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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법 유감(遺憾) 8

농사 : 2016. 8. 23. 12:59


바로 앞의 글 후편이다.


방조(防鳥) - 방조망(防鳥網) ⅱ


방조망을 치면 당연히 작물의 광(光)수용량이 감소된다. (※ 이것을 수광율(受光率)이라 한다.)

토양, 공기, 작물에 미치는 광량의 감소에 따라 온도 변화가 야기된다.

더불어 습도도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작물의 성장, 개화, 결실 등에 변화가 온다.

내가 언젠가 소개했듯이,

결실을 늦추는 방법으로 이를 적극 활용한 중국의 연구도 있다.

하지만 숙기 조절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품질을 저하시킬 가능성은 없는가 조심스럽게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그물망의 색깔에 따라 광주파수밴드별 산란량, 방사량에 변화가 생긴다.

공기의 움직임도 둔화된다.

이에 따라 유해 가스가 정체되거나, 쌓이게 된다.

방조망처럼 사방이 막힌 구조인 경우 바깥 온도보다 그물망 안의 온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야간에는 외려 낮아진다.

한편, 그늘막처럼 상단부 외 사방부가 열려 공기 유통이 가능한 경우,

열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습도 역시 바깥보다 높아진다.

이는 식물이나 토양으로부터 발출된 습기를,

그물망이 가두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그물망 안의 온도가 높더라도,

이 경우에도 습도는 더 높다.


최근 유색망(Colored Photo-Selective Nets)을 이용한 작물 재배가 널리 연구되고 있다.

(때론 실내에서 특정 주파수 광원을 이용한 재배 방식도 관심을 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유색망을 이용하여,

자연광의 특정 주파수 밴드(frequency band)를 선택적으로 집중시키고,

수확물 제고를 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연구물마다 결과가 구구하다.


본질적으로 이런 작위적인 농법은 뜻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일득일실(一得一失)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

이게 세상의 이치다.

어느 특정 부문에 혹 성과가 있다한들,

다른 부분에서 외려 열악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선택적 유색망에 의해 상대적으로 약화된 주파수 밴드는

작물 성장이나 결실에 영향을 덜 미치고,

선택된 주파수 밴드는 강화시킨다는 순진한 기대가 있다.


하지만 광 스트레스가 마냥 부정적인 것만이 아니다.

때론 스트레스에 따라 저항물질이 생성되고,

이게 식물이나 인간에게 유효물질로 작용하곤 한다.


혹간 푸른(blue) 망이 소출 양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한다.

하지만, 단파장(短波長)일수록 태양광의 에너지 세기가 크다.

푸른색 또는 자외선 주파수일수록,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안토시아닌(anthocyanins) 함량이 늘어난다.


비닐하우스 안에서 재배되는 블루베리의 경우,

이들 함량이 적을 것이 예상이 된다.

왜냐하면 비닐하우스의 비닐은 UV(ultra violet) 코팅이 되어,

자외선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블루베리의 경우 풍부한 플라보노이드로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뇌, 간, 위장에 좋다고 인식되고 있다.


야생 자연 상태 > 자연농 > 유기농 > 관행농 > 시설재배


우에서 좌의 방향 순으로 유효 성분 함량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대략 차서(次序)마다 배증(倍增))

폭넓은 주파수 밴드 자연광에 노출될수록,

주파수별 광 스트레스 역시 다양하여,

여러 물질들이 만들어질 것임은 자명하다 하겠다.


과일 숙기의 처음 단계에선,

엽록소(chlorophylls), 카로티노이드(carotenoids), 

플라보노이드(flavonoids), 플라보놀(flavonols) 등이 과일 속에 들어 있는 지배적 요소이다.

과일이 익어가며 색깔이 초록에서 분홍으로 변함에 따라,

엽록소는 줄어들며 안토시아닌이 축적되어 간다.

블루베리는 주로 열매 표피와 과육 바깥쪽에 안토시아닌이 분포한다.

(※ 이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다음 글을 참고할 것.

      ☞ 2009/08/09 - [소요유] - 블루베리, 난쟁이, 쥐, 여성에 관한 간단한 산술 하나)

하지만 빌베리(bilberries)는 전체적으로 분포한다. 


(출처 : Modification of Sunlight Radiation through Colored Photo-Selective Nets Affects Anthocyanin Profile in Vaccinium spp. Berries)

위 그림은 자연광 기준 각 유색망의 상대 온도 편차를 나타낸 것이다.
검정색 망의 경우 한 낮에 열량을 흠뻑 흡수하였다 저녁에 방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래 그림은 상대습도를 나타낸 것이다.



(출처 : Modification of Sunlight Radiation through Colored Photo-Selective Nets Affects Anthocyanin Profile in Vaccinium spp. Berries)

(※ the arabinosides (ara), galactosides (gal) and glucosides (glu) of delphinidins (Dp), cyanidins (Cy), peonidins (Pn), petunidins (Pt) and malvidins(Mv), and acylated forms of these (which included acetylated and coumarylated ACs).)


위 그림은 유심히 살펴볼 일이다.


자연광에 비해 흔히 쓰는 흰색 방조망을 비교해보면,

안토시아닌의 하나인 델피니딘의 함량비를 보면 233.6±26.6 : 138.2±51.1이다.

근 69%나 자연광일 때 더 많이 생성된다.


그 외 시아니딘, 페오니딘, 페츄니딘, 말비딘도 역시 자연광에 노출될 때,

큰 차이로 많이 생성된다.


이들은 안토시아닌 계열로서,

자세한 것은 다음을 글을 참고 할 것.

(※ 참고 : ☞ 블루베리와 아로니아)


유색망 모두가 문제이긴 하나,

특히 검정색 망인 경우 제일 함량이 낮다.

이는 검정색이 태양광 전체 스펙트럼 대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블루베리의 경우 유색망을 씌울 때, 숙기가 적어도 2주 정도 늦어졌다.

또한 안토시아닌 축적량은 자연광에 노출된 경우에 비해 유색망의 경우,

유의미하게 감소하였다.


한편 또 다른 예가 여기 있다.

35~50% 차단율을 가진 유색 그물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연광 상태에 비해, 검정색 그물망의 PAR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47% and 54%)

하지만 절간(節間), 잎, 가지 길이, 엽폭은 증가하였다.

이게 과연 성장의 결과인지, 아니면 웃자람의 효과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른 색(회색, 빨강, 하양)의 경우 PAR가 29%에서 41%까지 감소하였다. 

하지만, 절간, 가지 길이엔 변화가 없었다.

(※ Use of Colored Shade Netting in Horticulture)

(※ 이 자료는 고을 선생의 도움을 받았음.)

(※ PAR : photosynthetic active radiation 200–850 nm - '광합성 유효 방사'

UVB : 280–320 nm 

UVA : 320–380 nm for

blue (B): 380–495 nm 

green (G) : 495–590 nm

red (R) : 590–710 nm

far-red (FR) : 710–750 nm)


그물망을 씌어 새는 물론 해충 유입까지 막을 수 있다고 좋아하는 이가 있다.

이것은 좀 성급한 판단이다.

한 국내 보고에 따르면 그물망을 치고 나서 해충 피해가 많아져,

이듬해부터는 거둬버렸다 한다.

해충이 많아진 이유는 새가 없어져,

해충이 마구 증식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는 내가 진작 소개한 글이 있다.

(※ 참고 글 : ☞ 2016/04/16 - [농사] - 참새를 마냥 미워하지 마라)


天地無為也,而無不為也。

(莊子)


“천지는 무위이니라,

그러나 하지 못함이 없느니.”


천지가 짓지 않는다 함은,

그저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방초망으로 덮고, 방조망 씌우고, 우쭐거리며 제 잘남을 뽐내지만,

이 때 식물은 다 허깨비가 되고 만다.

거죽만 그럴 듯이 자라고,

실질 내용은 부실해지고 만다.
바로 위의 그림이 여실히 증명하고 있음이다.

천지는 이런 작위(作爲)스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無不為 하지 못하는 것이 없다 하는 것이다.


天地與我並生,而萬物與我為一。

(莊子)


“천지는 나와 더불어 같이 살아가며,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하나니라.”


풀을 적으로 삼아 모조리 뽑아내고,

새들을 도적으로 알아 그물로 막아내지만,

이게 도리어 작물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내 초원의 빛 블루베리 네이버 블로그 맨 위에 붙어 있는 타이틀 이미지를 보면,

자연농법이란 글귀가 없다.

다만 초생재배란 말만 등장한다.

기실 내가 주변을 돌아볼 제,

초원의 빛 블루베리 농장 정도로 자연농법에 가깝게 블루베리를 키우는 이를 찾기 어렵다.

나는 무비료, 무농약은 물론이거니와,

EM, 유황, 천연 발효 액비 따위,

부직포, 방초망, 방조망 등,

일체의 외부 자재를 일절 투입하지 않고 있다.

애오라지 햇빛, 바람, 비구름, 달빛의 은총에만 맡기고 있다.

농장 조성시 초기에 이랑을 만드느라 멋모르고 경운을 한 적이 있을 뿐이다.

이것을 나는 지금 후회하고 있다. 


농부들 중에 자연농법이란 이름을 걸고들 있으나,

실제를 보면 자연농법을 거스르는 엉뚱한 짓을 일삼고 있는 이들이 많다.


내가 앞의 글과 이번 글에선 풀 뽑기와 방조망에 대하여 언급을 하였지만,

비료를 슬쩍 넣는 이도 있고,

친환경제재란 이름으로 농약도 치고 있으며,

방초망을 까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다.

이러하고서도 저들은 자연농법 운운하며 뽐내고 있다.


名色互相因緣而住,猶如束竹相依而住。

(正法念處經)


“명색(이름과 실질)이 서로의 인연으로 바로 서는 것은, 

마치 묶은 대나무들이 서로 의지하여 쓰러지지 않는 것과 같다.”


이름과 실질이 같지 않으면,

스스로의 양심을 가리는 짓이거니와,

천하 사람을 속이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내 저들 자연농법이란 이름을 빌려 쓰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사이비 농부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 것은,

저들 농법이 그르다든가, 옳다는 따위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지 않다.

나는 남의 일에 관심이 없다.

다만 그 이름을 더럽히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이는 천하 사람들을 속이는 일이라,

난이 일어나고 마니,

내 이를 경계하고자 할 따름이다.


내가 내걸은, 초생재배란 그저 농법의 한 가지 부분 양태를 드러내는 말에 불과하지,

이것으로 자연농이라든가 유기농을 하고 있다는 징표가 되지는 못한다.

관행농일지라도 얼마든지 초생재배를 할 수 있다.


내가 초생재배란 이름으로 그치며 겸양(謙讓)하고 있는 것은,

자연농법을 경원해서가 아니라,

아직 그리 가는 도상에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행으로, 농장 개설 10년, 그러니까 앞으로 4년 후라면,

저 탑 타이틀 이미지를 그리 바꿀 수 있으런가?


좋은 차는 맛이 남다르다.


甘, 香, 甜, 清


달고, 향기롭고, 달콤하고, 맑은 향이 난다.


하지만, 차나무가 잘못 키워지고, 차가 제대로 만들어 지지 못하면 이상야릇한 고약한 맛이 난다.


苦, 澀, 酸, 霉


쓰고, 떫고, 시며, 곰팡내가 난다.


이를 괴미(壞味)라고 이른다.


농부가 블루베리 농사를 지음에 있어,

자연의 오미(五味)에 충실한 맛을 내려면,

우선 이름을 바로 하여야겠음이다.

이를 정명(正名)이라 한다.

실질을 따르지 못하면서 차명(借名)으로,

자신을 가리고, 천하 사람을 속이면,

블루베리의 맛이 괴미(壞味)로 변한다.


정명(正名) 이름이 바르면,

정미(正味) 맛이 옳게 된다.


내 바른 이름을 얻고자 함이니,

우리 초원의 빛 블루베리 열매는 바로 이러하리라.


氣味淸香,滋味酵厚


향미는 맑고, 자미는 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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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 2016. 8. 23. 12: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