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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進步), 보수(保守) 그리고 노회찬

소요유 : 2018.07.24 10:12


진보(進步), 보수(保守)


정치적 신념, 태도, 또는 지향을 이리 나눠 가르곤 한다.

헌데, 우리네의 경우 보수는 실로 한 줌에 불과하고,

대개 수구(守舊)일 뿐이다.


보수(保守)는 지킬 것을 아껴 보호한다.

하지만, 수구(守舊)는 예전 것이기에 지킬 뿐이다.

수구(守舊)에서 구(舊)는 예전 것이기도 하지만,

이미 일군 자신의 권리, 이해이기도 하다.

즉 한 마디로 기득권이라 하면 맞춤 맞다 하겠다.

하니까, 이 권역에 안에 든 것은, 선악, 시비 가리지 않고,

지키고 고수하여야 할 가치이다.

하지만 보수(保守)는 지켜야 할 마땅한 가치를 보호한다.

그들은 선하고, 옳은 것에 집중한다.

이런 태도라면, 설혹 자신의 이해에 반하더라도,

기꺼이 가치에 헌신한다.


헌즉, 이 양자의 차이는 실로 클 뿐 아니라,

정반대로 찢어져 나눠 달린다.


진보(進步)는 선한 것, 바른 것이라면,

이의 달성을 위해 일로매진(一路邁進)한다.

그것이 옛 것이든, 미래의 비전이든,

경계가 따로 없다.

그들에겐 피아(彼我)의 구별이 없다.


노회찬이 죽었다.

슬프다.

분하다.


一死以謝天下


대장부는 죽음을 홍모(鴻毛)처럼 가벼이 여긴다.

하지만 태산보다 더 무겁다.

죽음으로써 천하를 갚는다.

죽음으로써 충심을 표한다.


노회찬 그는 진정 진보의 정화(精華)다.

이 척박한 땅에서 드물게 피어난 한 떨기 꽃이다.


진보는 단 한 번 죽는다.

一死以謝天下

한 번의 죽음으로써 천하에 감사하고, 사과하고, 갚았다.


보수 아니 수구는,

백 번 죽을 일을 저지르고도,

결코 죽지 않고,

천 번 살아남는다.

저들은 천하가 아니라,

자신의 신명(身命)을 지킨다.

비열하다.


저들은 저 더러운 삶을,

중심으로 무리지어,

그 주위를 돌아가면서,

다투어 칭송한다.

그리고 세상을 뻘죽으로 만든다.


무릇 무리를 지으면,

절대 타락하게 되어 있는 법이다.


29만원에 자신의 명예를 걸고,

‘이것 다 거짓말인줄 아시지요?’라는 선동에 자신의 양심을 판다.

수구(守舊)는 이리 옛 것을 지키는데 능하다.


진보는 한 번 삐끗하면,

세상으로부터 갖은 비웃음과 질타를 받는다.

네들이라고 별 수 있어?

우리라고 원래부터 악한 사람 이었을까?

세상이 본디, 그리 돌아가고 있는데,

별 수 있는가?


수구는 백번 잘못을 저질러도,

세상 사람들은 심드렁하다.

어제, 오늘 겪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가?

실인즉,

그러지 않을 일도 아니다.

우선은 그리 비웃을 당신 자신부터,

그리 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헌즉, 한 때 진보 인사일지라도,

수구 진영으로 투항한 이가 쉼 없이 늘어난다.

저쪽 세상으로 넘어가면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주머니가 불고, 뱃가죽이 늘어난다.

저들에게, 이젠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차라리 욕됨을 사는 일이 되었다.


세상은 뻘이다.

이 뻘죽, 늪 속에서 연꽃이 피어났다.


노회찬은 연꽃이다.

이 어둡고, 질척이는 세상에서,

언제나 약자를 위해 헌신하였고,

정의를 위해 투쟁하였다.


魔子須摩提(漢言賢意)前諫父曰:『菩薩行淨,三界無比,以得自然神通,眾梵諸天億百皆往禮侍,此非天人所當沮壞,無為興惡自毀其福。』魔王不聽,三女自占,一名恩愛,二名常樂,三名大樂:『父王莫憂,吾等自往壞菩薩道意,不足勞父王,勿復憂念。』

於是三女,嚴莊天服,從五百玉女,到菩薩所,彈琴歌頌,婬欲之辭欲亂道意。三女復言:『仁德至重,諸天所敬,應有供養,故天獻我。我等好潔,年在盛時,願得晨起夜寐供侍左右。』菩薩答言:『汝宿有福,受得天身,不惟無常,而作妖媚,形體雖好,而心不端。譬如畫瓶中盛臭毒,將以自壞。有何等奇,福難久居,婬惡不善,自亡其本,福盡罪至,墮三惡道,受六畜形,欲脫致難。汝輩亂人道意,不計非常,經歷劫數,展轉五道。今汝曹等,未離勤苦。吾在世間,處處所生,觀視老者如母,中者如姊,小者如妹,諸姊等各各還宮,勿復作是曹事。』菩薩一言,便成老母,頭白齒落,眼冥脊傴,柱杖相扶而還。

(修行本起經)


싯다르타 태자가 막 깨달음에 이르려는 찰나, 마왕은 불안감을 느낀다.

이에 마왕인 부왕의 근심을 덜려고, 

恩愛,常樂,大樂 세 명의 딸이 태자에게 가서 그를 유혹하는 장면이다.

그 때 태자가 말한다.

譬如畫瓶中盛臭毒

저들을 보고는 거죽 모습은 비록 그럴싸하나,

마음보가 단정치 못하니, 비유컨대, 꽃병에 든 냄새나는 독이다.

便成老母,頭白齒落,眼冥脊傴

그러자, 이들은 모두 늙은 여인네로 변하게 된다.

그들은 지팡이를 짚고 돌아가고 만다.


그 이후, 더욱 노한 마왕은, 군대를 보낸다.

하지만 이 역시 실패하고 만다.

육체의 유혹, 무력은 싯다르타를 굴복 시킬 수 없다.

이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될 터인데 그 지위를 왜버리느냐고,

다시 한 번 유혹한다.


하지만, 부처는,

권력, 이 또한 물리치고 만다.


菩薩即以智慧力,  申手按地是知我,

應時普地軯大動,  魔與官屬顛倒墮。

魔王敗績悵失利,  惛迷却踞前畫地,

其子又曉心乃寤,  即時自歸前悔過


이것은 마왕이 패퇴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가끔 절집에 가면 불상 중에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한 것을 보게 된다.

이 인(印)은 바로 마군을 항복시키는 상황을 형상화 한 것이다.


(출처 : 愛經驗)


노회찬은 세상의 마군(魔軍)을 물리치는 용장이었다.

하지만, 보수보다 진보의 탈을 쓴 보수에게 더 견제를 받았다.

드루킹 댓글 수사를 맡은 특검이라지만,

정작 그 중심에 서있는 인사는 멀쩡하고,

세 발 건너 서있는 이를 불쏘시개 삼아 불을 지피고 있다.

필경은, 연기만 피어 올리고 그칠 공산이 크리라.


못된 수캐 앉을 때마다 좃자랑한다 하더니만,

노무현 정권 2기인 문정권은,

노의 대연정 제안을 본받아,

이름만 살짝 바꿔 협치내각을 야당에게 제안하였다.

이것 앞서 박지원이 제안한 개혁벨트보다 사뭇 못할뿐더러,

실질 내용은 노무현의 대연정과 다를 바 없다.

박지원의 개혁벨트는 자한당, 바미당은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박의 제안은 아직 촛불 정신을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문의 제안은 저들 탄핵 대상인 당 이들을 배제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사실상 촛불 시민 혁명의 정신을 저버리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게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저들의 실상을 이미 진작부터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회찬은 수구 2중대 저들이 꺾어버린 것이다.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자살이 아니라, 타살에 가깝다.

분통(憤痛)함을 억누를 수 없다.


지방선거 패배로 당 정비가 우선인 야당들의 상황 때문에 후반기 국회 원구성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을 뺀 157석으로 개혁벨트를 구성 "개혁벨트 원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m.shinmoongo.net/116999)


외로움.


그의 외로움에 눈물이 난다.

세상은 그를 지켜주지 못하였다.

그를 극장에서 상영되는 영화처럼 그저 소비만 하였을 뿐이다.

그를 잘 안다는 이까지, 노회찬을 그저 땅콩 씹으며 즐겼을 뿐이다.

이는 남은 사람들의 죄다.


그의 삶은 픽션이 아니다.

그는 영화보다 더 실감나는 넌픽션 현실을 사셨다.

누구도 감히 쫓아가기 힘든 영웅이다.


헌향(獻香)


연꽃 앞에 한 줄기 맑은 향을 지핀다.

이젠 다 놓으시고 그저 평안히,

흠향(歆饗)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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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승기류 2018.07.30 19:43 PERM. MOD/DEL REPLY

    선생님 안녕하세요~ 지루한 폭염에 강령하신지요.


    느닷없는 비극에 저도 한동안 멍 했는데 노회찬님을 기리는 글 올려주셔서
    감사히 읽고 특히 '노회찬은 세상의 마군(魔軍)을 물리치는 용장이었다' 이 말씀에 깊이 공감 합니다.

    선생님의 글 혼자 보기 아까워 제가 가는 네이버카페에 퍼다 올려도 괜찮으실지 여쭙습니다.

    당연히 출처는 명시할테구요.

    사용자 bongta 2018.07.30 21:28 신고 PERM MOD/DEL

    더위가 대단합니다.

    노회찬 죽음 앞에 슬프기도 하고,
    일변 화가 솟습니다.

    아까운 이를 왜 하늘은 일찍 거둬가시는 것입니까?
    실로 천도는 무심하기 짝이 없군요.

    상승기류님께서,
    제글 옮겨 가시는 것,
    고맙지요.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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