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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短氣)

소요유 : 2013. 11. 9. 13:04


단기(短氣)

이게 본시 한의학에서는 숨이 차서 헐떡거리는 모습을 가리키는데,
이는 기가 가슴으로 차올라 견디기 벅차기 때문이다.
얼핏 기가 센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본디 기력이 쇠한 증상을 잘못 보아 그리 느끼는 것이다. 
설혹 당장 기가 넘친 이라도 종국엔 약해지고 만다.

한편, 
우리네 어법으로는 성질이 조급하고 강퍅한 모습을 두고,
단기(短氣)라며 이리 표현하곤 한다.

신단기부(神短氣浮)라,
심성이 천박하고 조급함을 이르고 있음이다.

어떠한 사태에 임하여,
차오르는 기운을 억제하지 못하고 바로 반응을 하게 되면,
순간 폭발하는 제 기운을 풀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도 잠깐,
마치 바늘에 찔려 터진 고무풍선처럼,
일시에 빠져나간 바람 기운이 몸을 상하게 하여,
허탈(虛脫)해지며 낙담에 빠져버린다.

중국말에서는,
허심, 낙담한 모습을 단기(短氣)라 이른다.

참고로, 기단(氣短)이란 말도 이와 비슷한 뜻을 갖고 있다.
예컨대 영웅기단(英雄氣短)이란 영웅이 정(情) 때문에 그 뜻을 잃고 좌절한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런데 성질이 단기(短氣)한 경우,
개중에 낙담의 골짜기로 자신을 떨어뜨리지 않고,
외려 더 치열하게 타오르는 사람도 있다.

가령 불기둥처럼 타오르는 기운을 주체하지 못하고,
이도 모자라 급기야는 자리를 옮겨 있는 자원을 있는 대로 힘껏 긁어모아,
다른 곳으로 향하여 더욱 불을 질러댄다.
이를 투사(投射)라고 하는데,
주체할 수 없는 제 욕망의 외부를 향한 맹목적 발산(發散),
그 험한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다.

(negative) feed back.

공학에선 광범위하게 쓰이는 기술 이론이다.
자동제어(automatic control) 공학은,
기실 바로 이 피드백에 그 대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가령 여기 제어 기기가 하나 있다 하자.
그 원하는 출력 수준을 사람이 관여하지 않고,
기계 스스로 자동으로 제어하게 만드는 것인데,
이에 대한 아이디어는 실로 간단하다.

원하는 수준과 출력 수준의 차이,
(이를 error signal이라 부른다.)
이것을 입력단으로 되돌려 인가하여 입력 신호를 가감 조절하는 것이다.
가령 error signal이 +이면 그만큼 입력 신호 크기를 감하고,
반대로 -이면 그만큼 보태어,
출력을 원하는 수준으로 축차적(逐次的)으로 찾아가는 것이다.
이것을 무한 루프로 되풀이 하면 종국엔 원하는 만족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다시 논하던 곳으로 이제 되돌아가자.
단기한 사람은 시공간에 걸쳐 두 가지 맹점이 있다.
하나는 시간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며,
나머지 하나는 감정 처리 용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둘은 결국 근원 하나에서 파생하는 것이다.
시간을 의식하는 사람이라면,
당장 현장의 제 반응 양식을 긴 타임라인 상에 올려두고,
미래까지 아울러 점검하게 된다.
이게 장래까지 유효한 반응인가 살펴야,
오늘의 제가 옳은지 그른지 평가될 수 있다.
바로 이런 시지평(time-horizon)에 자신을 올려 둘 수 있을 때,
이런 여유가 있다면 설혹 일시 기가 쳐 올라와도,
잠시 유보하며 먼 곳을 쳐다보려 노력한다.

이를 반성적 성찰(反省的 省察)이라 하는데,
반성(反省), 이게 바로 negative feed back과 딱 바로 배를 맞추는 말이다.

공맹(孔孟)의 도에서 말씀하는
삼반기신(三反其身 )의 도리도,
자기 행동이 예(禮)와 의(義)에 합당한가,
삼세번 되돌아보라는 가르침이다. 
이 역시 negative feed back과 상사(相似)하다.

또 하나는 감정 처리 용량의 부족 문제이다.
감정이 솟는데 이를 담을 그릇이 작으면,
물그릇을 넘치듯 감정은 주체할 수 없어 밖으로 뛰쳐나가게 된다.

항차 기계도 feed back을 하는데,
사람이 이를 배우지 못하고 있다면 실로 딱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短氣者,氣短而不能相續者是矣。

단기(短氣)란,
기가 짧아 오래 지속하지 못함을 이른다.

어느 system의 경우라도,
negative feed back을 하지 못하게 되면,
딱 두 가지 경로를 걷게 된다.
이 모두 不能相續, 오래 잇질 못한다.
오래 잇지 못한다 함은 곧 죽음에 이름을 예고하고 있음이다. 

하나는 파루(罷漏), 
즉 이내 기가 새어, 종내 시들어 죽어 버리는 경우가 있고,
또 다른 것은 파국(破局),
즉 태우고 또 태워 나가다 종국엔 폭발하듯 마지막까지 죄다 연소해버리고 만다.

시스템 이론에선,
전자를 damping, 후자를 divergency라 부른다.
나는 어느 때인가 이를 빌어 견주어서,
주가의 행로(行路), 별태(別態)에 대하여 사뭇 진지하게 논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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