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不用則去

소요유 : 2016.11.18 16:13


滄浪之水清兮,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可以濯吾足。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 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라.“


초나라 굴원(屈原)이 추방당하여 물가를 거닐 때 어부 하나를 만났다.

어부는 이런 노래를 부르며 굴원을 비웃는다.


굴원은 맑고 곧은 이.

나라꼴이 엉망으로 돌아가자,

직언을 서슴지 않다가 밀려 쫓겨나고 만다.


어부의 저 노래는 굴원의 굳은 절개를 한껏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앞서 어부는 굴원 보고 왜 추방되었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굴원은 이리 말하고 있다.


舉世皆濁我獨清,

衆人皆醉我獨醒,

是以見放!


“세상이 모두 흐려있는데 나 홀로 맑다.

모든 사람이 취해있는데 나 홀로 깨어 있다.

그런 까닭에 이리 추방되어 있다네.”


이에 어부는 나무란다.


聖人不凝滯於物,而能與世推移。

世人皆濁,何不淈其泥而揚其波?

衆人皆醉,何不餔其糟而歠其釃?

何故深思高舉,自令放爲?


“성인은 사물에 막히거나 머무르지 않습니다. 세태의 추이에 맡길 뿐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탁하면, 어째서 그 진흙을 휘젓고 함께 흐려지지 않으며,

모든 사람들이 취해 있으면 어째서 술지게미를 걸러 마시지 않는단 말입니까?

어이하여 깊이 생각하고 고상하게 행동하여 스스로 추방을 당하게 한단 말입니까?”


지금 청와대엔 굴원은커녕 어부 같은 인격조차 없음이 확인되고 있다. 

어부는 짐짓 저리 말하고 있지만,

진작 스스로 물러나,

강가에 배를 띄우며,

세상과 스스로 멀어져 있음이니,

저 정도 수준으로 세상을 농할 이라면,

필시 은자(隱者)임이리라.


윗사람을 섬김에 있어,

그의 잘못을 보고 간(諫)을 아끼지 않음은 충(忠)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한다 하여도 잘못을 고치고 아랫사람을 따르지 않을 때는 어찌할 것인가? 


君有過謀過事,將危國家隕社稷之懼也;大臣父兄,有能進言於君,用則可,不用則去,謂之諫;有能進言於君,用則可,不用則死,謂之爭;

(苟子)


“군주가 일을 잘못 처리하여,

국가를 위기에 빠뜨리고, 사직을 무너뜨릴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대신이나 왕족이 군주에게 진언하여 받아들여지면 가하고, 아니면 떠난다.

이를 간(諫)이라 한다.

군주에게 진언하여 쓰여지면 가하고, 아니면 죽음을 불사한다.

이를 쟁(爭)이라 한다.”


순자는 간(諫)과 쟁(爭)을 이처럼 구별하였다.

간언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미련 없이 자리를 물린다.

하지만 받아들이지 않아도 죽음을 무릅쓰고 간언을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공자는 어떠했는가?


微子去之,箕子為之奴,比干諫而死。孔子曰 殷有三仁焉。

(論語)


“미자는 떠나고, 기자는 노예 생활을 하고, 비간은 간하다 죽었다.

공자는 은나라에 어진 이가 셋이 있다.”


은나라 말기 주왕(紂王)은 무도하기 짝이 없었다.

미자는 그를 떠나 물러났다.

기자는 간언을 멈추지 않다가 주왕에 의해 노예가 되고 만다.

주왕은 비간을 두고, 충성심이 강한 자의 심장엔 일곱 개의 구멍이 있다며,

그의 심장을 갈라 죽였다.

공자는 이들 셋을 모두 어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非其行則陳其言,善諫不聽則遠其身者,臣之於君也。

(韓非子)


“(군주의) 그 행이 잘못되었으며, 말로써 간하고,

듣지 않으면 물러나는 것은 신하가 군주를 대하는 방법이다.”


한비자 역시 간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물러날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군주와 신하는 결코 피로 맺어진 사이가 아니다.

여의치 않으면 사이를 갈라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부모 자식 사이는 어떻게 될 것인가?


為人臣之禮:不顯諫。三諫而不聽,則逃之。子之事親也:三諫而不聽,則號泣而隨之。

(禮記)


“남의 신하된 이의 예법은, 군주의 잘못을 드러내지 않고 간하는 것이니,

세 번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그를 버리고 떠난다.

자식이 부모를 섬길 때는, 세 번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울면서 따른다.”


이것은 예로부터 우리네 동양 사회의 전범이 되고 있다.


齊宣王問卿。孟子曰:「王何卿之問也?」

王曰:「卿不同乎?」

曰:「不同。有貴戚之卿,有異姓之卿。」

王曰:「請問貴戚之卿。」

曰:「君有大過則諫,反覆之而不聽,則易位。」

王勃然變乎色。曰:「王勿異也。王問臣,臣不敢不以正對。」

王色定,然後請問異姓之卿。曰:「君有過則諫,反覆之而不聽,則去。」

(孟子)


“제선왕이 경(卿)에 대하여 묻다.

맹자가 아뢴다.


‘왕께선 어떤 경을 물으시는 것입니까?’


왕이 말하다.


‘경에도 다른 것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하다.


‘같지 않습니다. 

귀척지경(貴戚之卿) 즉 황족 출신의 경이 있고, 

이성지경(異姓之卿) 즉 왕과 성이 다른 경이 있습니다.’


왕이 묻는다.


‘그럼 귀척지경이란 무엇인가요?’

군주에게 큰 허물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하여 간하여도 듣지 않으면, 왕을 바꿔버립니다.’


왕은 발연히 낯색이 변했다.

맹자가 말하되, 


‘왕께선 달리 여기지 마십시오, 

왕께서 물으시기에 신이 바로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왕이 낯색을 바로 한 후, 이성지경에 대하여 물었다.

맹자가 말하다.


‘군주에게 잘못이 있으면 간하고, 반복하여도 듣지 않으면 떠나갑니다.’”


맹자의 경우는 대나무를 쪼개듯 말씀이 확연하다.

앞의 삼인(三仁) 微子,箕子,比干은 모두 귀척지경인데도,

역위(易位)를 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 처한 상황이 달랐을 터이니 맹자의 말 하나를 들어,

한 논의로 재단할 수만은 없다.

반대로 이성지경이면서도,

왕을 갈아치운 예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또한 그의 위치와, 위임받은 권력의 내용에 따라,

한가지로 일률적으로 규율할 수만도 없다.


작금의 청와대 형편을 이상의 논의에 비추어보면 실로 참담하다.

그 동안 삼인(三仁)에 가까운 행동을 보인 이는 유승민 하나 정도에 그치고,

대부분은 입을 봉하고 그저 녹봉(祿俸)만 탐한 것이 아닌가?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그 동안 아무런 소리도 못하던 이가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시간이 지나면서 세가 불리해지면,

다투어 배반의 강물에 뛰어드는 이가 속출할 것이다.


이런 지경에 이르면,

줄곧 주군을 배반하지 않는 이가 외려 돋보이는 야릇한 형국이 되고도 말 것이다.

5공 때의 장세동 같은 이가 나타나 쓴 웃음을 지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소아적 의리(義理)를 지켰다는 말을 혹 들을런지는 몰라도,

국민을 위한 대의(大義)를 져버렸다는 혹독한 비난을 외면할 수는 없으리라.


끝으로 순자의 성상편(成相篇) 한 구절을 인용해둔다.

기실 성상편 전편은 바로 위정자가 꼭 음미할 만한 말로 가득 채워져 있다.

특히 오늘의 청와대 박근혜 이이에게 들려주고 싶다.

재임 내내 불통 시비의 한 가운데 있었으며,

가까이 있으면서 독대 한번 하지 못한 관리도 있다하니,

이러하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음인가?


愚而自專事不治。主忌苟勝,群臣莫諫,必逢災。論臣過,反其施,尊主安國尚賢義。拒諫飾非,愚而上同,國必禍。

(苟子)


“어리석은데도 제 홀로 임하면 다스리지 못하느니.

군주가 시기하고, 구차스럽게 이기려고만 하면,

모든 신하들이 간하지 않고, 반드시 재앙을 맞게 되느니.

신하의 허물을 논하려면, 그 베푼 것을 반성하고,

군주가 존엄하고, 나라가 편안하려면, 어질고 의로운 이를 숭상하여야 하느니.

간하는 일을 거부하고, 비위(非違)를 꾸미며, 

어리석은 자가 위와 함께 하면, 나라는 필시 화를 당하게 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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