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arization
"지난 6개월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
어제 풍산개 반품과 관련 문재인이 뱉어낸 말이다.
내가 법률가들을 두고 법기능공이라 이르는 데는 다 까닭이 있다.
기능공 < 기능인 < 기술자 < 기술사
우로 갈수록 단순한 기술, 기능 technique를 넘어,
인간과 세계와의 관계 교합 실천 현실에서,
때론 합목적적으로 디자인하고,
때론 창조적 상상력의 나래를 펴서,
차가운 질료에 따뜻한 숨을 불어넣어 구현하는 일로 나아간다.
(※ 이치가 그러하다는 말이다.
실제 현실에선 좌로 선 이들 중에 외려 더 훌륭한 분들이 왜 아니 계시랴?)
가령 건축가가 여기 하나 있다 하자.
벽돌, 철근, 시멘트를 어찌 조합 결구하여 건축물을 올리느냐?
이런 문제는 기능공이나 기술사나 모두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건축물의 사회적 맥락 관계를 고민하고,
인간의 문화생활 공간을 역사와 대화하고,
아울러 미래 지향 가치 선상의 현 위치를 탐색하며,
단순 기술적 해결이 아니라,
철학적 과제 상황으로 인식하는 이들이라야,
아름다운 건축 역사를 기록해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난 6개월간 무상으로 양육하고 사랑을 쏟아준 데 오히려 고마워해야 할 것“
문재인의 이 언명은 사실을 기술하고 있음에,
아무런 거짓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살아 있는 생명에 대한 존중은 부재하다.
그가 따뜻한 애견인이라며 그럴싸한 평판을 구축할 때는 언제인가?
그는 왜 이리 기능 현실 내에 안주하는 세속지배(世俗之輩)로 전락하였는가?
강아지를 기른다는 것.
이것은 기실 오묘한 일이다.
只可意會,不可言傳
마음으로 느낄 뿐,
서로 나눈 정분의 오묘한 내력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녀석은 도대체 나와 어떠한 인연을 지었기에,
이리 서로를 간절히 사랑하며 물무늬 진 그리움을 쌓아가는가?
저들의 주인을 향한 전폭적인 사랑은 눈물겹도록 아프기도 하고, 고맙다.
문재인은 6개월 이전 4년간 그 아이들과 인연을 지었다.
그동안 나눈 정이 양도 가능한 거래의 물목(物目) 정도로,
치환되는 순간 나는 그의 사랑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그의 태도는 착실하니 경제적 기능 효과 평가에 충실하다.
차갑고 냉정하다.
그래 나는 앞서 저들을 법기능공이라 불렀던 것인데,
어제 또 그의 말을 통해 이런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다.
생명과 생명이 조우한 현장.
저런 류의 기능공들과는 기술적(技術的) 기술(記述) 논의는 가능하겠지만,
사랑의 노래는 함께 부를 수 없다.
이 노래는 오늘만으로 다 나눠질 수 없기에,
훗날 전설과 신화가 되기도 한다.
褪於日光則爲歷史 染於月色則爲神話
‘일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색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이병주의 산하에 나오는 말이다.
가여운 우리의 풍산개.
문재인은 6개월의 잣대를 들고 역사를 지저분하게 만들었다.
이제, 강아지는 달 속 항아(姮娥)를 만나 회한을 풀 수밖에.
추하고, 너저분하다.
나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사랑의 역사를 능욕한 저이를 용서하기 힘들구나.
그는 애견인이 아니고,
다만 강아지에 기호(嗜好)가 있을 뿐이리라.
사랑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은 천양지차라,
좋아하는 것은 인연이 다하기도 전에,
소용이 다하면 바로 헤어짐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
한낱 제 기호에 불과한 것을,
깃발 흔들며 동물을 사랑하는 인간으로 선전하는 도구로 삼지 말라.
(※ 출처 : viewsnnews)
그는 빼도 박도 못할 법기능공이다.
역사를 이리 추레한 현실로 만들어도,
그대 당신은 과연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가?
褪於日光則爲歷史 染於月色則爲神話
역사는 간단없이 무뢰배들로 더럽혀진다.
그러기에 우리는 전설을 엮고, 신화를 그려 나간다.
이게 허공 중에 엮여진 신기루 같은 것일지언정,
우리는 거기 모여 이별한 이들과 아름다운 우정을 이어간다.
그 오묘하고 신비로운 사랑을 회억(回憶)하며.
solarization
이 누추한 현실을 여의고,
lunarization
아픈 기억을 가진 영혼은 달빛에 기대 안식을 얻는다.
***
동물 단체는 이번 사태를 두고,
‘동물을 선물로 주고받은 것 자체가 문제다.’
이리 천명하고 있더라.
나는 이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저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논점을 빗겨 다른 문제로 덮고자 할 뿐이다.
우리가 지금 강아지를 어찌 분양받는가?
펫샵에 가서 사거나, 유기견을 데려온다.
때론 지인의 집에서 선물로 강아지를 얻어온다.
펫샵에서 거래되는 덴,
유통 경로 내내 적지 않니 흉한 일이 내재되어 있다.
새끼를 많이 나아 강아지를 한 집에 다 기를 형편이 아니 되면,
가슴 아픈 노릇이어되, 이를 남에게 분양하곤 한다.
현재로선 그나마 이런 방법이 제일 낫다.
뜻을 담아 아이를 내주고,
고맙고 기쁜 마음으로 데려온다.
따라서 동물을 지인끼리,
또는 풍산개처럼 우정의 선물로 주고받는 게 무엇이 문제랴?
다만 지금처럼 국가 기록물 대상으로 취급하는 법령이 정비되지 않은 게 문제지.
문재인은 이런 법령 아래에서,
아이들을 데려왔고, 이제껏 4년여 동안 자신이 키웠다.
그런데, 6개월 만에, 사료비 타령하며,
물건 반품 하듯 떠나보냈다.
동물 단체는 바로 이 지점에 서서,
오늘의 사태를 평가하여야 했다.
생명에 대한 이해도 존중도 없는 바로 이 자리에 서서,
저 매정하기 짝이 없는 인간성을 살피고,
사료비로 환치되는 지저분한 현실에 분노하고,
아이들의 슬픔을 직시하여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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