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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公示)와 공신(公信)

소요유 : 2014.03.26 06:51


공시(公示)와 공신(公信)

어떤 분이 내 글과 관련되어 댓글을 주셨다.
(※ 참고 글 : ☞ 녹비작물 종자대 지원)
이에 따라 생각 하나가 떠오른다.

행정 담임 공무원이 그 직임과 관련된 일을 시행할 때,
널리 그 사정을 알려야 할 터인데,
이 때 이를 일러 공시(公示)라 한다.

말 그대로 공중에 그 뜻을 펴서 보이는 일이다.
의당 그러해야 할 것이니 목적 시행 사업에 관련된,

제 이해 당사자에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저들이 저마다 제 입장에 따른 적절한 행동을 취할 수 없게 되며,
때론 불측의 손해를 입게 된다.
그러하니 사업 주체인 공무원은,
이를 널리, 그리고 공평하게 공시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녹비작물 종자대 지원 사업의 경우,
그 사업의 수혜 대상이 되는 농민을 의식하지 않고서야,
어찌 그 사업을 제대로 시행할 수 있으랴?
그러하니 당연 농민들에게 그 정보가 전해져야 한다.
그런데 가령 이장 등을 통해 알음알이로 몇몇 친분 있는 이에게만,
그 정보가 부등(不等)하게 전해진다면 이를 어찌 바르게 공시되었다고 할 수 있으랴?

요즘 같이 매체가 발달한 시대에,
그를 제대로 활용치 않고,
아직도 전근대적인 이장의 입만을 통해서 부실하게 전해지고 있다면,
이 얼마나 안일하고 한심한 일이 아니랴?

가령 인터넷을 통해 공시를 하였다면 어떤 효과가 기대되는가?
우선은 오늘날 한국의 경우 인터넷은 거의 전국에 보급된,
보편적인 매체인즉 공무원은 이를 통해 공시 의무를 편히 지킬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하면 책임을 다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할 일은 앞으로 농정에 관련된 사항은,
군 또는 농업기술센타, 때론 농협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를 할 것인즉,
농민들은 이를 통해 접하라는 홍보만 제대로 하면 된다.

우리가 대학을 들어가면 무엇이 달라지나?
고등학교 시절처럼 담임선생이 조례니 종례 따위를 통해,
일일이 전달사항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벽보라든가, 게시대에 관련 사항을 공고하는 것으로 끝나버린다.
이제 그 정보 수수와 관련되어,
전달자나 수수자는 정보 부도달(不到達) 문제로 더는 시비를 일으키지 않는다.
각자는 벽보를 매개로 정보 수수와 관련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오늘날처럼 개명(開明)한 세상에,
언제까지 농민들을 응석받이로 취급할 것인가?
대명천지 이 밝디 밝은 세상에,
어디까지 공무원들이 그 책임을 미루고 있어야겠음인가?

공적 주체인 공무원들의 바른 공시(公示)는,
이 때 비로소 공신(公信)을 얻게 된다.
지금과 같이 안일하고 편협된 정보 전달 체계로선,
결코 공신 즉 공적 신뢰를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이 아니랴?

불교에서 말하는 화두(話頭)라는 것을,
때론 공안(公案)이라고도 한다.
그럼 공안이란 것이 무엇인가?
이게 본디 여러 뜻을 갖고 있지만,
여기서는 공무안건이니, 즉 공적인 문서 또는 사건을 말한다.
공적기관, 국가에서 발행한 문서에 어찌 거짓이 있으랴?
도대체가 이게 가짜가 있다면 그 국가가 망하지 않고 버틸 재간이 있겠음인가?
그러함이니 공안이란 절대적 신뢰가 담보되는 진실의 당체이다.
이게 불교 영역 안으로 들어오면,
곧 진리를 점검하는 판관의 책상(案)이 되는 것이다.

요즘 국정원 간첩사건처럼 공적 기관에서 발행한 문서의 진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면,
이는 실로 중차대한 것으로 국가의 존망에 관련된 사안인 것임이라.
도대체가 공안에 가짜가 있을 수 있음인가?
게다가 이로써 멀쩡한 국민이 간첩이 되고 아니 되고 한다면,
이를 어찌 공안이라 할 수 있으랴?
그러함이니 곧 공시(公示)는 공신(公信)을 짝으로 함이다. 

여담이지만, 기실 우리나라 부동산 공시체계는 공신을 담보하지 않는다.
공시는 되지만 공신은 보장하지 않는다.
하니 책임은 네들 사인(私人)이 알아서 부담하라.
그러면서 등기 수수료는 왜 받아먹고 있는가? 

만약 말이다.
불교의 공안이 가짜가 많아 불신(不信)된다면,
절집이 악마구리가 들끓는 곳이 될 것이며,
온갖 땡중이 거짓 장사하며 중생을 꾀고 미혹시키게 되지 않으랴?

무릇, 공시(公示)없는 공신(公信)은 맹목이며,
공신(公信)없는 공시(公示)는 공허하다.

항차 이러함인데,
공시조차 없다면,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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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4.03.31 23:59 PERM. MOD/DEL REPLY

    봉타 선생님!
    오랜만입니다.
    지금 유기농업기능사 시험 준비하고 있답니다.
    4월6일 1차 시험이 있습니다.
    열흘 정도 공부했는데 합격하리라고 생각하는게 욕심이겠지요?
    만약에 합격한다면...
    5월31일에 있는 농산물품질관리사 시험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시골 내려가면 혹 써먹을 일이 있잖겠나 싶어 따놓으려합니다.
    좀 엉뚱하지요?

    사용자 bongta 2014.04.01 09:12 신고 PERM MOD/DEL

    은유시인 님.
    한동안 뵙지 못하였습니다.
    안녕하신지요?

    저는 큰 준비없이 농부가 되어,
    여러 문제를 겪었습니다.
    이리 준비를 하시는 모습을 뵈니 대단하십니다.

  2. 은유시인 2014.04.08 21:14 PERM. MOD/DEL REPLY

    유기농기능사 필기시험은 잘봤습니다.
    아마 합격하리라 여겨집니다.

    사용자 bongta 2014.04.08 21:41 신고 PERM MOD/DEL

    귀농 준비를 잘 하시고 계시군요.
    막상 귀농하여 흙일에 나서면 시간을 내기도,
    생심을 내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미리 준비하심은 썩 잘하시고 계신 것입니다.
    그후엔 조금 더 구체적인 일에도 관심을 가지시는 것도 좋습니다.
    가령 재배 작물들에 대한 검토를 해보시지요.
    저는 이런 준비 하나도 없이 덜컥 블루베리를 택했는데,
    이로 인해 적지 아니 시행착오를 하고 있습니다.

    농업이라는 것이,
    제가 겪어보니깐 종합 학문이요, 끝없는 경험의 영역이라,
    참으로 깊고 넓더군요.
    저는 농사가 흥미진진한데 나이가 나이니만큼,
    좀 늦게 시작한 것이 아쉽더군요,
    제대로 된 농부가 되려면,
    최하 10 여년은 닦고 겪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블루베리에 대한 이론 공부는 귀한 인연을 만나고,
    좀 힘을 낸 턱에 이젠 얼추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저로선 쉽지 않은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바로 판매인데 이 부분을 해결하면 전망이 서리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차후 귀농하시면,
    은유시인 선생님과는 좋은 의논 상대가 될 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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