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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음(妙音)

생명 : 2016. 1. 25. 18:29



인도의 Kannada[ˈkʌnnəɖɑː]주 Sirsi란 마을에서 생긴 일이다.


이 마을에 어미 소가 하나 있는데,

매일 똑같은 지점에서 똑같은 버스를 기다린다고 한다.

버스 하나가 4년 전에 아기 송아지를 치어 죽였기 때문이다.

현지 주민은 이를 모두 알고 있다.

저 어미 소는 차량 번호 KA-31 F857인 버스를 4년간 막아서며 저지했다 한다.

하지만 다른 차는 저지하지 않았다.



4년래, 저 버스를 향해 혈채(血債, 피의 부채)를 갚으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작대기로 어미 소를 쫓지만,

그 때만 피할 뿐, 다시 버스를 향해 추격을 멈추지 않는다.

다시 그 버스 앞을 가로 막고는 차량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버스회사는 골머리를 앓았다.

계속되는 저지를 피할 요량으로,

버스에 다른 색을 칠하기로 하였다.

이로써 문제가 해결되리라 큰 기대를 하였다.


화안금정(火眼金睛)!


이 말은 손오공이 가진 특별한 능력을 가리키는데,

요괴마귀를 식별할 수 있는 눈을 두고 이른다.

후대에 전화(轉化)되어 진위(眞僞)를 분별하는 능력을 일컫는다.


헌데,

어미 소는 손오공의 화안금정을 가진 것일까?

낯색 바꿔 새로 꾸민 버스를 용케 알아보고는 여전히 막아서 진행을 방해하였다.

하지만, 다른 버스는 막아서지 않았다.


사람들은 저 모습에 감동을 하고는 한마디씩 거든다.

한 사람이 있어 이리 말한다.

저것은 아이를 잃은 엄마가 하듯이, 

세상을 향해 바른 도리를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또 한 사람이 있어 이리 말한다.

버스에 새 칠을 하고 어미 소를 속였으나,

이를 이내 알아차리고는 막아섰다.

과연 이를 어찌 알았겠는가?

어찌 동물이 사람보다 총명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1976년 당산(唐山) 지방에 지진 역사상 가장 비참한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다.

사람들은 이게 히로시마 원폭보다 400배는 더 강했다고 한다.

당시 피해는 사망 242, 769명, 중상 164,851 명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때 동물들이 미친 듯이 도망을 갔는데,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유문량이라는 이는 심야에 개들이 시끄럽게 짖는 소리에 깨어났다.

잠을 자고 있는데 개들이 방문을 마구 긁어대었다.

그는 문을 열어 개들이 들어올 수 있게 하였는데,

개들은 그를 물고는 밖으로 끌어내었다.


그 누가 있어 동물이 사람보다 총명하지 않다 하는가?

심지어 식물도 인식 능력이 있다는 보고도 있지 않은가?

미 중앙정보부 소속 Cleve Backster라는 이가 식물의 기억 능력을 실험한 보고가 있다.


한 학생으로 하여금 특정 식물을 훼손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그가 다른 학생과 섞여 나타나게 하였다. 

똑같은 복장, 모자를 쓰고서는,

하나씩 그 식물 앞으로 다가가게 하였다.

여타 다른 사람은 아니 그랬는데,

그 학생이 식물 앞에 나타나자 기기는 강렬한 신호를 내보냈다.

이는 그를 대하자 공포심이 일었기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情無情物皆演妙音。 (華嚴經吞海集)


“유정물이나 무정물이나 모두 묘음(妙音)을 낸다.”


버스가 비록 색칠을 달리 하였으나,

어미 소는 이를 바로 알아채었다.

이로 보건데, 어찌 무정물(무생물)이라 하여 모종의 생명력이 없다 하겠는가?

어미 소는 버스에서 지펴져 나오는 모종의 생명 기운을 느꼈음이라,

이를 妙音이라 한다.

사람만이 이를 듣지도, 보지도 못하고 있을 뿐인 것을.


내가 오늘 소개하는 글을 대하고,

아연 놀라고만 있을 일이 아니다.

다만, 사람이 얼마나 어리석은 줄 깨달아야 하리니.


내가 농부가 되어 다 좋은데,

이게 하면 할수록 죄를 짓고 있음을 깨달을 때가 많다.


농부들은 병충해를 없앤다는 구실로 갖은 농약을 밭에다 뿌린다.

게다가 소출을 많이 보겠다고 비료를 연신 처넣기 바쁘다.

게다가 풀을 없애겠다고 독한 제초제를 뿌린다.


나는 원을 세워 비료, 농약 그리고 제초제를 한 방울도 밭에 넣질 않는다.

외려 풀을 키운다.


그러함인데 아직 하나 해결하지 못한 것이 있다.

전지(剪枝).

블루베리 나무를 전지하지 않으면,

귀신 머리카락처럼 가지가 엉키고, 

자람세가 고르지 않다.


정녕, 이 짓을 하지 않을 수는 없겠는가?

미망(迷妄)인 게라.

농부로서 살 제,

내게 남겨진 큰 숙제다.


아, 나의 영혼은 언제나 추수(秋水), 가을 물처럼 맑아져,

저들 묘음(妙音)을 제대로 들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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