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 날
예초기와 관련된 전부터의 생각 하나를 적어두고자 한다.
예초기를 처음에 사면, 대개 예초기 날 하나 정도가 거저 따라온다.
소위 이도날이란 것인데, 이것 시가 3,000원 내외한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데,
이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변종이 개발되고 있다.
이도날을 쓰게 될 때, 만약 돌에라도 부딪히면,
충격이 따르고, 돌이 비산되기도 하는 등 안전을 위협한다.
하여 날 중간 허리에 관절을 달아 꺾이는 타입이 개발되었다.
이로써, 충격을 완화하여 다소 안전이 확보되었다 하지만,
이도날보다 절삭력은 당연 떨어지는 편이다.
위험을 저감하기 위한 시도는 계속된다.
칼날 대신 고강도 나일론 줄을 이용한 것도 있다.
이것은 사뭇 안전하지만, 절삭력은 당연히 철제 칼보다 못하다.
게다가, 부하가 커서, 예초기 능력이 딸리는 가스나 충전식 예초기엔 무리가 따른다.
칼날 톱 같으면 바로 풀을 자르고 마는데,
이것은 풀을 잡아 안고 끊기 때문에 기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만다.
헌데, 나로선 이것보다 다른 이유로 이런 류의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일론 줄이 사용하다 보면, 닳거나 끊어져 버리는데,
그것들이 흩어져 버리기 때문에 토양을 오염시키게 된다.
아주 고약스러운 모습이라 하겠다.
그 밖에, 체인형태의 것도 있으며,
별도의 기구를 달아 위험을 더는 채비도 있다.
내 대개 검토를 끝마쳤는데,
혹간 초보자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농부에겐 다 부질없는 짓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 모두를 외면하고,
원형날(circular saw blade)을 주로 사용한다.
초보자들은 이 모습을 보고는 지레 짐작으로 겁을 먹곤 한다.
혹, 중국 무협영화의 혈적자(血滴子)가 연상이 되기라도 하는 것일까?
하지만, 흔히 사용하는 이도날보다는 사뭇 안전하다.
왜 그런가?
이도날은 회전축을 중심으로 칼날이 두 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물체에 칼날이 닿으면, 충격이 바로 회전축에 전달되어, 흔들리게 된다.
이에 따라 작업봉이 따라 진동되기에, 작업자의 피로도가 크다.
혹 돌에 맞기라도 하면, 돌이 튀어 날아오르는 것은 물론,
작업봉이 튕겨나가기도 하여 상당히 위험하다.
하지만, 원형칼날은 칼날이 원주를 따라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작업 충격이 고르게 분산되어, 사뭇 진동이 적다.
이는 물리학적으로도 설명이 가능하다.
관성 모멘트(moment of inertia)는 직선 운동에서의 질량에 대응되는 물리량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즉 운동의 변화에 대한 저항력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보면 좋다.
(출처 : https://en.wikipedia.org/wiki/Angular_momentum)
그림을 보면, 이도날이, 관성모멘텀이 작다.
따라서 외부 충격에 쉽게 계의 평형이 깨져버리고 만다.
이도날에 비하여 원형날은 몇 배 비싼 편이지만,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서, 그리고 피로도 저감을 위해, 그 사용을 자제하고,
가급적 빨리 용기를 내어 원형날로 옮겨 가기를 권한다.
하지만, 예초 실력이 늘면,
다음의 추가 논의를 대하고 보다 전문적인 이해를 깊이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줄 칼이나 이도날은 예초 절삭면이 팔 길이 전체가 되나,
원형날의 경우엔 절삭면이 고작 원주에 달려 있는 톱날 깊이에 불과하다.
따라서 전자에 비해 후자는 가령 이도날 길이만큼 전진 작업해주어야,
이 예초 면적 차이를 메꿀 수 있다.
따라서 그만큼 작업 시간이 길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1회전에 전자는 고작 두 번 베어주나,
후자의 경우엔 원형날의 톱날 수만큼 거푸 연속적으로 베어주니,
작업 내용이 부드럽고 기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원형날의 톱날 수는 40T, 60T, 80T 등으로 다양한데,
톱날 수가 많을수록 진동이 적다.
이 양자의 본질적 기능 차이를 잘 숙지하면,
필요에 따라 알맞은 대안을 택할 수 있다.
나무를 자른다고 할 때,
낫이나 정글도로 자를 것인가?
아니면 톱으로 자를 것인가?
이 과제 앞에 선 자의 문제의식을 생각하면,
예초 날 선택도 보다 신중해지고 발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