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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漢灘江)

소요유 : 2011.08.13 09:54


우리 농원 앞엔 한탄강이 흐른다.

지금 여기 다 엄청나게 큰 다리를 놓고 있는 중이다.
필요하면 다리를 놓을 수도 있지만,
무지막지하게 높은 교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 돈을 처바를 생각인가 보다.

교각 길이를 반으로 낮추어도,
제 아무리 홍수가 져도 다리 위로 물이 월과(越過)할 일은 없을 터인데,
이것은 뭐 로켓트 발사대보다 더 높아 보인다.
조금만 더 용을 쓰면,
다리 위에 서서 손만 내밀면,
그저 달마저 똑 따다 망태기에 담을 형편이다.

세인 중에는,
한탄강을 혹간 한탄스러워 강 이름을 그리 지었다고 오해를 하곤 한다.
이게 우스개 소리로 보아줄 수도 있지만,
대개는 무식의 소치일 뿐.
우리나라 강 이름이 한자어로 되어 있지 않은 게 어디 흔한가?
자락에 낀 소강(小江)도 아니고 명색이 대강(大江)인데,
그리 유치한 이름으로 지어졌겠는가?

내가 예전에 한탄강에 대하여,
감상을 한 자락 펼친 글이 있다.
비도 촉촉이 내리는 오늘 마침 이에 생각이 미치니,
주섬주섬 챙겨 남겨둔다.

......
제가 30분전에 귀가하여, 대충 정리하고 지금 쉬는 중입니다.
오늘 갔던 곳은 한탄강(漢灘江) 지경인데,
마침 오면서 동행인에게 한탄강의 탄이 여울 탄이니,
이 강 이름은 여느 강과는 다른 인상을 갖게 된다 이리 말했거든요.
보통 강이라 하면 널리 강역에 퍼져 유장하게 흐르는 게 본색인데,
한탄강은 명색이 강이면서도, 탄이니 이는 예사로운 게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울이란 대충 이런 것입니다.

흐르면서 바위에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호리병 같은 곳을 지나며 휘파람 소리도 내지르고, 곤두박질치다,
회오리바람처럼 소용돌이도 만들면서 스스로 멍울 지고, 아파 울며 내달은다.
그러다 여울 가에 핀 물꽃 보며 환희하고, 자르르 함박웃음 쏟아낸다.
그러니 거기 약동하는 젊은 기상이 푸르지다.
한탄강은 그래서 내겐 늘 도약하는 힘과 순수한 열정을 자아낸다.
쥐뿔도 없이 그저 나이만 들어, 늙은이 오줌발처럼 휘늘어져 흘러가는 강이 대부분 아닌가?
유장한 강이 도시 몇이나 되는가?
허나, 여울은 시비를 여의고, 선악을 벗어난,
청정한 자기만의 목청, 청청한 그 소리일 뿐인 것.
거기 절대 고독, 독존의 자존이 있다.
그러하니, 여울이야말로 대자유요, 영원한 젊음이다.
......


이 그림 같이 아름다운 여울도,
강에서 낚시하고 천렵하는 인간들로 인해,
쓰레기가 왼 사방에 더미를 이루고 있다.
저 천박한 천쌍잡것들이라니.
모두 잡아다 주리(周牢)를 틀고, 물볼기를 쳐야할 노릇이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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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1.08.13 23:02 PERM. MOD/DEL REPLY

    인간이 제 떠나온 자리만큼은 깨끗하게 정리를 해놓아야 되는데...
    저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땐
    꼭 살던 집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돈들여 치워놓지요.
    이사를 할 땐 먼저살던 집의 쓰레기를 치우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있어도
    내 더러운 흔적을 남한테 남기기가 싫더군요.

  2. 사용자 bongta 2011.08.14 10:48 신고 PERM. MOD/DEL REPLY

    지난주, 부대 면회객이 농원 주차장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덜렁덜렁 거리는 것이 필경 저 작자도 쓰레기를 버리고 말겠거니 짐작합니다.
    이젠 척 보면 저자의 급수를 알아볼 정도가 되었습니다.

    왜 아닌가?
    저 자가 막 떠나려고 하는데,
    나가보니 역시 차량 앞에 쓰레기를 버렸더군요.
    지적을 하였더니 이 작자가 대수롭지 않은 듯 뻔히 쳐다봅니다.
    이런 급수 낮은 자와는 길게 말할 것도 없습니다.
    초병한테 가서 면회 상대 사병 신원 확인할 것을 구하고,
    주번사령 면담을 요청합니다.

    그러자 이자가 놀라 황급히 쓰레기를 주어내며 기세가 급격히 수그러듭니다.
    토요일, 일요일이면 면회객에 의한 쓰레기가 농원 근처에 반드시 버려져 있지요.
    오늘 아침에도 밭가에 버린 음료수 깡통을 주었습니다.
    참으로 천박한 치들이지요.

  3. 은유시인 2011.08.15 04:06 PERM. MOD/DEL REPLY

    십여 년 전 아파트 열쇠를 분실하여 열쇠공을 불렀습니다.
    열쇠공은 특수키라 뜯어내지 않고는 열 수가 없다기에
    그 비싼 특수키를 뜯을 이유가 없다 여겨 집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고
    비록 목적을 달성하진 못했어도 열쇠공을 그냥 되돌려보낼 수가 없어
    만원인가를 출장비로 준 적이 있습니다.
    그 열쇠공도 시간을 내어 오토바이를 끌고 허벌나게 쫒아왔을텐데
    그 수고비만큼은 당연히 줘야 한다고 생각하였고 지금도 비슷한 경우를 당하면 그리하고 있습니다.

    ***

    얼마 전 알고지내기는 30년 가까이 된 그러나 밥 한끼 같이 먹어본 적도 없는 모 기획실 사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도와달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창문틀을 만드는 공장의 카탈로그를 주문 받았는데 카탈로그에 삽입해야 할 창문틀의 구조도 등 사진보다도 더욱 정밀한 그림을 10여 컷 그려야한다 하였습니다.
    작품은 모두 16컷으로 비용은 10만원씩 150만원으로 결정했는데 시간이 급하다며 일주일내로 완성해달라는 겁니다.
    이메일로 보내진 견본 그림들을 참고로 밤을 새워서 작업하여 먼저 스케치를 해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본 작업을 하기 전에 헛일을 하지 않으려 먼저 스케치로 그림의 형태를 확인 받고자 함입니다.
    그리고 다음날 전화로 설명하기는 좀 뭤하니 저더러 자신의 사무실을 방문해달라는 것입니다. 전화나 이메일로 제품의 모양이나 특성 등을 성명하기가 어렵기도 하거니와 저 역시 정확한 작업을 위해 제대로 된 설명을 듣길 원했던 터라 기꺼이 시간 내어 그의 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설명과 함께 몇가지 자료를 얻어왔습니다.
    그 자는 먼저 견본으로 1컷을 그려서 보내라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하루 걸려 도아 문을 그려서 보냈더니 도아보다는 창문틀 절개도를 당일 중에 그려달라는 겁니다. 그 작업을 또한 여섯시간 걸려 완성해서 결국 새벽녁에 보냈는데 아침 9시10분경에 메일을 확인하더니 1시간30분쯤지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김형이 제법 그림을 잘 그린다 여겨 부탁했더니 학생수준밖에 되질 않아 다른데 맡겨야겠다. 가지고 간 자료를 퀵서비스로 되돌려보내라"는 겁니다.
    물론 그림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잘못되었다는 지적도 없었고, 3일간 밤낮없이 일한 댓가는 물론 수고했다는 말 한 마디도 없었습니다.
    속에선 부글부글 화가 치밀었으나 그런 막대먹은 인간과 다투기가 싫어서 억지로 참고 자료를 돌려보냈지요.
    참고로 3D나 CAD의 입체작업으로 그 창문틀을 제대로 표현하기도 어렵거니와 인쇄디자인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 가운데 포토샵으로 그런 정밀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부산엔 없습니다. 그 작자가 지적했듯 학생작품처럼 유치한 그림이 아니었음에도 그리 저를 막 대하더란 겁니다.


    이제 며칠 지났네요. 어디서 누군가가 저보다 더 훌륭한 작품으로 그렸는지 알 수 없지만, 혹 저보다 더 못하여 제게로 다시 돌아온다면(그럴경우 제 잘못한 것은 까맣게 잊고 대부분 다시 찾아오더란 겁니다) 저는 그 작자를 크게 꾸짖을 생각입니다.

  4. 사용자 bongta 2011.08.15 20:41 신고 PERM. MOD/DEL REPLY

    수년 전 조경 사업하는 분으로부터 오토캐드를 급히 가르쳐 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제가 오토캐드는 다뤄본 적은 없습니다만,
    대개는 조금 써보면 어지간하니 다룰 수 있게 됩니다.
    그래 제가 먼저 하루 만에 익혀 가르쳐준 적이 있습니다.

    물론 skill은 시간을 필요로 하겠습니다만,
    기본적인 기술은 얼추 파악할 수 있지요.
    이 분야는 제가 가는 길이 아니라,
    깊이 있게 알거나, 익힐 필요도 없습니다만,
    다뤄 본 유틸이 많다보니 이종 프로그램 간 비숫한 점이 많기에,
    조금만 고생하면 윤곽을 잡을 수 있습니다.

    3D라면 구글에서 나온 무료 프로그램인 스켓치업만 하더라도
    어지간한 것은 다 그려낼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것을 배워볼까 해보다가,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쳐다만 보고 있습니다.

    포토샵 CS5에 이르러 3D를 조금 보강했습니다만,
    이게 본시 retouching 프로그램인데,
    이것으로 작업을 하실 정도면 실력이 대단하십니다.

    ‘목수가 연장 탓하랴’

    이 속담처럼 기술자에겐 실로 연장이 문제가 아니라,
    섬세한 감각과 숙련된 skill이 본이라 하겠지요.

    하지만 뛰어난 목수일수록,
    더욱 연장을 가리고, 벼려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목수가 연장 탓하랴’
    이것도 안일한 노릇이지만,
    뛰어난 목수일수록 연장을 아끼고 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농원 이웃 중에 건설 일 하는 젊은이가 있습니다.
    언젠가 저를 제 집 안으로 끌어드리더니만,
    정말 탐나는 각종 연장을 보여주더군요.
    그러면서 저 보고 필요하면,
    자신이 집에 없더라도 그냥 꺼내 가져다 쓰라고 하더군요.
    그래 제가 한 마디 하였습니다.

    “목수가 연장이 생명인데,
    이를 아무에게나 빌려주면 되겠는가?”

    농원 조성하기 전 주말농사 시절엔,
    일시적인 작업이라 곡괭이를 한번 빌린 적이 있습니다만,
    농원을 개설하고 나서는 필요한 연장을 모두 구입하였습니다.
    어지간한 것은 다 갖추어 용접기까지 사다놓았지만,
    아직도 콤프레셔는 못 갖췄습니다.
    남에게 농기구, 연장을 빌리는 것은,
    그게 네댓 해에 한번 사용하고 마는 정도의 것이 아닌 한,
    지양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정말로 아끼는 사람은,
    남에게 책을 빌려주지 않습니다.
    하기에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남에게 책을 빌려달라고 청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한참 예에 어긋나는 짓이지요.

    제가 소싯적에 바둑 책을 청계천 책방을 돌면서 사다 모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엔 바둑 책도 변변한 것이 없던 시절인데,
    잡지부터 단행본까지 모아두었지요.
    그중 조남철 선생이 지은 행마의 급소란 책이 있었는데,
    직장 상사가 빌려 달고 하여 빌려 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돌려주지 않고 그냥 떼먹고 말더군요,
    모은 책들이 사정에 따라 지금은 다 산일되고 말았지만,
    당시 저 책을 잃고는 기분이 몹시 언짢았지요.
    빌려간 사람의 인격까지 저는 의심을 하고 말았습니다.
    저로서는 사람을 믿고 책을 빌려주었는데,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떼먹은 것이지요.

    시안이라한들,
    그게 계약의 연장 과정인데,
    중간에 파기하면서 남의 수고를 허술히 생각한다면,
    참으로 인사가 말이 아니군요.
    책 떼어먹듯 남의 물건 또는 노고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소치겠습니다.

    사업을 하다보면 그런 일은 비일비재한 것.
    떼먹혔다 여기고 그냥 잊는 수밖에 도리가 없지요.
    하지만 우리네 풍속이라는 것이 아직도 안일한 구석이 많아,
    한참 더 세월을 더 보태야 그럴듯한 세상이 도래할까나 싶습니다.

  5. 은유시인 2011.08.16 00:23 PERM. MOD/DEL REPLY

    저도 책을 엔간히 좋아하여 20여년 전 디자인사무실을 크게 했을 땐 온갖 외국 원서를 엄청 구입했었지요. 당시 책값이 보통 몇 만 원씩 했었는데 외국서적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몇몇 책장사들이 들고온 책은 책장도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구입할 정도였기에 책장 8개가 외서로 꽉 찬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위의 무식한 친구들은 저더러 불필요한 책을 뭐하러 끼고 사냐며 정리해서 버리라는 겁니다. 그때가 맘이 제일 상하더군요. 그 책들은 두 차례의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모두 버리게 되었지요.(고물장사한테 돈 받고 팔지 못하고 오히려 돈을 주고 버리게 되었으니 버렸다는 표현을 쓰는 겁니다)
    그 비싼 외서들중 상당수는 당시 직원들이 공부한답시고 들고가 없어졌습니다.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란 속담이 있습니다만, 당시 외서 몇권씩 들고 퇴근하던 직원을 발견했을 땐 그 속담의 뜻을 헤아리기가 힘들더군요.
    도둑은 도둑일 따름이죠.

  6. 사용자 bongta 2011.08.16 16:58 신고 PERM. MOD/DEL REPLY

    아닌게 아니라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란 말이 있지요.
    이게 옳다면, 밥 도둑이야말로 도둑이 아니라 이를 수 있지요.
    몸이 허갈지거나, 정신이 허갈져서 도둑질을 한 것은 모두 용서할 만하다는 이야기겠지요.
    장발장 역시 빵 하나 훔치고는 험난한 인생유전을 겪습니다.

    하지만 생사의 경계에 선 사람의 행위는 일응 용납될 수 있겠지만,
    형편이 그런 절박한 처지가 아니라면,
    아무리 책 또는 빵이라한들 무조건 용납되기는 어렵다하겠지요.

  7. 은유시인 2011.08.17 01:03 PERM. MOD/DEL REPLY

    한탄강을 마주한 농원은 꽤 운치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위치가 너무 북쪽인지라 겨울엔 무척 추울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돈 좀 벌어 시골에 자구마한 농장이라도 장만하고 칩거하여
    못 쓰는 글이라도 죽을 때까지 썼으면 좋겠습니다.

  8. 사용자 bongta 2011.08.17 10:07 신고 PERM. MOD/DEL REPLY

    여기 시골에 올 때는,
    뭣도 모르고 애초에는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생활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낮 동안의 일에 지쳐 막상 저녁엔 힘을 내기 어렵더군요.
    외려 삽자루를 씻고 땀에 젖은 몸을 닦고 나면 절로 농주가 그리워집니다.
    그러하니 정작 공부할 틈을 내기 어렵습니다.
    저는 석삼년 작정하고 농원이 꼴을 갖춰갈 때까지는,
    흙 속에서 더 땀을 더 흘리고자 합니다.
    그 이후엔 그야말로 본격적으로 독서를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런데 올 해엔 비가 쉼 없이 내리시니,
    그야말로 청경우독(晴耕雨讀)이라,
    비 개이면 밭 갈고 비오면 글 읽는 생활이 절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겪어보니까,
    주경야독이란 실로 노비를 많이 거느린 양반네 놀음이 아니었을까?
    저는 이리 의문을 가져보는 것입니다.
    제 입에 풀칠하기도 버거운 신세로선,
    붙여먹는 남의 밭에서 낮엔 종일 시달렸을 터인데,
    과연 저녁에 얼마나 글을 읽을 수 있었을까 싶군요.
    이퇴계만 하여도 종을 엄청나게 많이 부렸었지요.
    생산은 노비가 담당하였기에 글을 마음껏 읽고 지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이런 토대가 없었다면 제 아무리 뛰어난 사상가라도,
    큰일을 해내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일립백행(一粒百行)이라,
    쌀 한 톨 만들기 위해선 백가지 천 가지 노고가 뒤따르지요.
    농민의 땀이야말로 실로 천하의 백가지 일의 근본인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란 말이
    절대 허언이 아니란 것을 여기 와서 몸으로 깨닫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와서 보니,
    농민들에게도 적지 아니 실망하고,
    농민 탈을 뒤집어 쓴 위장 장사꾼들의 가증스런 모습을 목격하기도 합니다.

    농약병을 함부로 밭에 버리고,
    쓰레기를 제 밭에 대수롭지 않게 버리는 농부들.
    턱 하니 농장이라고 간판을 붙였지만,
    그게 내막을 알고 보면 거개가 공장이고 점방이라,
    거기 주인이란 작자는 농민이라고 불러주기엔 민망하고,
    공장장이거나 장사꾼이기 십상인 것입니다.

    이게 무엇이 문제인 것입니까?
    우리가 우유 생산하고 육고기 내는 업자들을 턱하니 목장주입네 불러주지만,
    실상은 이들 역시 종합화학공장 사장이고, 생명착취업자들이기 십상이니,
    저것은 목장이 아니고 공장인 것이지요.
    항생제, 성장촉진호르몬, 초식동물에게 폐육 먹이기, 좁은 울타리 사육,
    뿔 자르고, 이빨 뽑고, 주둥이 자르고 ....
    이게 목장입니까?
    거대한 감옥, 살육장 ...
    실로 현생 지옥이라고 불러야 마땅할 것입니다.
    하기에 조류독감, 구제역, 광우병 따위가 시도 때도없이 창궐하고 있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턱하니 유기농 청정 농산물 생산해낸다고,
    조동부리 있는 힘껏 찢어 갈갈 소리쳐대고 아우성입니다만,
    실인즉 내막을 알고 나면 다 사기꾼이라는 것이지요.
    흙을 소홀히 하고서,
    거기 나는 소출인들 온전하겠습니까?
    하나를 물으면 백가지를 미뤄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제가 여기에서는 다 말씀드리지 않습니다만,
    알고 보면 저 잔인한 목축업자와 하나도 다르지 않더란 말이지요.

    하기에 목축업자, 동물농장이 아니라 저것은 그저 공장이라 불러야 옳지요.
    그뿐입니까 게다가 거기엔 생명이 끊임없이 유린되고 있으니,
    실로 현생 지옥을 방불하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극소수입니다만,
    살아 있는 동안이나마 저들 동물들의 편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시는 분도 있기는 있습니다.

    농장 역시,
    상대가 동물이 아니라 식물이기에,
    별로 티가 나지 않아서 그렇지 하는 짓을 보아하면 동물공장과 아무런 차이가 없더군요.

    그런데,
    이런 것을 국가가 나서서 부추기고 이끌고 있기도 하지요.
    신지식인, OO후계자 ...

    세상은 이리 굴러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기에 농산물이든 축산물이든,
    거죽 선전술에 속지 말고,
    농장주의 실제 철학과 삶의 태도를 점검하는 것이,
    올바른 농산물 선택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이것은 내게 좋은 먹을거리를 얻자는 것을 넘어,
    동물과 식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토대가 되는 것이니,
    결국은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제가 아는 그런 분 하나를 여기 소개합니다.

    http://mybonghwa.com/

    이런 분이라면 유기농 인증 종이쪽지 따위가 아무런 소용이 닿지 않지요.
    그저 농장주의 미더움만으로도 거기서 소출되는 것을 절로 미뤄 알 수 있습니다.

    ***

    글을 쓰시는데 전념하시려면,
    그저 조그마한 정도의 농토면 족합니다.
    실제 해보시면 아시게 되겠지만,
    밭 백 평만 되어도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며,
    여기서 나는 소채(蔬菜)면 한 사람 살림을 꾸리기엔 차고 넘칩니다.

    농토를 장만하시는 날,
    대장간에서 잘 불려 매긴 호미 한 자루 구처하여,
    들고 찾아뵙겠습니다.

  9. 은유시인 2011.08.18 03:56 PERM. MOD/DEL REPLY

    언제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귀농을 배울까 해서요.
    저도 시골의 농고를 졸업했으며 이모님 댁이 충청도 외진 농촌이었기에
    농사 짓는 것의 곤궁함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농사란 아무나 짓는 것이 결코 아니지요.
    고되고 더럽고 별 이득이 없는 것이 농사란 것을...
    그렇지만 저는 그런 일에 시간을 낭비할지언정
    인간들과 인상 써가며 부대끼긴 싫습니다.
    몇백평의 텃밭만 준비된다면 콘테이너 박스 하나 갖다놓고 농사나 지으렵니다.

  10. 사용자 bongta 2011.08.18 07:59 신고 PERM. MOD/DEL REPLY

    콘테이너 하나면 얼추 비, 바람 막고, 이슬 가리며 살수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엔 기술이 좋아 살림살이도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비닐 하우스 안에 팬널 하우스를 들이고 여름 한철 이리 나고 있는데,
    별반 어려움이 없습니다.
    살림은 제가 하는 게 아니고,
    집사람이 서울에서 다 해서 날라오고 있습니다.
    제가 워낙 살림에 재주가 없어 엄두를 못내지만,
    조금만 용을 쓰면 그런대로 흉내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콘테이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물과 전기 설비이지요.
    이것만 끌어 들일 형편의 토지면 깊은 산속이라도 사람이 살 수 있습니다.
    대개 전기가 들어올 수 있으면, 전화, 인터넷도 따라 들어올 수 있으니까 만사형통입니다.
    그 나머지는 형편껏, 의사껏 갖춰나가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농사라는 것이 세상을 등지기 위해 오는 사람을 그저 너그럽게 받아주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진세(塵世) 사바 세계의 연속이더군요.
    저희는 거의 도시급이라 서울에 비해 번거로움이 별로 덜하지 않은 형편입니다.
    허나 잠깐만 발을 바깥으로 돌리면 구름, 바람, 강, 숲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달을 온전히 맞이할 수 있어 이것만큼은 아주 기이한 노릇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좀 더 먼 훗날이 되겠지만, 기회가 되면 더 멀리, 깊이 떠나게 되길 소망합니다.

    여긴 욕심꾸러기 천격(賤格)들도 지천이고, 경우 없는 촌 무지렁이들이 범벅인 느낌입니다.
    서울의 경우엔 낯 가리고 문 닫고 살지만,
    이다지도 몰염치하고, 경우없는 일은 잘 벌어지지 않거든요.
    늘 느끼지만, 무지한 사람들은 남에게 상처를 일상으로 줍니다.
    그리고도 도대체가 부끄러움이 없지요.
    수오지심이 없는 사람은 하나의 인격체라 할 수 없습니다.
    그저 가까스로 숨 붙어 있는 사물에 불과하지요.

    해서 제 지론은 '무식한 것은 죄'라는 것이지요.
    이것은 저에게도 해당하는 것이라,
    면하기 위해 얼굴 붉히며 불식(不息)하며 배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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