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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기심(易其心)

소요유 : 2013. 12. 31. 14:30


내가 바로 며칠전 어느 날,
넷 상에서 막 입문하는 자의 글 하나를 접했다.
그 글을 보자하니 달뜬 기색이 역력하다.
달뜸이 그저 나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할 때일수록 지그시 누르며,
다음을 단속하지 못함이 안타깝다.

김치독 안에 돌 하나 올려 두는  이치가 무엇이겠음인가?
몽글몽글 달아 오르는 기운을 안으로 옹다스리려 함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내 이미 그 길을 지나쳐온 바이라,
저이에게 한 마디 던져 주어,
경계의 계기를 줄 수 있다면 다행이겠다 싶었다.

그러함인데 이자가 재우쳐 물으며 재촉을 한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비밀 하나,
내 그 내막을 짐작만 할 뿐인데,
어찌 함부로 내지를 수 있으랴?

그러함인데도,
이자의 채근과 조름이 이어지는데,
짓까부르는 모용(貌容)을 훑어보니,
역시나 용렬하기 그지없다.

『君子安其身而後動,易其心而後語,定其交而後求,君子脩此三者,故全也,危以動,則民不與也,懼以語,則民不應也,无交而求,則民不與也,莫之與,則傷之者至矣。易曰:「莫益之,或擊之,立心勿恆,凶。」。

군자는 그 몸을 안돈한 후에 움직이고,
그 마음을 돌려 다스린 뒤에 말하며,
그 사귐을 바로 정한 뒤에 구한다.
군자는 이 셋을 닦는다.
고로 온전하다.

위태로운데 동하면 백성이 함께 하지 않고,
두려운 모습으로 말하면 백성이 응하지 않고,
사귐 없이 바로 구하면 백성과 더불어 함께 할 수 없다.

함께 하는 사람이 없은즉,
해치는 사람이 이른다.

역에 이르길,

더해 보탬은 없고,
외려 다침(被擊)이 있을 터,
마음을 세우되 늘 한결 같이 지키지 않으면 흉하리.

***

이는 역(易)의 말씀이다.

安其身,易其心,定其交

이게 문법 상 주어는 나이지만,
기실 따지고 보면 그 의미 내용은 상대에서 구하여야,
바로 그 뜻이 집히운다.

安其身이란 내 몸을 바로 정돈한 후에,
행동으로서 거증(擧證)함을 말한다.
이를 보고 상대는 믿음의 마음을 연다.

易其心이란 곧 지심(知心)이다.
내가 돌려, 상대의 마음을 바로 알고 말하면,
상대도 내 마음의 진실을 알게 된다.
그러함이니 易其心이란 실인즉 
知心이요 이내 득신(得信)으로 나아가게 된다.

定其交 역시 매한가지다.
사귐도 없이 먼저 제 사익을 취하려 한다면 어찌 일을 이룰 수 있으랴.

내 우정 생심(生心)을 내어,
가랑잎에 날리는 저 마음보를 다잡아 주고자 하였음인데,
대뜸 보따리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며 들까불고 있음이라,
어찌 더불어 함께 할 수 있겠음인가?

사귐이 오래면,
보따리 하나 뿐이랴,
믿음이 깊으면,
무량(無量)일러라.

일주일 전
모임 하나가 있었다.
상대는 그날 저녁 모임이 더 있는데,
모임 이름이 무량회(無量會)라 한다.
회원들이 불교 신자들이라 한다. 
말씀을 들으니 무량이 무슨 뜻인줄 모르고 있더라.
내 몇 자 보태 그 이름의 말씀 뜻을 풀어드렸다. 

아무리 공자 말씀이라한들, 기실, 
여기 등장하는 
求,與,益 이 따위  글자들은 군자들이 바라는 바의 그 경계가 아니다.
다만 역(易) 이란 것이 늘상 길흉(吉凶)을 빌어,
세상 일을 말하고 있음이라 그냥 지난다. 
  
莫益之      
或擊之      

이 말씀을 되새겨 보라.

立心 

입심이라, 곧

安身,易心,定交 할지라.

勿恒凶.

늘 한결 같음을 지키지 못하면,
편치 못할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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