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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약 사용과 인과론

농사 : 2013. 8. 22. 17:28


내가 농사와 인연을 지은 2007년도 주말농사 시절의 이야기다.

우리가 농약도 비료도 쓰지 않고 농사를 지으니,
이웃 할머니 한 분이 말씀하신다.

“내가 한 평생 농약에 제초제까지 치고, 
비료를 써서 농사를 짓고, 그것 먹고 살았지만,
이제껏 끄덕도 없지 않아.
공연히 생고생하지 말고,
농약, 비료 괜찮으니 써봐.”

소이부답(笑而不答)
난 그냥 웃고 말았다.

참 내 생각은 이렇다.

만약 그 할머니가 농약을 치지 않거나 적절히 사용하였으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하셨을 것이며,
앞으로도 건강을 보장받기에 유리할 것이다.

지금 건강한 것이 농약 사용 유무와 무관한 듯이 보이지만,
이는 다른 요인이 건강을 받쳐주기에 넉넉하였기 때문일 뿐,
충분조건은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때론 유기농 농산물만 먹던 이가,
그렇지 않은 이보다 먼저 죽을 수도 있다.
이 역시 다른 요인이 건강을 부축하기에 부실하였을 뿐,
제각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이러할 때 이리 말하곤 한다.

“인명은 재천이야,
유난 떤다고 귀신이 비껴가는 것이 아니야.
그저 되는대로 하고 싶은 대로 양껏, 즐기면서 사는 것이 최고야.”

인명이 어찌 인간 마음대로 될까?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예전 사람들 보다 수명이 늘고 건강이 많이 좋아진 폭이다.
게다가 지금 사람들은 백세 인생 운운하며 까불고들 있다.
이는 그동안 위생 환경이 좋아졌고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 결과가 아니랴?

인명은 재천이라며,
이를 등한히 한다면 어찌 건강을 유지하고 명을 온전히 보전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모두들 쉽게 결과만 보고 주어 섬길 뿐,
인과관계를 밝히려 들지 않는다.
이 모두 게으르고 안일한 자세라 하겠다.

저 할머니는 2010, 2011년 이태 동안 남의 농장 일을 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돌아가셨다.

그 까닭을 나는 짐작하고 있지만,
내가 그 인과 관계를 밝힐 위치에 있지 않으니 참을 수밖에 없다.

만약 내가 이를 두고 이제 와서,
'만약 할머니께서 농약 사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적절히 조절하였다면, 
내병력(耐病力)이 훨씬 강해져 백혈병에 걸릴 확률이 적어졌을 것이다.'
이리 말하고 있다면 어떻겠는가?

이런 농약 사용 자제론 역시 농약 유용론과 마찬가지로,
이 자리에서 거증 불능인고로 충분히 시비를 가릴 형편은 아니다.

하지만 겉보기 현재의 조건 상황이,
곧 양론(兩論)을 지지하는 증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열린 마음으로,
입증된 정보를 수용하고,
숨은 인과 관계를 고구(考究)하는 자세는,
언제나 우리를 떳떳하고 옳은 길로 인도한다.

이글은 어느 카페에서,
블루베리에 (염소 휘산 무처리)수돗물을 삼년째 사용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일으킨 생각을 적어 본 것이다.
설혹 아무 이상이 없다한들, 그것이 수돗물 사용이 괜찮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이는 분명한 것이 블루베리와 염소는 상극이다.
그러하니 만약 수돗물을 적절히 처리하여 염소를 휘발시키고 사용하였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저 경우 지금까지 이상이 없다면 천만 다행이다.
다른 조건이 염소해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면,
때론 자람에 이상이 없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곧 염소가스 들은 수돗물이 무해한 것을 온전히 입증하지는 못한다.
이 점을 잘 분별하여야 사람이 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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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 2013. 8. 22. 1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