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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상불여심상(面相不如心相)

상학(相學) : 2011. 12. 29. 23:40


당(唐) 재상 배도(裴度)의 이야기 한 토막.

그는 어린 시절 가난하여 몹시 곤궁하였다.

당시 일행선사(一行禪師)란 고승이 하나 있었다.
일찍이 사람들의 관상을 잘 보았는데,
배도를 보더니 이리 말한다.

“눈빛이 떠서 밖으로 새고,
입가의 주름이 입안으로 흘러드니,
아마도 굶어죽는 화가 있겠구나.
모쪼록 방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겠다.”

(※ 참고 :
1. 눈빛이 살처럼 쏘는 듯한 사람이 있다.
안광이 밖으로 떠서 새는 것은 지극히 꺼리는 바라,
정기가 넘치는 것은 좋으나 희번덕거리며 새는 것은 좋지 않다.
자고로 눈은 가늘고 긴 것을 으뜸으로 치되,
다만 눈빛은 밖으로 드러나 흩어지는 것(浮露)은 경계했다.
눈빛은 안으로 감추어져야 좋다.
그렇지 않은가?
노다지 눈빛이 밖으로 새니 정신인들 어찌 온전히 온축(蘊蓄)되어있겠는가?

2. 법령(法令)
코 양쪽 변에 밑으로 흐르는 주름이 있다.
이를 법령이라 이른다.
이는 이 그림(
☞ 면부궁위도)을 참고하라.
이 법령이 흘러 입 안으로 들어가면 굶어 죽을 상이라 한다.
위에서 일행선사는 배도의 얼굴에서 이를 보았던 것이다.

3. 우리네는 관상(觀相)이란 말을 많이 쓰나,
중국에선 면상(面相)이란 말을 주로 쓴다.
관상이란 말은 중의적이라 '상을 보는 것', '얼굴 상 자체', 이리 양자를 아우르지만,
면상이란 '얼굴 상 자체'를 이르니 관상에 비해서는 의미 접근이 보다 명확하다.)
 
후에 배도가 음덕(陰德)을 많이 짓고,
다시 일행선사를 만나게 되었다.

일행선사는 크게 놀라며 이리 말한다.

“너는 필시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착한 일을 많이 하였구나.
공덕이 무량하니 일후에 반드시 귀해져 조정의 재상이 되리.”

배도가 이를 듣고는 웃으며 말한다.

“대사는 이전엔 내 관상이 굶어죽을 상이라 하셨소만,
지금은 반대로 귀히 재상이 된다고 하시니,
이 무슨 까닭입니까?”
 
일행선사가 말한다.

“칠 척 몸이 일 척 얼굴과 같지 못하며,
일 척 얼굴이 세 치 코만 못하다.
세 치 코인들 또한 단 한 점 마음보만 못하니라.
(七尺之身,不如一尺之面;一尺之面,不如三寸之鼻;
 三寸之鼻,又不如一點之心。)
 
네 얼굴을 보니 필시 굶어죽을 상을 막아내었도다.
네 심상(心相)을 보니 마땅히 귀히 되리라!”
 
배도가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여 이리 여쭙는다.

“저는 관상이니 수상 따위는 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심상이란 안에 있는데 어찌 이를 볼 수 있단 말입니까?”

일행선사가 답하여 말한다.

“하늘의 뜻을 알고자 할진대,
모름지기 구름이 흘러 향하는 바를 구할지라.
마음속의 일을 밝히려면,
모름지기 눈빛을 살필지라.
사람의 말이란 곧 마음의 소리인지라,
사람의 눈(동자)이란 곧 마음의 문이니라.” 

네 마음바탕이 인후하고, 기백과 도량이 크고 넓으며,
또한 음덕을 너름직하니 쌓는고야,
오늘 너의 안광을 보아하니,
맑고 깨끗하니 또렷하고나.
자색 기운이 눈동자를 꿰고,
입가의 주름이 입가를 길게 지나 돌아드니,
필경은 귀히 될 것을 추호도 의심할 바 없고뇨.”

후에 배도는 과연 출장입상(出將入相)하여,
진국공(晉國公)에 봉해졌다.

***

‘有心無相,相隨心生;有相無心,相隨心滅。’
 
‘마음이 있어도 상이 없으면, 상이 마음을 따라 생기고,
상이 있어도 마음이 없으면, 상은 마음을 따라 멸한다.’

(※ 참고 글 : ☞ 2009/09/18 - [상학(相學)] - 상(相)과 심(心) 2)

마음에 새로운 바람이 일면,
상이 바뀐다.
관상이 아무리 좋아도 마음이 짓는 태를 따를 수 없다.
남모르는 덕(陰德)을 많이 쌓으면,
언제고 복이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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