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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소리

소요유 : 2009. 5. 28. 14:05


고대 전쟁시 북(鼓)은 진군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되었다.
반면 금(金)은 후퇴를 알리는데 쓰였다.
물론 오(吳)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와 정반대였긴 하다.
비록 임금은 주(周)나라 희(姬)씨 성을 가진 내력 있는 제후국이지만,
본시 나라가 궁벽한 곳에 처한 문화변방국인지라,
백성들이 단발(斷髮) 풍속을 가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중원 국가들은 오나라를 거의 오랑캐로 치부하였다.
그러하니 이 경우는 예외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북소리가 둥둥 울리면,
가슴통(胸廓)이 함께 공명(共鳴)한다.
쇠가죽으로 만든 북이기에,
역시나 살가죽통인 가슴이 함께 떨어 울리기 쉽기 때문인가?
(※ 참고 글 : ☞ 2008/03/06 - [소요유] - 공진(共振), 곡신(谷神), 투기(投機) ①)

가슴이 울리면 우선은 피가 끓게 된다.
창과 칼을 쥔 팔뚝은 구리쇠처럼 부풀어 오르며,
잔뜩 힘이 들어가게 된다.
북소리에 맞추어,
와 ~
함성을 지르며,
  (이 순간 북과 가슴이 함께 공명(resonance) 하게 된다. 진동, 떨음의 마중물)
상대의 진(陣)을 향해 쳐들어가는 것이다.
진격 신호로서는 더 없이 그럴 듯한 수배(手配)라 하겠다.

반면 금(金), 즉 징이나, 바라와 같은 쇳 소리는,
쨍쨍~ 울려 퍼질 때,
가슴을 울리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후벼파게 되는 속성이 있음이라,
그러한즉 신경이 바짝 곤두서게 되고,
의식은 팽팽히 긴장되어 극력 주의력이 집중된다.
그러하니 이를 퇴각 신호로 삼음은 실로 마땅하다 하겠다.
패세가 짙어지는 판에,
병사들의 마음에 퍼져가는 두려움을 긴장감으로 신속히 추슬러 결속시키면서,
퇴각시키기엔 여간 알맞은 안배(按排)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앞에서도 썼지만,
(※ 참고 글 : ☞ 2009/05/27 - [소요유] - 가죽부대에 든 똥 덩어리)
나는 북소리를 듣는다.
하여 잠깐 북소리를 추고(推考)해 보았던 것이다.

집부명고(執桴鳴鼓)

“북채를 쥐고 북을 울리다.”

북채를 쥐어야 한다.
죽은 자는 말씀으로서,
살은 자는 주먹으로.

북소리를 울려야 한다.
죽은 사는 신명(神明, 神靈)으로서,
살은 자는 가슴으로.

"죽음이란 산 넘어 들려오는 위대한 북소리.
적군의 내습을 알리는 창백한 봉홧불.
그가 남긴 죽음의 북소리가 둥둥 환청처럼 종일 들린다."

나는 서낭당 꼭대기에 매달린 당방울 울음소리인 양,
고인이 울리는 북소리를 듣는다.
아마도 부엉이 바위에서 전음 입밀(傳音 入密)되어 오는 것이리라.
천리전음(千里傳音), 만리입밀(萬里入密)이어거든,
지척(咫尺) 귓바퀴에 북소리가 둥둥 울리고 있음이다.
(※ 당방울 : 신이 내릴 때 울리는 방울, 神鈴)

하지만,
감상은 금물이다.
그의 이상과 굴절,
삶과 죽음이 가른 비판과 용서는 오늘에 함께 남겨져 있다.
그러하기에,
북소리는 이중적 함의를 싣고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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