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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의휴기어(公儀休嗜魚)

소요유 : 2021. 2. 8. 16:00


한 인간이 있어,
명절 때 받은 고기로 일상의 호구지책으로 삼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뭇 가여운 일이다.


[시사포커스 / 이혜영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019년 3인 가족 월 생활비로 60만원을 사용했다고 소득 신고를 한 것과 관련, 국민의힘 서울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떳떳치 못한 검은돈 현찰을 챙기지 않고는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8일 의혹을 제기했다.

김 교수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후보자를 겨냥 "구정때 들어온 고기선물로 추석까지 살고, 부인이 직접 아이들 머리 잘라주고, 출판기념회 열어서 일년 생활비 챙기고, 병가내고 가족들 해외여행 때마다 가고, 그런데 한달 60만원으로 살았답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걸 믿으랍니다. 그러고도 변명과 거짓을 늘어 놓는다"며 "파렴치 대마왕이다"고 일침했다. 
(출처 : 시사포커스(http://www.sisafocus.co.kr))


그러자, 예의 그 진부한 고사가 다시 떠올랐다.


公儀休相魯而嗜魚,一國盡爭買魚而獻之,公儀子不受,其弟諫曰:「夫子嗜魚而不受者何也?」對曰:「夫唯嗜魚,故不受也。夫即受魚,必有下人之色,有下人之色,將枉於法,枉於法則免於相,雖嗜魚,此不必能自給致我魚,我又不能自給魚。即無受魚而不免於相,雖嗜魚,我能長自給魚。」此明夫恃人不如自恃也,明於人之為己者不如己之自為也。
(韓非子)

“공의휴는 노나라 재상인데 고기(생선)를 좋아하였다.
온 나라가 다투어 물고기를 사서 바쳤다.
공의휴는 받지 않았다.
그 아우가 간하여 말하였다.

‘물고기를 좋아하시면서 왜 받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대답하여 말하였다.

‘이는 오로지 내가 물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받지 않느니라.
만약에 물고기를 받는다면, 필시 남에게 낮추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남에게 엎드려지는 처지에 놓이게 되면,
법을 굽히게 될 것이다.
법을 굽히게 되면 재상 자리를 잃게 된다.

비록 물고기를 좋아하나, 
이리 되면 내게 물고기를 보내줄 리가 없으며,
나 또한 물고기를 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약에 물고기를 받지 않으면,
재상 자리를 잃지 않을 것이며,
비록 물고기를 좋아하나,
내가 능히 오래도록 물고기를 얻을 수 있느니라.’

이는 남을 믿는 것이 자신을 믿는 것만 같지 못함을 밝힌 것이다.
남이 자기를 위해준다는 것이, 
자기가 스스로 자신을 위함만 못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출처 : 網上圖片) 


저이가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장관 자리에 앉히기 전에 좀 더 확실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

일국의 장관을 담임하려면,
설혹 능력이 뛰어나다 한들,
일말, 한 끗 도덕 수준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

아무리 인품이 넉넉하다한들,
선물 받은 것으로 한 해를 날 정도로 많이 쏟아져 들어온단 말인가?

自行束脩以上,吾未嘗無誨焉。
(論語 述而)

속수 이상의 예물을 가지고 온 이 치고,
자신이 가르쳐 주지 않은 적이 없다는 공자의 말씀이다.

여기 속수란, 
육포를 묶은 것을 이르는 말인데, 
한 속은 열 조각을 말한다.

이 정도면 당시엔 최소한의 예물인데,
공자가 재물을 탐한 것이 아니라,
염치를 차릴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여기 농장에 있으면,
여러 사람들이 나와 접촉하기를 청하곤 한다.

처음엔 이들을 모두 맞이하였으나,
나는 근래 정중히 거절하며, 이들을 쉬이 만나지 않는다.

논어엔 束脩以上이라 하였는데,
예를 아는 이가 십중 아홉 거지반 없다.
그리고, 일 마치고는 휑하니 등을 돌려 떠나가 버린다.

내가 일없이 저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을 내고, 가진 것을 내주는 바임이라,
이는 나로서는 저들에게 혹간 도움이 될까 싶어,
틈을 갈라내고, 정성으로 아는 바를 일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 무슨 사심이 있으랴?

보통의 인격이라면,
束脩之禮로, 염치를 차리는 게 도리가 아니겠음인가?

헌데, 저 문제적 인간은,
얼마나 재간이 좋기에,
저리도 선물이 쌓이도록 넘쳐 흘러드는 것일까?

과시 인품과 도량의 크기가 넉넉함을 미뤄 짐작할 수 있겠더라.
무뢰배(無賴輩)들을 더는 만나지 않으려는,
나와 같은 협량(狹量)의 인사와는 아연 격이 다르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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