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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도(傳導度) 그리고 끼어든 잡상(雜想)

농사 : 2013.07.11 20:39



전도도(傳導度) 그리고 끼어든 잡상(雜想)
어떤 것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흐르려면,
그 어떤 것과 이게 흐르는 배경이랄까 통로가 있어야 한다.
이들 양자의 조건에 따라 통달(通達) 또는 이동(移動) 속도가 달라지리라는 것은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
이 이동의 정도(程度) 즉 속도(mobility)를 우리는 전도도라 한다.
이 때 전도가 일어나는 현장, 그 물체를 도체(導體, conductor)라 부른다.

전도가 잘 되는 도체를 양도체(良導體, good conductor),  
그렇지 못한 것을 부도체(不導體, nonconductor, -> insulator)라 부르며,
그 중간을 반도체(半導體, semiconductor)라 부른다.

요즘 디지털 천하를 지배하고 있는 반도체란 것도,
기실은 성질이 다른 여러 반도체를 조합하여,
교묘히 전자의 흐름을 막고, 틀고, 품고 뱉으며, 제어하여,
묘한 작용의 세계를 연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일러 조작질(manipulation)이라고 낮춰 칭하고 있는데,
세상 사람들은 모두 다 입을 열어 묘법(妙法)이라며 연신 찬탄(讚歎)을 하고 있다.

반도체에 대하여는 내가 또 다른 글로 새로 소개할 계획이다.

허나, 저것이 얼핏 그럴듯하게 보일런지는 몰라도,
묘법 즉 진공묘유(眞空妙有)와는 그야말로 差之毫犛,失之千里라,
즉 터럭만한 차이지만 천리를 그르칠 것인즉,
찬탄은커녕 차탄(嗟歎)을 금치 못할 때가 있다.

一切有為法,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모든 ‘함’이 있는 법은 꿈과 같고, 환과 같고, 거품과 같나니,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관할지니라.

금강경의 말씀인데,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천박한지,
이 뜻을 조금치라도 새겨들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가령, 스마트폰에 미쳐서,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사람 취급도 하지 않는다.
최근에 겪은 일인데,
내가 가진 것은 스마트폰이긴 한데 구식이기도 하지만,
나는 인터넷을 폰으론 거의 접속을 하지 않는다.
컴퓨터로 인터넷에 접속하여 한참 빠져들 때,
어떤 때는 그 혹함에 빠짐이 사뭇 삿되지 않은가 의심을 하고는 하는데,
세인들은 이도 모자라 허구한 날 좁아 터진 스마트폰에 퐁당 빠져 허우적거리고들 있음이라,
나는 진작부터 요긴한 일이 아니라면 아예 일반 통화 자체도 자제를 하고 있다.

그러함인데 어느 날 모임이 순연되었단 소식을 나만 전해 받지 못하여,
모이는 날에 공연히 나가 허탕을 치고 말았다.
스마트폰으로만 된다는 밴드인가 뭣인가 하는 곳에 공지가 뜨는데,
나만 그것을 취접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친구 녀석이 장사를 하겠다고 점포를 수배하려 다녔다.
복덕방에서 연락처를 묻는데 삐삐 번호를 가르쳐주자 거들떠도 보지 않더라.
핸드폰도 갖지 않은 자라 무시하였던 것이니 돈이 되지 않겠다 여겼음이다.
강남에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지방에 부동산도 가지고 있었지만,
핸드폰을 가지고 있지 않았음이니 무시당해도 한참 싸다 일러야 할 것인가?

이쯤에서 낭중지추(囊中之錐) 고사를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때는 전국 시대 말엽이다.
진(秦)나라의 공격을 받은 조(趙)나라 혜문왕(惠文王)은 
동생 평원군(平原君:趙勝)을 초(楚)나라에 보내어 구원군을 청하기로 했다. 
평원군은 그의 3000여 식객(食客) 중에서 20명을 선발하여 동행하고자 했으나 마지막 하나를 정하지 못했다.
이 때 모수(毛遂)라는 식객이 자천(自薦)하고 나섰다.

“무릇 현명한 사람의 처세는 비유컨대 송곳이 주머니 속에 들어 그 끝이 보이는 것과 같다.
이제 선생이 나의 문하에 삼년이 되었으나,
내가 아직 들은 바가 없으니, 이는 선생이 가진 재주가 없음이라.”

모수 왈

“신은, 이제 오늘 주머니에 넣어주시길 청하는 것입니다. 
일찍 주머니 속에 넣어 주셨다면, 이내 자루까지 나와 있었을 것이니,
비단 송곳 끝뿐이겠습니까 ?”

平原君曰 
"夫賢士之處世也 譬若錐之處囊中 其末立見 
今先生 處勝之門下 三年於此矣 勝 未有所聞 是先生無所有也"
毛遂曰
 "臣乃今日請處囊中耳 使遂蚤得處囊中 乃穎脫而出 非特其末見而耳"

이에 평원군은 모수를 수행원으로 뽑았고,
초나라에 가서 모수 덕분에 일을 잘 처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전자(電子)를 가지고 조작질하여 과시 도깨비놀음을 일삼고 있는 이 세상이,
如露亦如電이라 어찌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지 않단 말인가?

내 그날 나아가,
인자(仁者)의 도리를 설법(說法)하려 하였음인데,
거품 위에 뜬 밴드인가 무엇의 놀음에 놀아나는 저들은 그 인연 지음을 스스로 져버렸음이다.
아,
그러함이니,
진실로 이 반도체로 펼쳐지는 디지털 세계가 여축없이 如電, 如幻과 같지 않을쏜가?

그렇다하여 내가 幻과 電으로 겪은 바를 말하자면 저들과 어찌 견줄 수나 있으랴?
실로 幻으로 따지자면 마천루 급 신기루(蜃氣樓)를 왜 아니 짓지를 않았겠으며,
電으로 일컫자면 제갈공명의 목우유마(木牛流馬)를 방불케 하는,
온 공장을 자동으로 굴러가도록 떡주무르기도 하였음인데,
감히 나를 뒷방 늙은이 퇴물로 여기고 있음이 아니더냐?

(老木匠正在制作木牛流馬 實習生李強攝 - 목우유마 재현도)

옛 가르침을 저들은 정녕 모르고 있음이다.

故禮之於人也,猶酒之有糱也。
고로 사람에 있어서 예(禮)란, 술에 누룩이 있는 것과 같다.

놔두거라,
당랑이 감히 수레바퀴를 향해 감자바위를 먹인들, 
연작이 어찌 홍곡의 뜻을 알랴? 燕雀安知鴻鵠之志 

각설하고 다시 전도도 이야기를 마저 잇는다.

전도도는 대표적으로 전자의 이동 정도를 일컫는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ivity)를 들 수 있다.
만약 열을 상대로 따진다면 열전도도(thermal conductivity)를 생각해 볼 수 있겠음이나,
사람간의 신(信)을 나눠 주고받는 통신(通信), 소통(疏通) 역시 그 막히고 트임의 정도를
전도도라 빗겨 견준다한들 무엇이 어긋나리오. 

이제부터 제기된 전기전도도(EC)를 중심으로 말씀을 좁히겠지만,
그렇다한들 앞에서 드린 말씀의 취의(趣意)가 하등 쓸모가 없지 않기를 빈다.

금속의 경우엔 격자 구조를 하고 있어, 전자들이 그 외각을 자유롭게 움직인다.
때문에 전기가 잘 통하게 된다.

보통의 경우 물질이 안정적인 분자 혹은 중성염일 때는 전기적으로는 중성이다.
가령 물은 H2O 분자 상태로 안정적으로 존재할 때는 중성이다.
증류수 같은 이상적인 순수 물 상태일 때는 온전히 H2O 물 분자만 있기 때문에,
전기를 인가해도 전기가 통하지 않는 즉 거의 부도체 상태이지만,
가령 액비 같은 것을 타서 수용액을 만들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비료에 들어 있는 각종 성분이 물에 용해되거나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예컨대 NH4+, NO3-, K+, Ca2+, SO42-, PO43- 
이런 식으로 이온화가 되면 비로소 전기적으로 양성 또는 음성의 극성을 갖게 된다.
여기 전기를 가하게 되면 당연 전하(電荷)가 이동을 하게 되며,
이에 따라 전기가 통하게 된다.

요소 비료의 경우 물에 녹으면 다음과 같이 이온화된다.
(NH2)2CO + H2O -> (NH4)2CO3 
NH4+ + 2O2 -> NO3- + 2H+ + H2O

수용성 인산 비료인 중과석 역시 물에 녹으면 다음과 같이 분해된다.
Ca(H2PO4)2 -> Ca2+ + 2H2PO4-    

우리가 농업에서 이야기 하는 전기전도도(EC)는 하등 어렵게 생각할 것이 없다.
결국은 비료에 들어 있는 각종 성분의 태과(太過) 즉 넘치고 부족한 상태를,
전기를 통해 계측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NH4+ 따위가 많으면 전기가 잘 통하고,
그럼 전류치가 높게 나올 것이니, 
이를 계측기가 전기전도도(EC)란 이름으로 높게 표시하게 된다.

다만 계측기를 고안할 때는 보다 섬세하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령 측정하고자 하는 양 터미널 계측 전극(electrodes)의 면적, 거리를 고려하여야 하고,
온도 조건도 특정하여야 한다.
전극 면적이 크면 당연 전류가 많이 흐르고,
거리가 멀면 전류가 적게 흐르게 된다.
또한 온도에 따라 용해량의 다과, 전기적 저항의 대소 따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표준화하여야 하는데 통상 25도C를 기준으로 하게 된다. 

전기전도도 단위는 S/m로 표기하는데, 이는 siemens per meter를 뜻한다.
실제 쓰일 때는 1 EC = 1 mS/cm를 기억해 두면 좋다.
분자의 mS 중 m은 10-3을 뜻하므로 분모의 m과는 다르다는 점에 유의하여야 한다.
한편 mho 단위도 가끔 등장하는데,
이와 관련되어서는 1 mho/m = 1 S/m를 기억해 두자.
mho는 ohm를 거꾸로 쓴 것이니, 즉 저항과 역 관계임을 알아두자.

정리
1 EC = 1 mS/cm
1 mho/m = 1 S/m
106 μS/cm = 103 mS/cm = 1 S/cm.

Ultra pure water 5.5 · 10-6 S/m
Drinking water 0.005 – 0.05 S/m
Sea water 5 S/m

(※ 극순수물, 음용수, 해수.
http://www.lenntech.com/applications/ultrapure/conductivity/water-conductivity.htm)

음용수에 비해 바닷물엔 각종 미네랄이 녹아 있기 때문에,
전기전도도가 높다.
마찬가지로 토양에 비료를 많이 준 경우에,
EC가 높아 질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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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3.07.15 09:08 PERM. MOD/DEL REPLY

    와!
    해박한 지식에 그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지경입니다.

    저도 반 기계치인지라
    휴대폰은 스마트폰으로 가졌지만, 통화 외엔 사용도가 전혀 없습니다.
    대개 사무실 안에 지내기에 늘 컴퓨터 앞에 앉았기 예사인지라
    굳이 돌아다니면서까지 휴대폰을 만지작거릴 이유가 없다 여긴 때문이지요.
    부산은 맑고 엄청 덥답니다.
    오늘도 새로 얻은 사무실에 가서 바닥 청소를 해야하는데
    커다란 번민거리가 생겨서 죽을 맛이랍니다.
    사는게 뭔지...
    인생이 고해란 말이 남의 얘기가 아니더군요.
    조용히 살려해도 조용히 살게 놔두질 않습니다.
    봉타 선생님께 저로인해 또 하나의 번민거리를 드려도 되겠는지요?
    저 혼자서는 도저히 해답을 얻을 수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77만원짜리 사무실 2년 임대계약 중 10개월 지났는데, 최근 임대료가 3개월 밀려 건물주와 다툼이 있었고, 그 때문에 밀린 임대료를 뺀 보증금 잔액 700만원 중 500만원이라도 다른 사무실을 계약하기 위해 먼저 지급해 달라고 요구했더니 이사가고 나서 원상복구상태가 이뤄진 것을 확인한 뒤 주겠다더니 이젠 아예 보증금 잔액을 법원에 공탁할 테니 사무실부터 비우고 그 돈을 찾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무실 얻을 능력이 되질 않아 당장 이사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공탁금을 찾을 때까지 현재 입주한 사무실에 계속 눌러있게 되면 나머지 보증금 잔액도 계속 임대료로 까이게 되어 결국 한 푼도 못 찾게 될까 걱정됩니다. 이럴 경우 어떻게 해야 당장이라도 보증금 잔액을 되돌려받고 다른 사무실로 이사가 가능할까요?
    무엇보다도 훨씬 싼 가격으로 보다 조건이 좋은 사무실을 가계약하고도 입주를 못해 계약 파기될까 그게 걱정이랍니다.

    사용자 bongta 2013.07.15 10:54 신고 PERM MOD/DEL

    이건 법률적으로 동시이행항변권 문제에 해당된다고 생각됩니다.
    이것은 무엇인가 하니 퇴거와 보증금반환은 피차 동시에 이행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만약 이게 지켜지지 않으면 이에 따른 손해배상이라든가 방해 제거 따위를 청구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상대가 보증금을 공탁을 한다는 것은 이행을 담보하겠다는 시위라 이 부분은 잘 해석을 하여야 합니다.

    퇴거를 먼저 하면 당연 상대의 보증금 반환의무가 있는 것이지만,
    원상회복을 조건으로 과연 보증금 전체를 반환하지 않아도 되는가 하는 것입니다.

    일부 이행과 전체 이행,
    어느 것을 조건으로 이행하였다고 보아줄 것인가 하는 것은,
    학설이 대립하겠지만 그 자세한 것은 제가 공부한지 오래되어 정확한 것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어쨌건 만약 원상회복하는데 드는 비용이 보증금에 미치지 못한다면,
    상대는 과잉으로 대응한 폭이 되는 것이지요.

    바로 이 부분이 상대와 대응할 때의 중요한 키 포인트입니다.

    이론상으로는 원상회복을 하지 않는다면 임대인 입장에선 이를 까고 보증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원상회복을 조건으로 보증금 전체를 묶어두었을 때,
    임차인이 대항할 수단은 별로 없습니다.
    설혹 있다한들 법적 기관에 호소하여야 하는데,
    그럴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 시간을 감내하긴 어렵지요.
    우선은 원상회복 비용을 산정하여야 하는데,
    감정기관의 평가 제도가 있습니다만,
    이 또한 비용이 들고 시간이 제법 걸려야 합니다.
    이 지경에 이르면 장차 배보다 배꼽이 더 들게 됩니다.

    통상 특약 조건이 없는 한,
    전세 또는 임대차 계약 해지시,
    대개 원상회복은 임차인의 책임입니다.

    이러할 때 어찌하여야 할 것인가?
    자존심을 버리고 상대와 대화를 통해 교섭하며 사리를 밝히며 인정을 구할 것인가?

    저는 이 때에 이르러 한신의 과하지욕(胯下之辱) 고사가 생각납니다. http://bongta.com/433
    비교가 다소 과한 측면이 있습니다만, 참고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개의 경우 원상회복 요구는 임대인의 권리라 할 터인데,
    그 회복이 간단치 않은 상황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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