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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사태'의 진실

소요유 : 2012. 11. 9. 10:38


나는 남의 글을 통으로 베껴오질 않는다.
소위 펌질을 잘 하지 않는다.
내 뜻과 생각을 펴기 위해 남의 말과 글을 부분 인용하기는 할지언정.

하지만 오늘은 여기 글 하나를 통으로 옮겨온다.

'진실의 갑옷'

폐포파립(敝袍破笠) 고단한 길을 걸었을 그들의 진실을 널리 천하에 알리고자 한다.
더불어 진실을 무릎 꿇리고 목소리 높여 정의롭다 외친 저들 파렴치한들을 고발한다.
또한 그릇된 언론 발표만 믿고 저들을 비난한 나를 반성한다.

'진실의 갑옷'

진실은 한 때 남루(襤褸)해질 때도 있지만 언젠가는 갑옷처럼 그대를 보호하리.

참으로 이상한 것은,
당시 왜 부정행위를 법에 기대어 해결하는 것을 그리 태만했는가 하는 점이다.
소위 신당권파는 상대에게 정치적 굴복만을 줄기차게 요구했지,
의법 처리하는데는 하나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 이유가 이번에 밝혀진 셈이다.

***

http://www.twitlonger.com/show/ju69mg

유창선 (시사평론가) (@)

Posted Thursday 8th November 2012 from Twitlonger

이정희는 왜 그토록 자신들의 무고함을 항변했던가. 그 이유가 조금씩 확인되고 있다. 물론 이미 IT 전문가 김인성 교수가 로그분석을 통해 통합진보당 사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뀐 뺑소니 사고’라고 결론내렸던 일이다. 그러나 증거를 갖고 말하는 전문가의 증언에도 언론은 전혀 귀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슬프게도) 검찰의 수사결과를 통해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검찰은 4.11 총선 비례후보 경선 당시 대리투표를 한 혐의로 오옥만 전 국민참여당 최고위원과 그의 측근인 고영삼 전 진상조사위원을 7일 구속기소했다. 고씨는 국민참여당계로 비례대표 후보로 나섰던 오씨의 추천으로 지난 5월 1차 진상조사위원을 했던 사람이다. 또한 이영희, 윤갑인제 전 비례대표 후보와 이경훈 전 현대차노조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역시 통합진보당을 탈당한 신당권파 인사들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검찰이 6개월동안 벌인 수사의 결과가 당시의 신당권파 인사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있다니. 당시 경선부정의 주범은 이정희를 얼굴마담으로 하는 구당권파였다고 거의 모든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았던가. 상황의 반전이다.

검찰이 수사를 해보니 김인성 교수의 증언대로 경선부정의 진짜 주범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고씨는 자신이 임원으로 있는 제주의 M건설사의 사무실을 빌려 국민참여당계 후보로 출마한 오옥만 후보에게 단기간에 수백표를 몰아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고씨가 비례대표 온라인 투표 상황을 불법적으로 실시간 체크한 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의 명의를 도용해 대리 투표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조직적인 경선부정 행위는 통합진보당 경선과정에서 있었던 유일한 조직적 부정행위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당권파측 사람들에게서 문제가 되었던 것이 ‘관행’의 논리로 어느정도는 소명될 수 있었던 비교적 경미한 사안들이었던 반면 (물론 나는 그러한 행위조차도 관행이었다는 이유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의 행위는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범죄행위였던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고영삼 씨를 비롯한 선거부정 당사자들을 1차 진상조사위원회에 참여시켜 자신들의 선거부정을 은폐하는 대신 경선부정은 구당권파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대대적으로 부각시켰다. 범죄 장본인들의 사기행각에 언론과 지식인들이 춤췄고 국민이 속았던 것이다. 진보정의당 유시민 선대위원장은 "경선 후보 대부분의 대리투표 정황은 조준호 진상조사위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사리에 맞지않는 해명이다. 당시 1차 조사에서는 제주에서 있는 이 부정행위는 제대로 조사조차 되지 않았음이 수없이 지적되어왔다.

나는 당시 구당권파 사람들이 억울했더라도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보다 수십배 유감스러운 것은 당시 신당권파에 속했던, 지금은 진보정의당에 몸담고 있는 인사들 가운데 누구도 자신들에게 해당되는 범죄행위에 대해 언급조차하지 않아왔다는 사실이다. 설혹 몰랐다 하더라도 적어도 김인성 보고서가 증언한 이후라도 진상을 밝히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연한 도리였다. 자신들의 중대한 범죄는 은폐하기에 급급하면서 상대쪽의 잘못만 책임지라고 맹공격을 했던 것은 대단히 부도덕한 모습이었다. 이제라도 자신들의 이런 과오에 대해서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나는 그 무렵 수개월동안 오직 팩트에 입각해서 통합진보당 사태를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이미 마녀가 되어버린 이정희의 편을 든다는 얘기까지 많이 들어야 했다. 당시 그런 무모한 발언을 공개적인 장에서 겁도 없이 했던 것은 이것이 어떤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팩트의 문제이고 진실을 가리는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불편한 진실을 말해왔다.

자신들이 설정해온 프레임에 따라 한쪽의 얘기만 옮기는데 급급했던 언론들과 지식인들 혹은 유명 트위터리언들도 정정할 것은 정정하는 용기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구당권파 사람들의 패권주의적 성향이나 정치문화에 대해서는 비판할 점이 많다고 나도 생각한다. 나는 이번 대선에서 그들의 백의종군을 요구했고 그들을 지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과 사실관계를 가리는 것은 엄연히 구분되어야 하는 일이다. 그들이 정치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해서 뺑소니 사고의 진실을 은폐하는데 가담하거나 동조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모습이다. 진실 앞에서는 겸허할 것, 진실 앞에서는 무릎꿇을 것, 누구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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