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땅 가는 것도 연주

농사 : 2012. 3. 9. 09:37


‘잊을 수 없는 7080 팝 모음’

인터넷에 누군가 올린 링크를 블로그에 링크해 두다.

시골에 내려오니 大地의 숨결이 느껴진다.
역시 地母는 위대하다.

Holiday
The First Time Ever I Saw Your Face
.....

노래를 듣다.
이렇듯 깨끗하고 맑은 음색처럼 살고 싶다.

겨우내 더럽혀졌던 차 안을 청소하다.
저 멀리 두 여자가 손에 호미를 들고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아마도 벌써 나물을 캐는 양 싶다.

나는 우정 소리를 높여 거기는 오염지역이라 일러준다.
작년에 밭 빌려 콩농사 짓겠다며 나타난 젊은이,
그가 통로를 개척한다고 폐스레트를 넣고 우걱우걱 차로 뭉갠 것을 나는 기억한다.
그게 아니라도 각종 오물이 흙에 짓이겨져 곤죽이 되어 있던 곳인데,
땅이 질다고 스레트를 처넣고 제 다니는 길을 저리 오염시킬 수 있음인가?
참으로 불상것들이다.

그것을 생각하고,
혹 모를까 그리 일러준 것인데,
가까이 와서 한 마디 한다.

‘그럼 나도 오염되었겠네?’

이제 보니 황 씨 안식구다.
저 지역은 그 집 뒷길이다.

1급 발암물질 덩어리,
폐스레트가 여름 되면 폴폴 날릴 텐데,
저이들은 오불관언 참으로 무사태평이다.

군내에 일보러 들렸다가,
돌아오는 길 밭 일 하러 나온 농부를 보다.
비닐을 걷어 밭 한가운데에서 불을 질러 태우고 있다.
내 차를 세우고 타일러주고 싶다만 그냥 지나쳤다.
아득하다.
저들은 농부가 아니라 그저 불한당인 게라.

이웃 밭.
작년에 전 해 남아 있던 비닐을 걷지도 않고 밭을 갈더니만,
한 철이 돌고 돌았는데,
금년에도 여전하다.
밭에는 멀칭용 폐비닐이 미친년 치맛갈기처럼 찢어져 너부러져 있다.
게다가 모종하고 남은 비닐 포트도 나뒹군다.
굿 해먹고 흩어진 무당년 마당가처럼 엉망진창이다.

봄만 되면 폐비닐 조각이 우리 밭으로 날아오곤 한다.
우리 밭은 저자 밭 보다 한 길이나 높은데도,
봄바람 타고 조각 비닐이 한 점, 두 점 날라든다.

저러고도 어찌 삶이 부지될 수 있을까?
저자는 도대체 왜 일요일이 되면 빠지지 않고 예배당에 가는가?
저 밭이라고 예수가 아니 임재할 까닭이 있는가?
예수가 일요일마다 연봇돈 받치고 구매하여 가슴에 다는 훈장인가?
참으로 불쌍한 영혼이다.

저들도 저리 고은 음악을 들으면,
저르르 가슴이 흔들릴까?
저들도 저리 간절한 소리를 듣고도,
자르르 마음이 저려올까?

그러하다면,
차마 저리 밭을 저버리지는 못할 것이 아닌가?

도대체 저 아름다운 선율이,
왜 시골 논밭에선 재현될 수 없음인가?
농부가 제 밭에 허리 굽히고 땅을 가는 것도 연주가 아닌가?
제 악기에다 오물 버리고, 태우고 연주하는 歌人도 있던가?

목청이 좋아야만 가수인가?
영혼이 아름다운 소리를 듣듯,
내 비록 밭 일은 서투를지언정,
정갈한 농사를 지으리.

'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하무인 한전 가지치기 2  (9) 2012.03.20
예토(穢土)  (0) 2012.03.20
농업 보조금 유감  (4) 2012.03.16
미로(迷路)  (0) 2012.03.05
두더지  (4) 2012.03.05
자연농법 유감(遺憾) 3  (0) 2012.02.07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농사 : 2012. 3. 9. 09: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