」晏子曰:「尚有三四枚未熟,所以只摘得六枚。」景公命晏子行酒。晏子手捧玉爵,恭進魯侯之前,左右獻上金桃,晏子致詞曰:「桃實如斗,天下罕有;兩君食之,千秋同壽!」魯侯飲酒畢,取桃一枚食之,甘美非常,誇獎不已。次及景公,亦飲酒一杯,取桃食訖。景公曰:「此桃非易得之物,叔孫大夫,賢名著於四方,今又有贊禮之功,宜食一桃。」叔孫婼跪奏曰:「臣之賢,萬不及相國。相國內修國政,外服諸侯,其功不小。此桃宜賜相國食之,臣安敢僭?」景公曰:「既叔孫大夫推讓相國,可各賜酒一杯,桃一枚。」二臣跪而領之,謝恩而起。晏子奏曰:「盤中尚有二桃,主公可傳令諸臣中,言其功深勞重者,當食此桃,以彰其賢。」景公曰:「此言甚善!」即命左右傳諭,使階下諸臣,有自信功深勞重,堪食此桃者,出班自奏,相國評功賜桃。公孫捷挺身而出,立於筵上,而言曰:「昔從主公獵於桐山,力誅猛虎,其功若何?」晏子曰:「擎天保駕,功莫大焉!可賜酒一爵,食桃一枚,歸於班部。」古冶子奮然便出曰:「誅虎未足為奇。吾曾斬妖黿於黃河,使君危而復安,此功若何?」景公曰:「此時波濤洶湧,非將軍斬絕妖黿,必至覆溺,此蓋世奇功也!飲酒食桃,又何疑哉?」晏子慌忙進酒賜桃。只見田開疆撩衣破步而出曰:「吾曾奉命伐徐,斬其名將,俘甲首五百餘人,徐君恐懼,致賂乞盟。郯莒畏威,一時皆集,奉吾君為盟主,此功可以食桃乎?」晏子奏曰:「開疆之功,比於二將,更自十倍。爭奈無桃可賜,賜酒一杯,以待來年。」景公曰:「卿功最大,可惜言之太遲,以此無桃,掩其大功。」田開疆按劍而言曰:「斬黿打虎,小可事耳!吾跋涉千里之外,血戰成功,反不能食桃,受辱於兩國君臣之間,為萬代恥笑,何面目立於朝廷之上耶?」言訖,揮劍自刎而死。公孫捷大驚,亦拔劍而言曰:「我等微功而食桃,田君功大,反不能食。夫取桃不讓,非廉也;視人之死而不能從,非勇也。」言訖,亦自刎。古冶子奮氣大呼曰:「吾三人義均骨肉,誓同生死,二人已亡,吾獨苟活,於心何安?」亦自刎而亡。景公急使人止之,已無及矣。魯昭公離席而起曰:「寡人聞三臣皆天下奇勇,可惜一朝俱盡矣。」景公聞言嘿然,變色不悅。晏嬰從容進曰:「此皆吾國一勇之夫,雖有微勞,何足掛齒?」魯侯曰:「上國如此勇將,還有幾人?」晏嬰對曰:「籌策廟堂,威加萬里,負將相之才者數十人;若血氣之勇,不過備寡君鞭策之用而已,其生死何足為齊輕重哉!」景公意始釋然。晏子更進觴於兩君,歡飲而散。三傑墓在蕩陰里。後漢諸葛孔明《梁父吟》,正詠其事:
    步出齊東門,遙望蕩陰里。里中有三墳,纍纍正相似。問是誰家塚?田疆古冶子。力能排南山,文能絕地紀。一朝中陰謀,二桃殺三士!誰能為此者?相國齊晏子。


문제는 안자가 이런 음모를 꾸며 제거 게임을 하려도 상대가 염치를 알아야 한다.

이게 없으면 게임은 성립되지 않는다.

안자가 주술을 걸었는데 저들에게 의분(義憤)과 절개(節槪)가 없었다면,

어찌 죽음으로 이를 지키려 하였으리요.

다만 저들이 저것이 모두 다 안자의 술수임을 알았다면,

함께 동맹이라도 맺어 안자에 대항하였을 것이다.


원래 공손첩, 고야자, 전개강 3인은 임금의 총애를 입고,

방자하니 나대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였다.

안자는 이들을 제거하지 않으면 나라가 필시 어지러워지리라 생각하였다.


처음 바둑을 배울 때,

정석을 열심히 외우며 공부를 해둔다.

헌데 막상 대국에 임하여 정석대로 두려 하여도,

상대가 이대로 응하지 않으면,

더 이상의 행로(行路)가 막연해지고 만다.

정석 밖의 행마(行馬)라는 것은,

천변만변(千變萬變) 수(數)의 숲을 헤치며 천로만로(千路萬路)를 걷는 것임이라,

실로 앞일을 기약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떠한 때, 어떠한 상황 조건 하에, 어떠한 인간에겐,

정석이나 예법이라는 것은 때론 트랩(trap)과 같은 것,

이런 약속이 기속(羈束) 작용을 하여,

인간의 행동을 제약한다.


안자는 본디 안영(晏嬰)이란 인물인데,

단신에 볼품없는 모용이었으나,

꾀가 많고 지혜가 많다하여 안자라 대접하여 부르기도 한다.


내가 이 이야기를 처에게 들려주려할 때,

복숭아 두 개로 삼인의 장수를 죽이는 이야기를 해주겠다며,

왜 삼인을 죽여야 했는가?

이리 먼저 물어보았다.


하였더니 대뜸 삼인을 죽여야 득이 되기 때문이란다. 

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그리 획책한 이에게 득이 되기 때문이란 이야기다.


내가 놀라서 어찌 그런 생각을 하느냐며,

그 이야기는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 그 다음을 마저 들어야 알 수 있는데,

이젠 공부가 많이 익어가고 있구나 하고 점두(點頭)를 하였음이다.


대개 이도살삼사 이야기에만 멈추면 세상의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된다.

삼사는 모두 장수들이다.

그저 제 용력(勇力)만 뽐내고, 임금의 총애만 믿으며,

안하무인으로 행동하였을 것이라는 것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문인(文人)의 대표 안영 입장에선 달가운 세력이 아니었을 것이다.

저들을 거세하면 조정은 자신의 손아귀에 들어오리란 판단을 하였을 것이다.

핑계는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무리를 지어 나라를 좀 먹는 이들이라든가,

위계질서를 어지럽히는 패륜아라 나발을 불면,

쉽게 여론에 먹힐 것이다.


일거에 악인으로 전락한 저들.

이를 쳐서 없애는 것은 마땅한 일이니,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언제나 명분과 실속, 

이 둘을 다 갖춘 있는 목적 장치 조건이 된다.


허나, 그 다음 이야기를 마저 들어야 이 전하는 말씀을 온전히 접수할 수 있다.

기실 책 속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내가 행간에 숨은 뜻을 밝혀,

예전부터 헤아려 두었던 것인 바,

이 후속 이야기는 다음을 기약하고자 한다.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지삽  (0) 2015.08.19
안하무인 한전 가지치기 3  (0) 2015.08.16
불사수(不死樹) 블루베리  (1) 2015.07.15
온축(蘊蓄)  (6) 2014.11.25
뜬장 농법  (0) 2014.11.22
reset 농법  (0) 2014.11.03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농사 : 2015. 7. 4. 2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