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소인배

소요유 : 2018. 7. 13. 11:50


내가 시골에 들어와 보니,

인간상의 적나라한 모습을 잘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여긴 챙길 염치도 없고, 

사물의 도리를 배운 바도 없는 이가 적지 않다.


한 사람을 사귀었는데,

어느 날 말하길 군자는 한 줌이되, 소인은 99%이다.

이리 말하더라.

그가 말한 소인 중에 자신은 과연 포함될는지?

그는 자신을 어찌 생각하고 있을런가?


故君子必慎其獨也!小人閑居為不善

(大學) 


‘고로 군자는 홀로 있어도 필히 삼가나,

소인은 한가해지면 착하지 않은 짓을 한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니,

소인은 혼자가 되면 수치스러운 짓도 거리낌 없이 자행하며,

한가해지면 가만있지 못하고 흉한 짓을 애써 꾸민다는 말이다.

좀이 쑤셔 스스로를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의 무게가 저로서도 감당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알량한 무게조차 짊어질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내 이런 자를 떼거리로 본 적이 있다.

그 중 비열하기 으뜸인 자가 있으니,

요즘 여기 출몰하고 있다.


청한 바도 없이 나타나,

제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과시 소인의 전형을 이루누나.


권주(勸酒) 마다하고 자청하여 독주(毒酒)를 마시겠다고 하니,

이는 제 분수를 아는 소이렸다.


소인은 자기 자신에 의지 하지 않고,

다른 이, 다른 사물에 의지할 뿐이다.

한마디로 자존심이 박약하다는 말이다.

자존 의식이 없은즉, 끊임없이 외물을 탐하고,

비슷한 종자끼리 무리를 이루고, 

그리 숨어 못난 인격을 감추고,

비루한 짓을 그치지 않는다.


그러한즉, 한가함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외물을 들쑤시고, 재미를 구하고, 이(利)를 탐하기 바쁘다.

이를 위해선 악이라도 불사한다.

이게 소인들의 전형적인 삶의 양태이다.


飽食終日,無所用心,難矣哉!不有博弈者乎,為之猶賢乎已。

(論語)


“배불리 먹고 종일 마음 쓰는 곳이 없으면,

음탕한 욕심이 생기지 않기 어렵다.

놀음이나 바둑이 있지 않은가?

그것을 하는 것이 외려 하지 않는 것보다 나으리라.”


오죽하면 공자가 이런 말씀을 하셨겠는가?


흔히, 주위를 보면,

천불한당 녀석들이 도박하고 게임에 빠져 허랑방탕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그의 어미가 제발 그 짓 좀 하지 말고 사람 노릇을 하라고 애소를 한다.


헌데, 어림없는 소리다.

그나마 그 짓이라도 하기에 그 정도지,

만약 이 짓을 하지 않게 되면, 

필시 도적이 되거나, 나라의 간신 역적이 되고 말 것이다.

도대체가 소인은 한가로움을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것이다.


그러하니, 공자는 녀석들이 차라리 도박하고 바둑에 빠지는 것이 낫다고 이르시는 것이다.


소인 녀석들에게 마작이나 바둑돌이 들려 있기에, 

소란스런 가운데, 그나마 나라가 견뎌낼 수 있다.

이것마저 빼앗아 버리면 나라에 역적과 간신이 창궐하게 되는 수가 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공자는 너무 무르다.

한비자, 그리고 그의 학도인 나라면,

모조리 잡아다 징치하고 말았을 것이다.


무릇 나라엔 다섯 종류의 좀벌레가 있다.

오두(五蠹)라.

내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며,

지금 놀아나는 소인 녀석들을 경계코자 한다.


其帶劍者,聚徒屬,立節操,以顯其名而犯五官之禁。

(韓非子)


“대검자는 무리를 모아, 의리를 내세워,

그 이름을 드러냄으로써 나라의 법을 범하고 있다.”


여기 대검자란 허리에 칼을 찬 자를 일컬으니,

이치와 도리가 아니라 힘으로써 세상을 횡행하는 협객,

요즘 식으로 말하자면 조폭, 천불한당을 이르는 말이다.

저들이 내세우는 의리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저 제들 무리 끼리나 통하는 깡패의 의리가 아니겠는가?

그래 떼거리 지어, 이름을 걸고 법을 어기고, 천하의 도리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저들이 모여 흉한 짓을 일삼는 혈자리 주인 혈주(穴主)는 이 이치를 알고 있는가?

다른 데 한눈 팔기 바쁜데, 어찌 알 턱이 있겠음인가?


한비자는 이들을 다섯 좀벌레 중 하나로 거론하고 있는 것이다.


人主不除此五蠹之民,不養耿介之士,則海內雖有破亡之國,削滅之朝,亦勿怪矣。

(韓非子)


"군주가 이 오두를 척결하지 못하고,

곧고 바른 인사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천하에, 깨지고 망하는 나라가 생기고,

깎이고 멸하는 조정이 있더라도,

역시나 괴이하다 여길 일이 아니다."


한비자 그는 역시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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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14 10:12 PERM. MOD/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사용자 bongta 2018.07.14 18:09 신고 PERM MOD/DEL

    초대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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