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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를 풀과 함께 키우는 기본 이치 ⅱ

농사 : 2019.02.18 18:37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지는 않지만 초생재배에 대한 막연한 기대랄까?
또는 연정(戀情)을 품는 분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대개는 품은 뜻을 실어 펴지는 못하고 실제는 다른 길로 갈라 나아간다.

설혹 초생재배의 길로 들어섰다한들 석삼년을 넘기지 못하고는,
다른 사람들의 발뒤꿈치를 쫓아 허둥지둥 따라가고 만다.

내가 가만히 지켜보자하니,
이는 정녕코 초생재배가 어려워서 그러한 것이 아니라,
다만 철처하지 못해 마음 씀씀이가 어긋나버렸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명실쌍전(名實雙全)

이름과 실제가 함께 온전히 갖춰져야 한다.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과 실이 부절처럼 짝이 맞아야 한다.

그러함인데 사람들은 이름은 취하였지만,
그 실을 챙겨 지니지 못하고 만다.

열심히 풀이 나게 하지만,
또한 뒤돌아서자마자 악착같이 풀을 베어버리거나 뽑아내기 바쁘다.

도대체가 제 존재를 스스로 배반하는,

이런 따위의 태도로 석삼년은커녕 이태인들 감당할 수 있겠음인가?

전자는 이름을 취하고자 함일 터이지만,
후자는 곧 실을 버리고 어긋난 길을 추구하고 있음인 게라.
어찌 오래 갈 수 있겠음인가?

세상 사람들을 향해 풀과 함께 한다며 손나팔을 불지만,
기실 속마음은 풀을 용납하고 싶지 않은데,
어찌 장구(長久)함을 바랄 수 있으랴?

애써 난 풀을 다시 뽑아버리고 싶은 충동이 스믈스믈 일어나는데,
어찌 마음이 편안해지겠는가?
그러할진대 차라리 방초망을 까는 것이 백번 낫다.
제초제를 치는 것은 왜 아니 못할쏜가?

모름지기 초생재배를 하겠다고 생심을 일으켰다면,
풀을 베어 자빠뜨리겠다든가, 뽑아 없애겠다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
이 경계를 넘어설 때라서야 마음 밭엔 비로소,
가렸던 구름이 흩어지며,
달님이 그 모습을 나타내시게 된다.
한가로이 노니는 명월(明月)을 그대는 정녕 사모하였던 적이 있었던가?

풀이 온 밭을 덮어갈 때면 마음 밭도 초록으로 물들며 평화가 찾아온다.
아무 걱정 하지 말고 바로 이 마음속에 안겨야 한다.
이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면 좌불안석,
단솥에 든 콩알처럼 통통 튀기며 불안이 찾아든다.


그래,

남이 다 잠드는 달밤,  

미친 듯이 낫을 들고는,

기어이 풀밭으로 뛰어들고 만다.

자기가 조자룡인가?
감히 어찌 낫 하나로 풀을 당할 수 있음인가?
승패는 이미 정해지고 만다.

풀이 나면 작물이 치여 곧 거꾸러질 것이 염려가 된다고?
그렇다 바로 이 지점.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해야 한다.

得樹攀枝未足奇。
懸崖撒手丈夫兒。

나뭇가지 하나 붙들고 천길 벼랑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때 살수(撒手) 손을 놔버려야 한다.

언젠가 나를 전도하겠다고 찾아온 한 종교쎄일즈맨 하나.

그 분은 이 글귀 앞에서 내게 이른다.

‘벼랑에서 손을 놔버리면, 그럼 죽지 않느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심 이리 중얼거린다.

‘그대야말로 내 밭 여기 댓돌 앞에서 고대 죽고 마는구나.’ 

 

허공 중에 환청처럼 한 말씀이 들려온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 


현애살수(懸崖撒手)

이 때 새로운 경지가 열린다.

마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도리가 깨우쳐지고,

실천적 방편이 절로 생겨난다.

 

이 때라서야 저 전도사는 풀빛 하느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pp3 china)

 

풀도 나게 하고,
작물도 치이지 않는 경계.


농부 역시 화두를 든다.
스님네들만 화두를 붙드는 게 아니다.
성성하니 화두를 챙겨,
철야정진한다면,
석삼년도 길다.

삼십년,

보따리 싸들고 다니면서,
하안거니 동안거니 하며 바둥거리며 시줏쌀만 축내는 그들,
내 밭을 보자,

이내 화톳불에 덴 듯 부끄러움에 낯을 붉힌다.

밭에,
풀도 생하고,
작물도 크니.
농부는 그저 편안하니 한가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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