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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분석’ 믿지 마세요 - 기사 반박

소요유 : 2008. 2. 18. 21:50


오늘 우연히 이코노미스트 기사를 보게 되었다.

☞ Link : 주가에 대한 ‘기술적 분석’ 믿지 마세요

그런데, 참으로 해괴한 작문(?)을 보고는 그냥 지나치려다,
심심하던 차, 우정 몇가지 지적을 해보고자 한다.
(이하 인용 부분은 박스로 처리하였다.)

“예를 들어 볼까요. 주사위를 던지면 1번 숫자가 나올 확율은 6분지1 입니다. 그런데 우연히 주사위 5번을 던졌는데 1번이 5번이 나왔다고 가정합시다. 그렇다면 앞으로 주사위를 던져서 1번이 나올 확율은 얼마일까요? 당연히 6분지1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1번이 자주 나오는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1번이 나올 확율이 6분지1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착각을 합니다. 과거의 거래량과 주가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려고 하지만, 사실 과거의 거래량과 주가는, 미래 주가와 전혀 무관한 것 입니다. 위의 주사위 놀이에서 알 수 있듯이 말 입니다.”

이것 읽어 보고 조금 이상한 점을 못 느끼시겠는가 ?
과거의 주가와 미래의 주가가 무관한가, 또는 아닌가 따위의 진위가 문제가 아니라,
위 언술은 근원적으로 문제가 있다.

기자가 얘기하려고 하는 취지는 ‘과거의 행태가 미래를 규정하는 게 아니다’라쯤 되겠다.
하지만, 그가 들은 주사위의 확률 문제는 주가와 서로 견줄만한 비교 대상이 아니다.
비교 대상을 잘못 선택하였기에, 기자의 언술은 내용의 겨냥하고 있는 것의 시비여하를
불문하고 성립되지 않는다.

우선 주사위 문제를 검토해 보자.
예컨대, 주사위를 던져 특정 숫자가 나올 수학적 확률은 1/6이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면 그렇지 않다.
그러나, 던지는 횟수가 증가하면 점점 수학적 확률인 1/6에
가까운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통계학적으로 정리하여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크기가 큰 모집단에서 무작위로 뽑은 표본의 평균이
전체 모집단의 평균과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이게 소위 말하는 ‘대수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 ※ 참고 글 : 2008/02/13 - 대수의 법칙과 물태우의 법칙 )

이 대수의 법칙에 따라,
주사위를 던졌을 때 각 눈이 나타날 확률은
과거, 현재, 미래를 불문하고 모두 1/6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의 주가를 토대로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 행위는
(이런 방법론 또는 기술을 우리는 기술적분석이라고 부른다.)
주사위의 확률과는 성격이 다르다.

주사위는 각 면들이 모두 동질적이며, 평등한 관계를 갖고 있다.
따라서, 다른 면과 차별적인 특징을 갖고 있지도 않다.
그러하니, 각 면들이 현실에서 나타날 확률은 모두 같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주가란 인문적 현상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심리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또한 경기변동이라든가, 경제학적 기업의 lifecycle 변천 등은
일정한 주기적 패턴이 있음이 학문적으로 연구,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주가의 일정 행태, 패턴을 연구하여,
미래를 예측하려는 노력이 전혀 무망한 노릇은 아니다.

그런 것을, 기자는 주가의 미래는 주사위가 던져졌을 때,
어느 면이 나올지는 1/6이라는 확률외에는 알 수 없듯이,
주가 역시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는 마치 주가는 랜덤워크(random walk), 나아가 불가측하다고
주장하고 있지 않은가 ?

주사위와 같은, 물질이 지배하는 현상하고,
인문현상의 일종인 주가행태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도
바르지 않거니와, 기자가 이어 지적하고 있는 주가가 ‘기업의 수익성’과
긴밀한 인과관계를 맺고 있다는 주장하고도 배치된다.

기자의 주장대로 주가가 ‘수익성’과 인과관계가 있다면,
따뜻한 주가를 차가운 주사위와 비교하며,
주가의 불가측성을 암시하고 있는
지금의 이 언술은 상호 제 존재를 전후간 배반하고 있다.

그는 이어 존 스튜어트 밀의 말틀을 빌어 조목조목 기술적분석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 역시 그의 말을 하나하나 따져 보고자 한다.

우선, 그에 앞서 먼저 확인해 둘 일이 있다.
그는 일시적인 것과 장기적인 것을 제대로 분별하지 않거나,
은연중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주가만 상대를 하여야 한다는 듯이 의론을 펴고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을 단기 또는 장기로 할 것인가도 문제지만,
현실적으로 주식투자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시지평(time horizon),
개인의 위험 선호 정도, 투자 목표에 따라 장/단기간별 투자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

즉 기업의 장기적인 수익성내지는 전망을 의식하고 투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와는 전혀 무관하게,
예컨데, 초단기 주가의 변동(fluctuation)에만 주목하는
사람도 있다는 점을 외면해서는 아니 된다.
또한 현실 세계에서는 기업의 수익성이 아무리 낮아도,
장래성이라든가, 투기세력의 이합집산의 정도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주가가 움직인다는 점을 그는 무시하고 있다.
기술적분석가들은 이런 현실적인 사정을 헤아려,
과거 유사한 사례를 연구, 분석하여, 현실의 투자에 응용한다.

“첫째 조건은, 원인이 결과보다 시간적으로 앞서야 한다는 겁니다.”
“‘주가가 올랐기(결과)’ 때문에 ‘기업 수익성이 좋아졌다(원인)’는 말은 성립되지 않다는 것이지요.”

이말도 진술해 놓는 화법이 조금 나이브하여,
댓거리하기 사뭇 민망하지만,
간단히 지적하고 넘어가자.

수익성이 좋아졌기에 주가가 뒤따라 오르기 보다,
현실에선 앞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을 예상하여 주가가 먼저 오른다.
막상 수익성이 좋아진 것이 확인이 되면 주가는 이내 떨어진다.
이게 현실 세계이다.
그렇다고, 이를 두고 결과가 원인을 견인했다고 주장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주가란 미래를 예상하여 앞서 반응한다라는 사실만 확인하면 그 뿐이다.
그런 것을 기자는 시간축을 성실하게 따라 주가가 반응하기를 소망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이리 기자를 의심해본다.

더우기 선물시장에선
거꾸로 현물시장을 쥐고 흔들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The Tail Wags the Dog.'
현실에선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들 경우도 적지 않다.

“기업수익성이 좋을수록 주가가 올라간다면, 이 둘 사이에 갚은 연관관계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기술적 분석은 기업수익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분석 기법 입니다. 둘째 조건을 보아도, 기술적 분석은 관심을 가져서는 안되는 분석기법입니다.”

이것도 첫 번째 못지 않게 순진한 언술이다.
기술적분석가들 그 누구도 기업성과 주가의 연관성을 굳이 나서서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기자가 오해하듯이 수익성을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다.
다만, 기술적분석가는 무시하고 있는 게 아니라,
아예 관심조차 없다라고 하는 게 바른 말일 것이다.

무슨 얘기냐 하면, 주가의 형성요인을 기자처럼 인과관계(causal)로 파악하는 게 아니라,
그저 주가 system(系)을 'black box'로 볼 뿐이다.
이를 시계열방법(time series)이라고 부르는데,
그들의 태도는 아래와 같다.
“界를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며, 설사 이해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행동을 지배하는 관계를 측정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다는 것입니다.
둘째, 관심사는 왜( Why ) 그것이 일어났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날 것( What )을 예측하는데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 ※ 참고 글 : 2008/02/18 - 예측술(豫測術) - ①/② )

결국 기술적분석가와 기본적분석가는 삶 또는 주가에 대한 태도가
서로 상이한 것이다.

나 같으면 내가 옳으네, 네가 옳으네 하고 다툴 것이 아니라,
각자의 태도를 그냥 인정하겠다.
그리고 나는 나의 길을 가면 된다.
너는 너의 길을 가게 내버려두 듯이.

기자는
마치 종교 원리주의자도 아니고,
타인의 삶의 태도에 왜 그리 관심과 걱정이 많은가 ?

“기술적 분석이 근거 없다는 걸 알려 줍니다. 기업수익성을 갖고서 미래주가를 충분히 설명할 수는 있지만, 주가에 일시적인 영향을 주는 유가, 금리, 환율 같은 변수로 주가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 언술 역시 너무 초보적이다.

어떠 사람은 기업의 수익성에 주목하여 투자하지만,
혹자는 유가 변동에 따른 주가 변동에 착목하여 투자를 결행하기도 하며,
혹자는 금리, 또는 환률 변동에 민감히 반응하여 투자결정을 내린다.
현실적으로도 기업 고유의 수익성의 변동보다 유가, 금리, 환률 변동에 따른
영업외 수익변동폭이 더 클 경우도 많다.
그 뿐인가 ?
혹자는 아비트리지(arbitrage), scalpping 투자를 하기도 한다.
현실 주식시장에선 이에 따라 역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기도 한다.
그러하니, 그가 말하는 수익성 일변도의 주가 형성론은 너무 순진하다.

더욱이 수익성이라는 게 그저 기업 고유의 영업활동에 따라서만 변동되는 게 아니라,
그가 말하는 유가, 금리, 환률, 자연재해 등 외부환경 변화에도 종속적이다.
이들을 그리 대립적으로 나누어 설정하는 것도 올바른 이해라고 할 수 없다.

이리 주장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기술적분석가를 옹호한 듯이 보일 수도 있겠다.
이 자리에서 나는 다만, 기자의 주장이 사뭇 그릇되었음을 밝히고자 하였을 뿐이다.

( ※ 현재 주식/봉도표 카테고리에 주가 분석 글을 연재하고 있다.
이게 기술적 분석에 속한 것이지만, 적당한 시점에
bongta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식투자에 대한 한가지 소식을 기술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에 앞서, 기본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봉도표를 벼리로 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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