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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한전 가지치기 2

농사 : 2012. 3. 20. 21:26


오전 중 외부에 한참 전화를 하고 막 마쳤다.
그런데 농원 바깥이 제법 시끄럽다.
나가보니 1년 전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내가 나서며 욕설을 퍼부었다.
스스로도 주체할 수 없다.

농원 앞에 나뭇등걸로 빗장 걸어 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는데,
그것을 치워버리고 태연히 농원으로 들어와 주차장을 커다란 트럭 바퀴로 마구 파헤치고,
바스켓에 올라탄 한전 직원이 미루나무 가지를 마구 자르고 있다.
저것들이 도대체 정상적인 치들인가?
지난번 그리 사단을 벌이고는 감사실 직원부터 나서서,
직원들을 철저히 교육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하고서는,
또다시 저 짓거리를 저지르고 있다.
(※ 참고 글 : ☞ 2010/11/22 - [소요유] - 안하무인 한전 가지치기)



도대체 한전은 무슨 특권을 가졌기에 년년세세 남의 사유지를 무단 침입하여,
사전 양해도 구하지 않고 남의 나무를 마음대로 자르고 있는가?
저들 전봇대 역시 남의 사유지를 무단히 사용하고 있지 않음이던가?
토지 점유, 사용료를 단 한 푼인들 내고 있음인가?
게다가 내걸린 빗장 거두고 제멋대로 남의 땅에 들어와도 되는가?

내가 그리 꽉 막힌 위인이 아닌지라,
사전 양해를 구하고 맞춤 맞은 도리를 의논껏 찾았으면,
얼마든지 좋은 방도를 마련할 수 있을 터인데,
남의 땅을 제 집 드나들듯 하며 저리 행악질을 벌릴 수 있음인가?
저 조야(粗野)한 인사들은 참으로 막감당이다.

저 뒷치닥거리를 하려면,
알짜 없이 최하 반나절 이상 또 고생하여야 한다.

내 틈나는 대로 처에게 일러두곤 하지만,
저들 막일 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일상적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결코 아닌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은 자라면 크게 사귈 만하다.
실로 니중연화(泥中蓮花)라,
진흙 속의 연꽃임이니,
인연지음을 귀히 여기라.
내 이리 타이른다.

이리 상황이 저질러졌음도 문제지만,
그리 되었으면 잘못을 빌고 용서를 구해야 마땅한 것이로되,
외려 네 마음대로 할 테면 하라는 식이다.

빗장 걸린 것을 보지 못하였는가 물었더니만,
정식으로 대문이 없어서 들어왔다는 식이다.
의기양양 자신은 그러하니 잘못이 없고, 대신 내가 잘못했다는 투다.
이들은 이치, 경우에 기대어 사물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욕심, 편의에 의지해서 세상 만사를 재단한다.
독특한 무리들이다.

한전 직원에게 연락을 취하니,
여차저차 여러 경로를 통해 팀장이라는 사람이 방문 했다.
그저 송구해하며 원상 복구하겠단다.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라도,
저들은 그래도 사뭇 닦여있다.
예(禮)를 알고 있음이다.

"不知命,無以為君子也。不知禮,無以立也。不知言,無以知人也。"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다.
예를 아지 못하면 바로 설 수 없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공자는 이리 말씀했다.
도대체가 저들은 예를 모르고 말을 모르니,
명인들 알 수 있겠는가?
천상 소인임이라.

그래도 틀을 배운 자는 조금이라도 낫다.
한전 직원이 적극 나서 잘못을 인지하고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
하지만 저 용역 직원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
주거지 무단침입은 죄가 사뭇 크다.
주거침입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설혹 고소인이 소를 취하해도 소송은 그대로 진행된다.

하여간 답이 없는 인간들이다.
저들하고 행여라도 거래 자체를 원치 않는다.
과시 저들은 비인간 별유천지(非人間 別有天地)에 사는 분들이라,
나는 거래를 사양하고 싶다.
기실 이런 깨달음은 근래 여기 시골에 내려와서,
저들 별유천지에 사는 사람들을 하도 많이 겪고 자연 얻은 결론이다.
신의도 없고, 경우도 없고, 염치도 없고,
오로지 제 욕심에 기대어 무단히 억지를 부리거나,
사익에 취(醉)하여 사람 도리를 삼년 대한 기갈에 헛것든 년 콩자반 집어먹듯 씹기 일쑤다.
차마 할 말은 아닐지 모르지만,
오늘은 너무 화가 난다.
저리 형편무인지경인 치들하고는 제발 다시는 상종하지 않길 바란다.
이를 이제껏 몰랐다.
사람이면 다 같은 사람인줄 알았다.

그저 가만히 내버려두기만 해도 좋을 텐데,
과시 수욕정이풍부지(樹欲靜而風不止)라,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는다.

저 천둥벌거숭이 무지막지한 녀석들 때문에,
오늘은 반 나절을 헛되이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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