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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밀장(乙密藏)

농사 : 2016. 7. 18. 18:55


블루베리 밭에 들어가면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린다.

키를 넘기도록 자란 풀대들이 바람에 너울거리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이 한여름의 열기를 듬뿍 받아가며 찬란한 한 생을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잦은 비로 블루베리 열매가 나무 밑에 떨어져 있다.

마치 보석함에서 쏟아진 자수정처럼 빛나고 있다.

순간 그 알알마다 석박혀 있을 씨앗들의 함성을 듣는다.


레벤후크(Antony van Leeuwenhoek, 1632-1723)는 정자(sperm)를 발견하였다.

이래로 실로 기묘한 이론이 제기되었다.

 

즉 각각의 정자는 실제로 작은 인간을 그 속에 지니고 모체에 들어가면 태아로 성장하고,

마침내 성인으로 된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정자 속의 작은 인간도 그 정자 속에 더욱 작은 인간을 지니고,

이것이 무한히 되풀이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1754년엔 헨리 베이커는 다음과 같이 이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종합하였다.

 

씨 가운데 초목(草木)이 있고,

이것이 또 씨를 지닌다.

이 씨 속에도 또 초목이 있고,

이것이 되풀이 하여 씨를 지닌다.

 

한 알의 딸기도 그들 자신 속에,

딸기의 커다란 과수원을 감추고 있다.

한 알의 밤일지라도 천년 후에는,

함대가 되어 帝國과 富를 가져온다.

 

한 알의 桃金孃의 씨는 그들 가운데,

많은 숲을 감추고 있다.

詩人은 여기서 사랑의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리고 아담도 자신 속에 많은 후예를 지니고 있었다.

즉 일찍이 삶을 영위한 사람들은

이제부터 살 사람들을.

(헨리 베이커)
(※ 참조 ; 백만인의 유전학)

 

아, 이것은 화엄경의 말씀과 같구나.


無量劫海修功德,  供養十方一切佛,

教化無邊眾生海,  盧舍那佛成正覺。

放大光明照十方,  諸毛孔出化身雲,

隨眾生器而開化,  令得方便清淨道。

佛於往古生死中,  調伏一切諸群生,

於一念中悉解脫,  世雄無量得自在。

深心淨信普莊嚴,  往修滿足波羅蜜,

與諸剎海塵數等,  堅固安住一切力。

出微妙音遍十方,  具足實智滿眾心,

無量方便化眾生,  是師子吼寂靜法,

人尊如是德無量,  應詣供養聽受法。

如佛剎等微塵數,  最勝諸子詣如來,

各雨一切供養具,  一心恭敬觀導師。

如來所說一語中,  演出無邊契經海,

於一切眾雨甘露,  恭敬往詣兩足尊。

三世諸佛無上願,  大聖道場分別說,

亦非集在一念中,  宜速時詣覲最勝。

盧舍那佛大智海,  光明普照無有量,

如實觀察真諦法,  普照一切諸法門。

(大方廣佛華嚴經 盧舍那佛品)


이 가운데,

다음 대목에 집중한다.


無量劫海修功德,  供養十方一切佛,

教化無邊眾生海,  盧舍那佛成正覺。

放大光明照十方,  諸毛孔出化身雲,

隨眾生器而開化,  令得方便清淨道。


"... 그리고 광명을 발하여 시방세계를 비추며, 

하나하나의 털구멍으로부터 화신(化身)의 구름을 일으켜서,

중생의 근기에 따라 교화 방편의 길을 얻으셨다.” 


이 같은 연화장엄세계의 동, 서, 남, 북에 또 다른 세계가 있고,

그 안에 부처님의 나라가 있으며,

그 부처님을 중심으로 무수한 보살들이 결가부좌(結跏趺坐)하고 있다.


또한 이들 무수한 보살들은 자기 몸의 모든 털구멍 하나하나로부터,

구름과 같은 빛을 뿜어내고,

그 하나하나의 빛 속에 다시 무수한 보살들을 나타내고 있다. 


一毛孔中, 無量佛剎


“털구멍 가운데, 헤아릴 수 없는 불국토가 있다.”


이런 짜릿한 표현이 세상에 더 있을까?

이게 한낱 꾸밈, 수사가 아니라,

세상의 실상이라면,

농부는 블루베리 한 알조차 소홀히 할 수 없다.

무량(無量)이란 곧 무한(無限)과 같다.


一切十方諸佛土,  入佛一毛猶不滿,

佛以大慈如虛空,  是名清淨慧法門。

(大方廣佛華嚴經 世間淨眼品)


“일체의 시방 제 불국토를 부처의 털구멍 하나에 넣어도 가득 차지 않으며,

부처의 자비는 허공과 같이 크다. 이를 이름하여 청정지혜법문이라 한다.”


여기 공연히 종교적인 편의(偏倚)에 빠져 자칫 그릇되게 이해할 필요는 없다.

문학적 수사로 보아도 좋겠지만,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의 한 모습으로 보면 어떠할까 싶다.

물론 불교도들은 저것을 깨달음의 실상으로 볼 터이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놔두고 말이다.


그러니까,

이 세상은 중중무진(重重無盡) 법계연기(法界緣起)로 짜여져 있다.

저 헨리의 시나 화엄경은 이리 그 깨우침을 노래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저 풀바다, 블루베리로 펼쳐진 법계의 그물망 속으로 퐁당 빠져버리고 만다.

저 보랏빛 유혹의 바닷 속으로.


悉為十方一切世界眾生故,欲度一切眾生故,欲分別知一切世界故,發菩提心;欲知微細世界即是大世界,知大世界即是微細世界;知少世界即是多世界,知多世界即是少世界;知廣世界即是狹世界,知狹世界即是廣世界;知一世界即是無量無邊世界,知無量無邊世界即是一世界;知無量無邊世界入一世界,知一世界入無量無邊世界;知穢世界即是淨世界,知淨世界即是穢世界;於一毛孔中悉分別知一切世界,於一切世界中悉分別知一毛孔性;知一世界出生一切世界,知一切世界猶如虛空,欲於一念知一切世界,悉無有餘故,發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大方廣佛華嚴經 初發心菩薩功德品)


“ ...

또 미세한 세계를 알려 할 때,

이게 곧 커다란 세계이며, 

커다란 세계를 알려 할 때,

이는 곧 미세한 세계임을 알며, 


적은 세계를 알려 할 때,

이게 곧 많은 세계임을 알고, 

많은 세계를 알려 할 때,

이는 곧 적은 세계임을 알며, 


넓은 세계를 알려 할 때,

이게 곧 좁은 세계임을 알고, 

좁은 세계를 알려 할 때,

이는 곧 넓은 세계임을 알며, 


하나의 세계를 알려 할 때,

이게 곧 무량무변한 세계임을 알고, 

무량무변한 세계를 알려 할 때,

이는 곧 하나의 세계임을 알며, 


무량무변한 세계가 하나의 세계에 드는 것을 알려 할 때,

이게 곧 하나의 세계에 드는 것임을 알고, 

하나의 세계가 무량무변한 세계에 드는 것을 알려 할 때,

이는 곧 무량무변한 세계에 드는 것임을 알며, 


더러운 세계를 알려 할 때,

이게 곧 깨끗한 세계임을 알고, 

깨끗한 세계를 알려 할 때,

이는 곧 더러운 세계임을 압니다. 


하나의 털구멍 속에 일체의 세계가 있음을 알고,

일체의 세계 속에 하나의 털구멍의 본바탕이 있음을 알며,

하나의 세계로부터 일체의 세계가 생김을 알고,

일체의 세계는 마치 허공과 같음을 알며,

일념 가운데 일체의 세계를 남김없이 알려고 하기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을 냅니다."

(※ 阿耨多羅三藐三菩提心 : 無上正等正覺)


풀바다의 세계를 알려 할 때,

이게 곧 블루베리의 세계임을 알며,

블루베리의 세계를 알려 할 때,

이는 곧 을밀장(乙密藏)의 세계임을 알게 된다.


여기 을밀장(乙密藏)에 대하여 잠시 설명을 해둔다.

을밀농철(乙密農哲)에 따라 키워진 블루베리가 온 세상을 보랏빛으로 물들인다.

이 세계를 나는 을밀장 세계라 부른다.


화엄경(華嚴經)과 범망경(梵網經)엔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에 대한 기술이 있다.


此最中央香水海,名:無邊妙華光,以現一切菩薩形摩尼王幢為底;出大蓮華,名:一切香摩尼王莊嚴;有世界種而住其上,名:普照十方熾然寶光明,以一切莊嚴具為體,有不可說佛剎微塵數世界於中布列。

(大方廣佛華嚴經 華藏世界品)


佛子!彼眾香水海中有一香水海,名樂光明,有一切香摩尼寶王莊嚴蓮華;上有世界,名清淨寶網光明,佛號離垢淨眼廣入。

(大方廣佛華嚴經 盧舍那佛品)


이 둘은 판본이 다른 화엄경인데,

내가 취하고자 하는 내용 중 같은 부분을 적어 두었다. 


이것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중앙 한가운데에 향수 바다가 있고,

거기 큰 연꽃이 있는데,

이 연꽃 속에 함장(含藏)되어 있는 세계를 일컫는다.


이를 범망경에선 더 드라마틱하게 그리고 있다.


號為盧舍那,住蓮花臺藏世界海。其臺周遍有千葉,一葉一世界為千世界,我化為千釋迦據千世界。後就一葉世界,復有百億須彌山、百億日月、百億四天下、百億南閻浮提、百億菩薩釋迦坐百億菩提樹下,各說汝所問菩提薩埵心地。其餘九百九十九釋迦,各各現千百億釋迦亦復如是。千花上佛是吾化身,千百億釋迦是千釋迦化身。吾已為本原,名為盧舍那佛。」

(梵網經 盧舍那佛說菩薩心地戒品)


“노사나불은 연화대에 계시는데, 그 대 주변은 1,000개의 잎으로 되어 있다.

잎 하나가 하나의 세계이고, 나(노사나불)는 석가모니불로 화현하여 1,000개의 세계에 산다.

잎 하나의 세계는 다시 백억 개의 수미산, 백억 일월, .....

백억의 나라마다 석가모니불이 보리수 아래에 앉아 계신다.”


이 묘사는 실로 무한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Mandelbrot의 프랙털(fractals)과 같이,

미소(微小) 자기복제를 통해 무한 세계를 창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a rendering of a three-dimensional fractal
http://blogs.discovermagazine.com/badastronomy/2009/11/19/gorgeous-3d-mandelbrot-sets/#.V4ylXNKLTcs)


을밀장 역시 자연의 극소 근원 법칙을 원용하여,

블루베리 꽃바다의 세계를 우리 밭에 펼쳐내었다.


나는 모든 농부가 비료에 의지 하지 않고,

농약을 불러들이지 말고,

태양과 바람 그리고 비(雨)의 기본 단위 요소만으로써,

순수한 생명의 세계를 그려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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