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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탄강(漢灘江)

소요유 : 2011. 8. 13. 09:54


우리 농원 앞엔 한탄강이 흐른다.

지금 여기 다 엄청나게 큰 다리를 놓고 있는 중이다.
필요하면 다리를 놓을 수도 있지만,
무지막지하게 높은 교각을 세우는 것으로 보아,
어지간히 돈을 처바를 생각인가 보다.

교각 길이를 반으로 낮추어도,
제 아무리 홍수가 져도 다리 위로 물이 월과(越過)할 일은 없을 터인데,
이것은 뭐 로켓트 발사대보다 더 높아 보인다.
조금만 더 용을 쓰면,
다리 위에 서서 손만 내밀면,
그저 달마저 똑 따다 망태기에 담을 형편이다.

세인 중에는,
한탄강을 혹간 한탄스러워 강 이름을 그리 지었다고 오해를 하곤 한다.
이게 우스개 소리로 보아줄 수도 있지만,
대개는 무식의 소치일 뿐.
우리나라 강 이름이 한자어로 되어 있지 않은 게 어디 흔한가?
자락에 낀 소강(小江)도 아니고 명색이 대강(大江)인데,
그리 유치한 이름으로 지어졌겠는가?

내가 예전에 한탄강에 대하여,
감상을 한 자락 펼친 글이 있다.
비도 촉촉이 내리는 오늘 마침 이에 생각이 미치니,
주섬주섬 챙겨 남겨둔다.

......
제가 30분전에 귀가하여, 대충 정리하고 지금 쉬는 중입니다.
오늘 갔던 곳은 한탄강(漢灘江) 지경인데,
마침 오면서 동행인에게 한탄강의 탄이 여울 탄이니,
이 강 이름은 여느 강과는 다른 인상을 갖게 된다 이리 말했거든요.
보통 강이라 하면 널리 강역에 퍼져 유장하게 흐르는 게 본색인데,
한탄강은 명색이 강이면서도, 탄이니 이는 예사로운 게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여울이란 대충 이런 것입니다.

흐르면서 바위에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호리병 같은 곳을 지나며 휘파람 소리도 내지르고, 곤두박질치다,
회오리바람처럼 소용돌이도 만들면서 스스로 멍울 지고, 아파 울며 내달은다.
그러다 여울 가에 핀 물꽃 보며 환희하고, 자르르 함박웃음 쏟아낸다.
그러니 거기 약동하는 젊은 기상이 푸르지다.
한탄강은 그래서 내겐 늘 도약하는 힘과 순수한 열정을 자아낸다.
쥐뿔도 없이 그저 나이만 들어, 늙은이 오줌발처럼 휘늘어져 흘러가는 강이 대부분 아닌가?
유장한 강이 도시 몇이나 되는가?
허나, 여울은 시비를 여의고, 선악을 벗어난,
청정한 자기만의 목청, 청청한 그 소리일 뿐인 것.
거기 절대 고독, 독존의 자존이 있다.
그러하니, 여울이야말로 대자유요, 영원한 젊음이다.
......


이 그림 같이 아름다운 여울도,
강에서 낚시하고 천렵하는 인간들로 인해,
쓰레기가 왼 사방에 더미를 이루고 있다.
저 천박한 천쌍잡것들이라니.
모두 잡아다 주리(周牢)를 틀고, 물볼기를 쳐야할 노릇이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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