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영자(英雌)

소요유 : 2012.02.14 22:50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여자 영웅 영자(英雌).
어제 서울에서 시골 농원으로 오면서 그의 노래를 거푸 듣는다.

거칠 것 없이 터지는 그의 목청.
한 줄기 폭포수처럼 시원하게 내닫는 그의 목소리.

내가 사랑하던 이였다.

그의 명복(冥福)을 빈다.

(Now Special Series Whitney_Houston 2012)



(Now Special Series Whitney_Housto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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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2.02.15 15:09 PERM. MOD/DEL REPLY

    제가 음치이다보니 노랠 잘 부르는 사람을 보면 여간 부러운게 아닙니다.
    저도 올드팝을 좋아하니 당연히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도 좋아하지요.
    아바의 댄싱퀸 같은 노래도 특히 좋아합니다.
    송창식과 최근엔 나이들어선지 트롯가수가 좋더군요.

  2. bongta 2012.02.15 19:28 PERM. MOD/DEL REPLY

    나이가 들어가니 주변에 떠나는 이가 늘어나는군요.
    저이 노래를 좋아했는데 저리 떠나니 안타깝습니다.

    저 역시 음치인데 음률을 알았으면 참으로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북받치는 감정은 글보다 노래라면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이라는 게 머리로 나오는 것이라, 가슴의 것은 역시 노래라야 제격이지요.
    가슴의 것을 머리로 토해내려 할 때는 하나를 더 거쳐야 하니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거치는 동안 막 해놓은 밥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쉬기도 하거든요.

    휘트니 휴스턴 같은 영자는 하늘이 내는 것.
    저와 같은 범인은 그저 영탄이나 하면서 영웅을 우러를 뿐인 것을.
    인간세 영웅이 아니라면 송죽이나 천년 바위보다 못하지요.

  3. 은유시인 2012.02.16 00:45 PERM. MOD/DEL REPLY

    느닷없이 안철수 열풍이 한반도를 때리더니
    (언제부터 안철수가 우리들의 국부, 즉 대통령깜으로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젠 주식관련 폭로로 안철수 목줄 조으려는 헤프닝이 벌어졌더군요.
    잘난놈처럼 여겨졌던 인간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차질 않나....
    도대체 잘난놈이 누구고 못난놈이 누군지 헷갈리기만 합니다.

  4. bongta 2012.02.16 18:55 신고 PERM. MOD/DEL REPLY

    제가 사실 정치엔 그다지 밝지 않습니다.
    이는 우선은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이겠지만,
    늘 정치하는 놈들로부터 배신을 당해왔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를 깊게 추적하지 않아 더욱 어둡습니다.

    안철수는 제가 조금 압니다.
    개인적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젊어서부터 그의 행보를 지켜볼 입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한들 제 개인적 인상에 불과하니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이를 전제로 말씀드린다면,
    그는 성실한 사람이다라는 것입니다.
    그가 만든 바이러스 치료제만 하여도,
    우리네 척박한 토양에서 초기에 무료로 보급하였지요.
    이게 그리 간단한 노릇이 아니거든요.
    물론 씨 뿌리고 나중에 거두려는 암중지책이 있었을는지 모르지만,
    이는 그의 속으로 들어가보지 않는 이상 확인할 수는 없지요.
    일단 저는 이를 그의 사회적인 큰 공덕으로 인정하고 싶습니다.
    게다가 당시 그는 아낌없이 그가 가진 기술 정보를 오픈하고, 사회에 제공했습니다.
    이는 제가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IMF 시절, 온 한국사회가 회사를 전부 외국에 팔기 바빴지요.
    망해서 팔기도 했지만, 돈에 쪼달려서도 팔아재끼지 않으면 아니 될 형편이었지요.
    안철수연구소는 그리 형편이 나쁜 처지가 아니었지만,
    외국기업에서 인수를 제의했어도 그는 거부했습니다.
    당시 크게 한 몫 챙길 수 있는 기회였지만,
    그는 외국에 한국 자생 기술을 넘기면,
    기술 종속적인 처지로 전락한다며,
    아무리 내게 이익이 되어도 그럴 순 없다고 하였지요,
    이것 역시 그리 쉬운 결정이 아닙니다.

    제가 말씀을 듣고는 관련 기사를 뒤늦게 약간 검색해보았습니다.
    사실 그동안은 아예 관심이 없어 제목만 보고 내용은 읽지도 않은 상태였지요.
    충분치 않지만 몇가지 기사만 보고 그 인상을 적습니다.

    안철수 연구소 임원들의 주식 매도 차익
    - 이것은 안철수와는 전혀 무관한 사안.
    안철수 자신의 주식 매도 상황.
    - 2005년도에 행한 것 - 지금 이슈에 해당 무.
    - 10년간 백 몇십억 배당이니 등등의 기사. - 지금 이슈와 무관.
    * 시가총액 4천억 짜리 회사에서 이 정도 대주주가 챙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예컨대 그럼 10억 챙겼으면 세인들이 만족하겠습니까?
    문제는 안철수 연구소가 과연 4천억 가치가 있는가 하는 것인데,
    저는 이게 상당히 뻥 튀겨졌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주주가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은 전적으로,
    그 사람 마음대로인 것이지 다른 사람이 왈가불가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것이지요.
    만약 제가 안철수라면 주가가 저리 급등하였다면,
    경영권 안정을 위한 최소한 주식만 남겨두고 상당량을 시장에다 내다 팔려는,
    유혹을 강하게 받았을 것입니다.
    안철수는 현재 팔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지분 50%는 저는 지금이 매도 찬스라고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이란 것은 참여한 사람이 법을 어기지 않는 한,
    매매 행위는 선도 악도 아닌 그저 드라이한 것으로 보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주식시장 철폐하여야 옳습니다.
    만약 도덕적으로 시장을 규율하겠다면,
    거기에 걸맞는 룰을 만들어 주식시장을 통제하면 됩니다.
    물론 그 형식은 사회적 합의를 하여야겠지요.

    그러함인데,
    항차 안철수는 지금 시점에서 아무런 매매행위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뉴스는 그저 과거의 매도 행위만 가지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것 가지고 그를 비난할 근거로 삼기엔 상당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근래 10년간 부동산이나 주식 투자한 것이 없다고도 합니다.
    최소한 주식과 관련되어 그를 비난할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다만 안철수를 그리 크게 믿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의 정치적 지향은 진보라 할 터인데,
    그는 기실 보수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도로민주당 소속 어떠한 이보다 그가 사뭇 낫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현재의 도로민주당은 절대 진보가 아닙니다.
    딴나라와 대차없는 보수에 불과합니다.)
    그는 근래에 보기 드문 인간적이고, 성실한 사람으로 저는 여기고 있습니다.
    물론 정치하는 인간, 또는 지향하는 인간을 저는 별로 믿지 않습니다.

    저의 정치적 지향은 부동의 반딴나라당이며,
    근래엔 반도로민주당이기도 합니다.
    딴나라의 경우엔 친일, 반민주의 원죄를 용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이번 정권의 패륜적인 4대강 사업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경제 실패한 것은 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지만.

    반도로민주인 이유는 FTA 체결의 초석을 만든 것이며,
    노정권이 내 순정을 배반한 것이 내내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그는 서민 위한다는 꼬갈모자 쓰고 표를 훑어 가고서는,
    정권을 시장, 삼성에게 내다 받쳤으며, 그것도 모자라 FTA를 강행하고,
    부동산 폭등을 방기하였지요.
    이것 그가 초기 표 살 때 약속한 것을 거꾸로 배반한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약과입니다.
    그의 가장 큰 과오는 앞으론 순정조차도 믿을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내 순정을 네다바이해간 노 그를 용서하기 어렵습니다.
    한편으론 그에게 애틋한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니긴 하지만,
    이럴 때마다 냉정해지자고 저는 제 자신에게 타이릅니다.

    거칠게 제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 주변 지인들엔 딴나라파도 많습니다.
    정치, 종교는 워낙 굳건한 개인의 신념에 기초하기 때문에,
    서로들 그냥 피해가는 것.
    이것 내가 옳다고 상대를 궁박하다가는,
    서로 등을 져야하지요.
    그냥 그렇게 살아들 가는 것이지요.

  5. bongta 2012.02.16 20:30 신고 PERM. MOD/DEL REPLY

    제가 진보인 이유는 '약자 중심의 원리'에 따라 살아가길 소망하기 때문입니다.
    정치라는 것이 약자를 보듬어 안지 못하는 한 그 어떠한 정치 세력도 저는 지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요상해서,
    제 눈에는 약자로 보이는 이들이 강자 편을 드는 당을 필사적으로 지지하는 광경을 많이 봅니다.
    이 모두 노예의 삶을 사는 이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소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하지만 강자 편을 드는 정치세력들을 향해 저는 아낌없이 적개심을 갖습니다.
    이 현실성 없는,
    그렇습니다. 무력하기 짝이없는
    이런 적개심마저 없다면 저의 정치적 무관심은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지요.
    적개심 유지,
    이것으로 그나마 제가 아직 사회적 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최소한의 양심을 확인하곤 합니다.

    그리하여,
    저의 對사회적 코드와 마찬가지로 對정치적 코드 역시 슬픔과 분노입니다.


  6. 은유시인 2012.02.27 03:02 PERM. MOD/DEL REPLY

    세상이 못된 쪽으로 영악하지 않으면 출세하기가 참 어렵구나 싶습니다.
    정직하고 양심적으로 살려다보면 어리석다 깔보이기 일쑤이고
    무시 당하기 십상이지요.
    사실 정치적으로 존경할만한 인간이 없습니다.
    정치밥만 먹으면 인간들이 부패해지나 봅니다.

    제가 존경할만한 사람은 음지에서 조용히 일하는 그저 평범하고 욕심없는 사람들입니다.

  7. bongta 2012.02.27 12:53 신고 PERM. MOD/DEL REPLY

    저는 ‘약자 중심의 원리’를 말하지만,
    기실 니체는 이와 정반대로 ‘강자 중심’의 철학을 이야기 했습니다.
    초인이란 결국 절대 강자를 말하는 것이지요.
    약자를 돌본다는 것은 결국 강자에게 폐를 끼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가령 복지라는 것만 하더라도 부자 주머니 헐어 약자 돌보자는 것이거든요.
    만약 이게 악이라면 가난은 죄이고 부자는 억울하게 당하는 피해자가 됩니다.

    그런데 예수는 말하지 않았습니까?
    “부자가 하늘나라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
    부자가 부를 일군 것이 정당하다면 이런 말씀을 굳이 하실 이유가 없지요.
    대가를 정상적으로 치룬 부가 아니라면 거기 책임이 따릅니다.
    가령 노예, 하인을 많이 두고 귀족들이 호의호식하고, 무엇인가 사회적 성과를 내었을 때,
    그게 온전히 그들의 덕인가 하는 것이지요.
    저는 가끔 이런 생각도 해보는 것입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퇴계 이황만 하더라도 서양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농노를 많이 거느렸습니다.
    때로는 이들을 학대도 하였다 하더군요.
    그러하다면 그의 학문적 성과는 이들의 희생이란 물적 토대를 여의고는 평가될 수 없지요.
    그가 먹고 살 것 혼자 해결하여야 했다면,
    아마도 책 한 줄 읽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가 농사일을 해보니까 저녁 때 되면 거의 파김치가 됩니다.
    그래서 사실 근래 몇 년간은 책을 읽을 여유도 거의 없는 형편입니다.

    하지만 천하인은 모두 퇴계, 그리고 그의 학문만을 우러릅니다.
    그 밑에 사라져버린 가여운 사람은 조명을 하지 않지요.
    일장공성만골고(一將功成萬骨枯)
    장수 하나가 공을 이루면 만 명의 해골이 들을 나뒹군다.
    공은 장수에게 돌아가지만, 그 하부 구조엔 이름 없는 만 명의 희생이 따르는 것이지요.
    至人無己,神人無功,聖人無名。
    지인은 무기하고 신인은 무공이며, 성인은 무명이다.
    그리하기에 장자는 이리 설파하고 있습니다.
    ‘지극한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잊고,
    신인은 공을 다투지 않으며,
    성인은 이름을 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이야기 중심인 부자를 놓고 본다면,
    부자는 자기만의 이익을 탐하고, 공을 취하고, 이름에 집착합니다.
    (물론 장자의 저 이론에 대하여는 나아가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지만,
    여기서는 의론이 길어지므로 이쯤에서 그칩니다.)

    예수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 바로 약자를 거둔 이입니다.
    이 부분에 관한 한, 감히 부처도, 마호멧도 따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니지만,
    저 예수를 절절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강자가 되길 원합니다.
    저는 모든 사람이 제 원하는 대로 강자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노태우의 보통 사람론이 엉터리인 것은 자명합니다.
    늘 말씀드렸듯이 모든 사람이 특별해질 때라야,
    그 나라는 보통의 평등한 나라가 됩니다.
    모든 사람이 보통 사람이 되면,
    그것은 그저 나약한 사람들, 찌질한 인간들이 모인,
    특이한 세상, 곧 특별한 세상으로 전락합니다.

    모든 사람이 초인이 될 수만 있다면,
    저는 니체가 말한 ‘초인 철학’을 지지합니다.
    제가 ‘약자 중심의 원리’를 펴는 것은 실인즉,
    모든 사람이 강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입니다.
    저마다의 개성, 재능을 아무런 제약 없이 마음껏 펼 수 있다면,
    개개인은 초인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 백마 타고 올 초인을 기다리고 있다면,
    이는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짓거리인 것,
    그는 영원히 노예 됨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 원하는 것임이라.
    그게 아니라, 모든 사람은 각자가 모두 초인이 되어야 합니다.
    이를 부처는 일찌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란 멋진 말로 표현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는 지금 거친 들녘에 내동댕이쳐진 약자를,
    저버리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지금의 약자는 스스로 약자임을 감내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부당하게) 약자로 만드는 강자를 기꺼이 찬양합니다.
    그리고 그의 발밑에 꿇어 엎드려 저들을 경배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삼독 탐진치(貪瞋癡)의 하나인 치(癡)임이니,
    실로 온 천하 사람이 어리석음에 들어 있음이 아닐런지요?

    그런 의미에서 니체의 강자론과 저의 약자론은,
    한참 많이 다르지만,
    한편으론 또한 별로 다를 것도 없습니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중중무진(重重無盡)
    세상은 서로 서로를 영원으로 되비추이는 관계망으로 엮어있지요.
    강자가 약자를 여의면 이는 곧 자기 존재부정이기도 합니다.
    이게 인위(人爲), 유위(有爲)의 길입니다.
    노장의 무위(無爲)의 길과 다른 듯하지만,
    기실 이 둘은 상호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동전의 안팎과 같은 것인데요,
    이는 의론이 사뭇 길어지므로 여기선 더 이상의 진행은 사양해야겠습니다.

  8. 은유시인 2012.03.02 13:26 PERM. MOD/DEL REPLY

    이미 여러 번 느꼈습니다만, 정말 글 줄을 풀어헤치는 솜씨가 대단하십니다.
    그만큼 경륜과 지식이 풍부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모르고서는 단 한 줄의 글도 쓸 수가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글을 읽을 때마다 감탄이 쏟아집니다.
    저도 글을 씁네 하는 사람입니다만,
    저의 지식의 미천함이 느껴져 부끄럽습니다.

    지난 16년간 지역신문에 매달리다보니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가산도 거덜났고, 이혼도 당했으며,
    얼마전엔 중상모략으로(신문제호를 빼앗기위해 현재 사하구의회 의원인 조모 씨의 흉계로 인함)
    감옥소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렇다고 한때는 내 밑의 직원이었던 조모 씨를 마냥 원망하진 않습니다.
    덕분에 지역신문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있었고,
    또 30년 넘게 하루 두세갑씩 피우던 담배도 끊었고,
    또 항차 소설을 씀에 있어 감옥소의 경험까지 요긴하게 소재로 쓸 수 있으니
    어쩌면 그가 은인이라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거주지를 부산 중앙동으로 옮겨 30년 넘게 전공으로 해왔던
    인쇄 디자인을 시작했으나
    이마저 여의치 않더군요.
    기업체 상대로 일을 하면 수입이 좋겠으나 그런 기업체를 섭외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노릇이고
    인쇄소를 상대로 하청일을 하자니 단가도 형편없을뿐더러 결제도 마냥 어기고 늦춰서
    생활이 되질 않더란 겁니다.
    해서
    궁리해낸 것이 자본 없이도 오직 내 기술과 경험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사업,
    농축수산물 직거래장터인 인터넷 쇼핑몰 "신토불이"랍니다.
    사실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요.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습니다. 우선 차량이며 노트북이며 캠코더, 카메라 등 필요한 장비 일색을 모두 갖추고
    또 쇼핑몰 사이트도 완성해서 인터넷에 출판했습니다만,
    내용을 채우고 회원을 모으는 일이 이제부터 시작인데 이게 여간한 일이 아니지요.
    현재 머무는 원룸이 월 45만원이요, 주차비가 15만원이라
    이것만 해도 특별한 고정수입이 없는 제겐 부담이 되어
    차라리 도심에서 어정거리며 남의 일을 해주고 그 수고로움으로 받는 월 1~2백만원 정도의 금원을 아예 포기하고
    시골로 내려가 신토불이 일에만 전념하는 것이 당장은 쪼들리더라도 머잖은 장래를 위해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래서 이곳저곳 거할 곳을 알아본 즉 몇 년 전부터 얼굴은 본 적 없지만 서로의 글을 읽어주고 격려해 온 소설가의 한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별장에 거할 것을 제안받았습니다.
    저는 공짜는 서로에게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사례를 익히 봐왔기에
    임대료를 주길 원했으나
    그는 대신 자신이 출판하고자 하는 책들의 교정과 디자인 편집해 주길 바라더군요.
    지금 이곳에 계속 머물려면 월 60만원이 과부담되는 것을 면하고자
    1~2년 정도 그곳에 가 있을까 고려중이랍니다.
    나이 60에 제 앞가림을 위해 전혀 준비한 것이 없는 제가
    마냥 어리석고 무능하다 여깁니다.

  9. bongta 2012.03.03 09:52 신고 PERM. MOD/DEL REPLY

    강태공(姜太公)은 80세에 세상에 나아가고,
    백리해(百里奚)는 70세에 재상이 됩니다.

    수명이 짧았던 그 시절을 고려한다면,
    저 정도 나이이면 그저 가죽만 남은 상태라 할 것입니다.

    저 당시는 신분, 골품 따위에 크게 구속당한 형편이지만,
    깨인 인재가 드물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외려 몸을 일으키기가 수월하지 않았는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대인은 꽉 짜여진 사회, 경제적 구조에 갇혀 지내기 때문에,
    제 물적 토대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제 아무리 재주가 뛰어나도, 용을 써도 도약이 용이치 않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란 것이 실로 진부한 말씀이지만,
    천명을 기다린다 함은 흔히 잘못 알듯이 하늘의 도움을 기다린단 뜻이 아닙니다.
    천시지리인화(天時地理人和)이듯, 여기서는 命은 곧 時, 즉 때를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태공이 위수가에서 곧은 낚시를 드리우고 있음은,
    주문왕이란 귀인을 만나기 위한 때를 고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제 아무리 실력이 있다한들,
    장차 천하를 거머쥐려하는 주문왕을 만나지 못하였다면,
    크게 판을 벌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주문왕은 강태공을 만날 때는 아직 왕이 아니었습니다.
    은나라 주왕(紂王)이 포악하여 민심을 잃자,
    나라를 빼앗고자 힘을 비축하고, 인재를 영입하고,
    여론을 제게 유리하도록 조작하는 등 은밀히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게지요.

    아마도 강태공이 곤궁함을 견디지 못하여,
    그대로 뛰쳐나갔다면 ...
    가령 장삿길을 나섰다든가,
    조그만 호족에게 몸을 위탁하였다든가 하였으면,
    결국 그 정도의 크기에 머물렀을 것입니다.
    하지만 뛰는 가슴을 꾹 눌러 앉히며,
    마냥 곧은 낚시를 위수가에 드리우고 있었던 것은,
    제 가치를, 재주를, 자존심을 지키고자 함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참으로 그가 곧은 낚시를 드리웠는가 아니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인문학적 장치, 인생이 하나의 연극이라면 그런 연극의 설정 정도로 보아주면 족하지요.

    강태공은 천명 아니 여기서는 천시를 알았던 게지요.
    하늘의 복, 행운을 믿은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때를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는 기실은 때를 넘어 자신을 믿은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이 믿음을 80세까지 밀고 나간 그.
    저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강태공,
    그는 범인(凡人)은 가히 범접도 못할 위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불망보(施不望報) - http://bongta.com/333

    은유시인님 말씀을 듣고 나니,
    제 글 시불망보가 생각납니다.

    제가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깊이 가슴 속에 새기고 있는 삶의 지표 중의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남에게 베풀었으면 보갚음을 기대하지 마라”

    그런데 이것에 오도되어 잘못 걸리면,
    아예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지 않으려고 몸을 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것은 거꾸로 허물을 짓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이런 태도를 견지하다보면,
    자칫 사람이 강퍅해지고, 정이 얇아지고, 나아가 인색한 지경에까지 이르게도 됩니다.
    ‘나는 주지도 받지도 않겠다.’
    이러면서 팽팽하니 긴장하며 울타리를 치며 살면서도,
    자신은 실로 고상하게 산다고 착각하기도 하지요.
    최소한 남에게 폐는 끼치지 않으니까요.

    한편,
    넙죽넙죽 받는 것도 추레한 구석이 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 시불망보는 베푸는 사람의 입장의 자세이지만,
    거꾸로 받는 사람의 입장은 양설힐 같이 떳떳함을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물론 기해와 같이 베풀었으되,
    전혀 이에 개의치 않는 사람이 맞대어 있었기에 더욱 빛이 났지만 말입니다.

    바둑을 두다보면 정석을 아무리 배워도,
    상대가 정석대로 두지 않으면,
    아무리 정석사전을 통으로 외우고 있다 하여도,
    별반 효험을 얻기 어렵지요.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 외손바닥으론 절대 소리가 나지 않지요.
    아무리 양설힐이 의연함을 지키려한다한들,
    베푼 이가 공치사를 바라며 동네방네 삼이웃을 향해 소리 높여 소문을 내며,
    방방거리며 내놔라 하면, 일은 어긋나 엉망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마치 초보자들의 바둑이 처음엔 정석대로 그럴 듯하니 9단 바둑을 흉내 내며 흘러가다가,
    일순 한 수만 삐끗 어긋나도 엉망진창이 되듯이 말입니다.

    그러함인데,
    후일을 그 누가 알겠습니까?
    저의 경우엔 피를 나눈 누나한테도 그리 모욕을 당했음인데.

    다만,
    저는 기억하고 있음임입니다.

    강태공이 80세까지 곧은 낚시를 드리웠음이며,
    양설힐은 기해의 도움을 받고도 의연함을 잃지 않았지요.

    강태공은 상부(尙父)가 되었고,
    양설힐은 후에 진나라의 중신(重臣)으로 활동합니다.

    은유시인님.
    태공망 보다는 스물이, 백리해 보다는 열이 남습니다.
    아니 이리 비교할 이유도 없지요.
    남으면 남는 대로, 모자라면 모자르는 대로,
    그는 그, 나는 나일뿐인 것을.

    저는 어떠한 경우라도 은유시인님 편입니다.
    어떤 결정을 하시든, 그리고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의연하게 그 길을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10. 은유시인 2012.03.03 10:30 PERM. MOD/DEL REPLY

    어제 자신의 별장을 빌려주겠다는 분에게 전화를 걸어
    이사하기 전에 별장 구경부터 해야겠다고 했더니
    "뭐땜에 경비들여 일부러 다녀갈 필요가 있겠느냐, 아무때고 이사를 오라"는 겁니다.
    그리고는 덧붙여 말하기를
    "분명히 하자, 내가 오라고 요청한게 아니고 김 선생이 오겠다하여 오라고 한 것뿐으로
    그 외엔 내게 어떤 도움이나 뭘 바라서는 안된다"라는 겁니다.
    그 순간 제 마음이 달리 바뀌었습니다.
    그분은 제가 방 한 칸 얻을 돈도 없거니와 그럴 능력도 없는 것으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치 제게 적선하는양 별장을 빌려주는 것으로 벌써부터 생색내기에 이르른 눈치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애초부터 그분 별장을 공짜로 쓸 생각은 추호도 없었던 것이
    그분 책 만드는 것을 도와주고 별장에 나오는 전기세나 수도세 등은 제가 부담하려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지불되거나 책 만드는 편집비용 등을 따지면
    부산 변두리의 방 세 개짜리 아파트 임대료만큼은 되리라 봅니다.
    아직까지는 제가 돈을 벌 수 있는 기술들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신토불이란 비록 그 앞날이 불투명한 사업일지라도
    버젓한 제 사업을 단단히 준비하고 시작하려는 참이기에
    이런 이유 등으로 저는 아직까지 남에게 손 벌리며 동정 따위로 연명해야 하는 거지가 아니며
    그의 동정을 받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여기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의 그런 말이 내 귀엔
    "별장을 공짜로 사용하게 해줬으니 혹여 다른 보따리까지 내놓으라 해서는 곤란하다"란
    경고처럼 들리더란 겁니다.
    엊그제는 방 두 칸에 넓은 거실이 있는 1층 전체를 통째로 쓰라더니만
    또 말을 바꿔 "방이 여러개 있으니 아무 방이나 골라서 쓰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그분 기분에 따라 언제 방을 빼야할지 언제 다른 방으로 옮겨달라고 할지
    그것 또한 은근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더란 겁니다.
    저로서는 그에게서 그런 업신 여김을 받을 이유가 없겠기에
    떳떳이 임대료를 주고 방을 구하는 것이 집주인과 대동한 입장에 서는 것이요,
    임대기간동안 임대료만 충실히 지불하면 "방 빼라!"는 일방적인 횡포도 없을 것이기에
    그렇다면 굳이 그의 별장이나 또는 굳이 시골로 나갈 이유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산 변두리에도 방 두칸짜리 허름한 빌라나 아파트는
    보증금 1~2백만원에 월 10~20만원이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11. bongta 2012.03.03 17:26 신고 PERM. MOD/DEL REPLY

    은유시인님의 글을 대하자
    불현듯 다음 이야기들이 떠오릅니다.

    ***

    한신(韓信)은 유방(劉邦)과 항우(項羽)가 천하를 두고 쟁패전을 벌일 때,
    결정적인 순간 유방 측에 붙어 전세를 유방 측에게 유리하게 이끈
    한(漢)나라 건국의 일등공신이다.

    한신은 원래 회음(淮陰) 사람이다.
    젊었을 때는 요즘 식 표현으로 하자면 건달이었다.
    남창(南昌)의 정장(亭長) 집에서 식객 노릇을 할 때이다.
    수개월 동안, 거기 기식하면서 눌러 앉아 있었으므로,
    주인집 부인이 못마땅하여 자기들끼리만 방안에서 밥을 먹어버렸다.
    한신이 밥을 먹으로 식탁에 가보니 저들은 밥을 차릴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거 완전히 찬밥 신세구나 하며 그곳을 떠났다.
    그런 방황의 시절에 회음의 백정 한 사람이 한신을 보고 모욕하여 가로대,

    “야, 신아 너는 덩치만 크고 칼을 차고 있지만,
    사실은 겁쟁이지.
    네놈이 죽으려면 날 찌르고,
    죽기 싫으면 내 가랑이 밑을 기어가봐라.”
    하며 놀려대었다.

    한신은 그 자를 한참 쳐다보더니만,
    이윽고 고개를 숙이고는,
    그 자의 바지 밑으로 기어 나갔다.

    저잣거리에 늘어선 이들이 모두 한신을 보고는 겁쟁이라고 웃는다.

    이게 널리 알려진 과하지욕(胯下之辱)의 고사다.

    ***

    강태공이 80세에 이르도록 곧은 낚시질을 한 것이나,
    한신이 동네 양아치 다리 밑구멍을 긴 것이나,
    기실 매한가지입니다.
    즉 자존심 하나지요.
    제 자신을 믿었던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자신을 버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한신은 그러하기에 병법 역사상 배수진이란 명장면을 연출합니다.
    병서에 이르길 결코 강을 등지고 진을 치지 말라고 이르고 있음이며,
    이는 병가의 상식이지요.
    헌데 한신은 강을 등지고 진을 쳐서 제 군대를 사지에 몰아넣고,
    조나라와 싸움에서 대승을 거둡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주문왕의 아들 주무왕 역시 배수진을 쳐서 주를 무찌릅니다.
    외려 절지(絶地)에 들어 싸움에 이기는 수법 이 배수진은,
    그래서 한신의 과하지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지요.

    ***

    또한, 합종연횡술의 주인공 소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소진이 처음에 주유천하하며 출세 길을 모색합니다만,
    세가 궁하고, 뜻을 이루지 못하여, 거지꼴로 낙향합니다.
    집에 돌아오니 온 집안 식구는 마구 욕설을 퍼부어댑니다.
    소진의 아내는 남편이 돌아왔건만 베틀에 앉아서 베만 짤 뿐 내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나저나 소진은 배가 고파서 견딜 수가 없었지요.

    “형수씨 몹시 시장하니 밥 좀 지어 주오”
    “땔 나무가 없어 밥을 못 짓겠네.”

    富貴途人成骨肉
    貧窮骨肉亦途人
    부귀하면 남도 형제처럼 나를 따르고
    가난하면 형제도 나를 남처럼 대하는구나.

    후에 다시 유세 길에 오른 소진은
    마침내 뜻을 이루어, 6국 재상의 인수를 받고, 출세를 한 후,
    금의환향합니다.
    집안 식구들은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합니다.

    소진이 웃으며 형수를 보며 말합니다.
    "어찌하여 전에는 거만하더니 오늘날에는 이토록 공손하십니까?"
    蘇秦笑謂其嫂曰 何前倨而後恭也

    "도련님의 지위가 높고 황금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嫂季地浦服 以面掩地而謝曰 見季子位高金多也

    소진은 인심이 이러한 것을 뼈 속 깊이 알기에,
    가족들을 다 용납하였다지요.

    소진의 라이벌로 그려지는 장의 역시 소진과 다름없는 갖은 곡절을 다 겪지요.
    그러함에도 이들이 고경(苦境)을 견디어낸 것은,
    모두 다 제 자신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었을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애초에 1층 모두 다 사용하라고 호기를 부린 것은,
    선의일 상 싶습니다만, 아마도 집으로 돌아가 집식구한테 말하였을 때,
    적당히 하라고 주의를 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원래 계집사람들은 잇속에 밝고 셈이 허투르지 않거든요.

    개성상인들에게 전해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일전을 보고 물 밑으로 오십 리를 기어라.”
    “이익이 남는 장사를 하는데 손님이 열 번 밟으면 백 번 밟히는 시늉을 하라.”

    상인들은 利를 보고 사는 사람들.
    역시나 義하고는 상관이 없는 셈입니다.

    은유시인님이 상인은 아니시지만,
    만약 잠시 잠깐의 욕됨을 참고 후일을 도모하시겠다면,
    개성상인이 벌인 굴신(屈身)의 처세를 참고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진문공(晉文公)도 망명하여 해외를 떠돌다가 사실은 62세나 되어 왕이 됩니다.
    그의 아들로 진양공이라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진(秦)나라 태생인데,
    진양공은 전쟁 끝에 부하들이 잡아온 진(秦)나라의 포로를
    어머니 꾐에 빠져 도로 놓아줍니다.
    이 때 분격한 진양공의 부하 장수 중의 하나인 선진(先軫)은,
    진양공에게 가서 냅다 얼굴에 침을 뱉어버립니다.
    “도대체가 부하들이 천신만고 목숨을 걸고 잡아온 적군을 도로 놔줄 수가 있음인가?
    참으로 어리석은 군주로다” 하며 군주를 능욕한 것이지요.

    진양공은 이내 제 잘못을 깨우치고,
    놔준 진나라 장수를 잡아들이라고 분부를 내리지요.

    항차 군주도 제 치욕을 이리 감수합니다.
    자고로 사내장부는 한 때의 치욕을 욕이라 생각하지 않고 견디어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다 하였음입니다.

    은유시인님,
    집을 빌려주겠다고 한 이의 마음이 오락가락, 열두 번 자반뒤집기를 한들,
    그게 한신의 과하지욕(胯下之辱)만 한 것인가?
    그리하여 후일에 영광의 빛으로 나아가는 길이 될 터인가?
    아니면 신용할 수 없는 인간이라 별무소득, 욕만 더하고 끝날 일인가?

    저인들 하회가 어찌 될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선택은 저들 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은유시인님한테 있는 것.

    앞일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다만 좌로 가든 우로 가든,
    그 미래의 득실을 알 수 없을지언정,
    어떠한 자리에 서시든 자중자애(自重自愛),
    자신을 귀히 여기고 아낄 수 있다면,
    그로써 족한 것일 뿐.
    더 이상 구하려한들 구하여질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임이니.

    다만 남이 사타구니 밑을 기어간들,
    자신만 떳떳하다면 자신의 자존심은 털 끝 하나 다칠 수 없는 것이니,
    만사를 의연히 맞이하시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존심(存心)
    맹자는 존심을 두고 남을 향한 仁과 禮의 마음가짐을 이야기 했습니다만,
    (君子所以異於人者,以其存心也。君子以仁存心,以禮存心。仁者愛人,有禮者敬人。)
    저는 제 자신을 향한 마음 씀, 마음가짐, 지키는 마음을 덧붙이고 싶군요.
    제 자신을 향한 어짐과 예의의 마음.
    이것을 지킬 수 있다면,
    한신처럼 남의 사타구니를 기어들길,
    동대문, 남대문 드나들 듯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은유시인님,
    모쪼록 자중자애 의연히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삼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아 순조로운 앞일을 축원(祝願)드립니다.

  12. 은유시인 2012.03.04 01:01 PERM. MOD/DEL REPLY

    어찌 그렇듯 고사에 해박하신지요?
    그리고 줄줄 펼쳐내는 문장이 답답한 제 처지도 잊고 마냥 감탄합니다.

    ***

    제가 성격이 매사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입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이한 성격이지요.
    그러니 웬만해선 좌절할 줄 모르고 고민도 하룻밤 잘 자면 봄눈 녹듯 사라집니다.
    돈이 없어도 내일 벌면 된다는 생각을 지녔기에 금전문제도 별로 심각하질 않습니다.
    그런 성격이 남들 눈엔 무능해 뵈고 무책임해 뵈는가 봅니다.
    그렇지만 자존심이 매우 강해서
    때론 한신처럼 굽힐 줄을 모릅니다.
    이런 성격이 결국 친척들이나 친구들도 멀리하게 되고
    남의 도움도 가려가며 받게 되었습니다.

    현재 제게는 냉장고나 침대 등 살림이나 가재들이 없습니다.
    1년 전, 남의 모함(사이비기자로서 공갈협박죄를 덮어씀)으로 감옥소에 3개월 살다가 출소한 뒤 허겁지겁 부산 다대포에서 시내 중앙동 원룸으로 이사 나올 때
    책과 가재를 실은 2톤 트럭 3트럭 분을 돈 주고 버려야했습니다.
    10평 남짓 원룸에는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침대, 옷장 등이 모두 갖춰져있었거든요.
    전날까지 창고를 틀림없이 빌려주겠다던 사람이
    어쩐 일인지 다음날 오전 이삿짐을 모두 싣고 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마누라가 결사 반대하여 어쩔 수 없이 저의 짐들을 보관해 줄 수 없다는 겁니다.
    참으로 황당하고 난처했으나 별다른 도리가 없어
    이삿짐센터 사람이 요구하는 대로 이삿짐운반 비용 75만원에다
    짐을 버리는 비용으로 50만원을 더 주고 버려야했습니다.
    아마 책들을 팔면 종잇값으로도 백만원 돈은 충분히 받을 수 있는 것이
    브리테니커백과사전을 비롯, 캄톤백과사전, 동아백과사전과
    내셔날지오그래픽 전질, 그리고 타임라이프 책들 전질이
    그 부피만으로도 거의 2톤 트럭 1대분이 넘었습니다.
    미리 책과 가재도구들을 고물상 불러 팔았더라면
    오히려 돈이 남아돌면서 이사를 했을 겁니다.
    그렇다고 창고를 빌려주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욕을 할 수도 없잖습니까?
    그저 제가 인심을 잃었구나 싶었지요.
    그같은 전철을 밟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종일 30년동안 살아온 부산 다대포 변두리를 훑었습니다.
    그래서 100만원 보증금에 월 10만원, 또는 20만원짜리 월셋방 두세 군데를 봐두었습니다.
    지금 사용중인 원룸 크기였습니다.
    일요일인 오늘 몇 군데 다시 한번 찾아보곤
    오늘 계약하고 10일에 이사를 할 계획이랍니다.

    이사를 하고부터는
    30년 넘게 해왔을지라도 생계를 위한 인쇄디자인은 완전히 접고
    즉, 남의 일을 돕고 그로인해 몇 푼의 생활비를 구차하게 벌기보다
    당장은 비록 배가 고플지라도
    진짜 100% 내 사업인 신토불이란 쇼핑몰 운영에만 전념할 생각입니다.

    ***

    제 신토불이 쇼핑몰사이트 주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www.sintobule.com/

    지난 10월 24일 사이트에 출판하고도 거의 4개월동안 방치되었었는데
    최근 보름 전부터 손 보기 시작했지요.
    쇼핑몰사이트에 어느정도 내용을 채워넣는데도 3개월은 족히 걸릴듯 싶습니다.

  13. bongta 2012.03.04 15:25 PERM. MOD/DEL REPLY

    예전에 쇼핑몰 운영 방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저도 공감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저도 소비자 입장에서, 때론 업주 입장에서 의견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땅이 풀리면,
    만물이 기지개를 폅니다.
    이제 이사를 가시고 자리가 안돈되면,
    사업 역시 술술 잘 풀려나가리라 생각됩니다.

    ***

    사이트를 둘러보았는데,
    제가 느낀 점은 이렇습니다.

    1. 예전에 말씀드린 중앙 메인 로고 문제는 여전하군요.

    2. 제 의견은, 메뉴 가짓수가 너무 많은 느낌입니다.
    나중에 사업 규모가 커지면 다시 늘려나가도록 하고,
    우선은 통폐합하여 메뉴 수를 간출하게 하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가짓수가 많기 때문에 처음에 저것을 다 채우려면 힘이 많이 들고,
    부족하여 채우지 못하면 허술하게 보여 자칫 소비자가 외면할 여지도 있거든요.
    처음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품목 수를 제한하고,
    대신 제품 질이라든가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다가 성가(聲價)가 나면 차츰 가짓수를 늘려가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3. 이런 것 고칠 때마다 비용이 지불되는지요?
    아니면 아직도 a/s 보증 기간 안에 속하는지요?

  14. 은유시인 2012.03.05 00:31 PERM. MOD/DEL REPLY

    홈페이지가 꽤 어수선하지요?
    지적하신 모든 내용 저도 공감합니다.
    메인로고도 그렇고 상품게시도 그렇고
    전혀 손을 볼 계제가 되질 않아
    아직 회원모집을 않고 있습니다.
    거의 4달동안 방치해놓은 상태였으니까요.
    그렇지만 3월중으로 어느정도 손을 봐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홈페이지 제작사엔 아직까지 단 한번도 수정을 요구한 바없으니
    이사하고나서 찬찬히 수정사항을 고쳐나가도록하겠습니다.

    ***

    오늘 부산 변두리인 신평고개 마루에 집을 계약했습니다.
    방 두 칸에 화장실과 주방이 따로 있어 제법 넓답니다.
    주변엔 주차할 공간도 많습니다.
    4층 건물 중에 2층인데 의외로 가격도 저렴하여 3년 계약했지요.
    3월10일 이사할 예정이고
    이후부턴 신토불이에 전념하면서 틈틈히 글을 쓸 계획이랍니다.
    비로서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

    이후 신토불이 사이트에 대해서는 수시로 자문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은 이런저런 준비로 머리가 복잡해서 사이트 손보기가 좀 어렵답니다.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여
    봉타 선생님께서도 농사준비에 여념이 없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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