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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師事)

소요유 : 2015. 11. 9. 18:19


사사(師事)


“시가 키요시는 도쿄제대 출신으로 페스트균을 발견한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의 제자였으며, 독일에 유학하여 매독 치료제인 살바르산 606을 발견한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로부터 사사받은 당대 최고의 의학자였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30925)


내가 오늘 이 기사를 읽다 어느 한 부분에서 멈춰서서 이리 글 하나를 남긴다.

여기 보면 ‘사사받은’ 이란 글귀가 보인다.


사사란 한자로는 師事로 쓴다.

이것의 뜻을 새기자면,


‘스승으로 섬기다’ 또는 

‘스승으로 받들다’가 적당하다.


그러니까 이 단어로 말을 옳게 짓자면 이러하다.


‘사사하다.’


그런데 이 기사처럼 ‘사사받다’라고 쓰면 본래의 뜻이 어그러져버린다.

나는 이런 말이나 글을 대할 때마다 적지 아니 불편하다.


이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활시위에 살을 거꾸로 매겨 쏜 것과 같다.

살촉이 상대를 향하지 않고, 쏜 이를 가리키고 있으니,

이게 제대로 날아갈런지도 의심스럽고,

설혹 날아간다한들, 날아가는 내내 화살의 소임이 하처(何處)에 매어있는지 아리송하다.


다시, 師事란 말은 以師禮事之의 축약된 말로 새겨보면 그 뜻이 완연해진다.

즉 ‘스승의 예로 그를 섬기다.’란 뜻인 게다.

이제 실제 용례를 보자.


故孟懿子,與南宮敬叔,師事仲尼


고로 맹의자와 남궁경숙은 공자를 스승으로 섬겼다.


그러니까, 그 구조는 이러하다.


A 師事 B


A가 주어, B가 목적어가 되는 것이다.

師事를 ‘사사를 받다’로 새기면 얼마나 황당한 것인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배사(拜師)가 있다.

사부로 모시다, 제자가 되다, 또는 입문하다라는 말인데,

이 경우엔 별반 오독하는 경우가 없다. 


국어사전에서 사사를 찾아보면 이리 되어 있다.


스승으로 섬김. 또는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음. 


이에 기초하여 그 쓰임 예를 들자면 이러하다.


‘아무개를 사사하다’ -> 김선생을 사사하다.

‘아무개에게(서) 무엇을 사사하였다’ -> 김선생에게(서) 창(唱)을 사사하였다.


그런데 두 번째 뜻 새김은 사사 본래의 뜻으로부터 많이 변이되어 있다.

언중(言衆)들이 현실적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수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사사가 대상으로 하는 직접 목적격이,

사람에서 사물로 달라지고 있으니 변용이 자못 심하다.

나로선 이것은 본 뜻을 되새겨본다면,

도가 좀 지나친 맞춤법 처리라 생각한다.


(※ 저 인용한 기사는 덕에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되어 배움이 크다. 사뭇 고맙게 생각한다.

기사를 훼할 뜻은 전혀 없고, 다만 사사란 말의 쓰임, 그 한 예로 인용하였을 뿐이다.

적당한 때 출처를 적시하지 않고, 바꿔, 문제의 문장 하나만을 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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