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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수(頭須) - 후기

소요유 : 2008. 2. 21. 19:50


두수 이야기를 적어 놓고 보니 조금 미진한 구석이 느껴진다.
하여, 조금 더 보충하기로 한다.

( ※ 참고 ☞ 2008/02/21 - [소요유] - 두수(頭須) )

우선, 두수가 그리 죄를 짓고도 진문공을 뵙고자 하는 장면에 집중하자.
그의 배짱이 여간 놀랍지 않은가 ?
목숨을 내걸고 나선 그 배짱의 이면을 살펴본다.

그는 도망 간다고 하여도,
일개 소리(小吏)에 불과한 처지인즉 천하가 용납할 리 없다.
하늘로 날 수도 없고, 땅 밑으로 꺼질 수도 없는 형편이었으리라.
실은 그가 사는 길은 진문공을 만나는 방법 말고는 없었다.
하지만, 무엇인가 선물을 가지고 만나뵈어야 한다.

이리, 저리 궁리한 끝에 한가지 계책을 찾아내었다.
우선, 그는 지금의 정세를 진문공 역시 걱정하고 있다는 것에 착안하였다.
그 걱정을 덜어드릴 수만 있다면...
한번 해볼만 한 패가 아니겠는가 ?
게다가 잘만하면 죄를 용서 받을 뿐만 아니라,
벼슬까지 줏어얻을 수 있는 방책이었으니,
두수는 순간 쾌재를 불렀으리라.

만약, 진문공의 성질이 포악스럽고,
남을 용납하는 성격이 아니라면,
상당한 위험 부담이 있었을 터.

후대에, 춘추오패의 하나로 일컬어지는 진문공이고 보니,
그릇도 여간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 점은 두수로서는 천만 다행스런 일이었다.

상대가 진문공쯤 되니,
두수로서는 한번 배짱 부려 볼만한 놀음이었다.
만약 상대가 째째한 사람이었다면,
나중에 어찌 되건 말건, 일단 줄행랑을 놓고 볼 일이었으리라.

한편, 진문공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그놈 두수 때문에 배까지 곯은 것을 생각하면,
그저 죽여 없애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 자를 죽이는 것은 절대권력을 가진 왕인 형편에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살려두었다.
그놈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 이상,
진문공에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사실 일차 왕으로 등극한 후에도, 여생, 극예 무리 때문에
진(秦)나라로 다시 도망간 전력이 있는 그로서는 국내 정세가
그리 녹록한 것이 아니다.
그는 진목공의 도움으로 재차 왕으로 복귀한 제법 불안한 처지였다.
이오(夷吾)와 그 아들 2대에 걸친, 그 전왕들 밑에서 이미 뿌리 내린 적당들의
세력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형편이었던 것이다.
(※ 이오(=晋惠公)의 아들인 진회공(晋懷公)은  6개월만에 진문공에게 피살 당한다.)

만약 이들 잔당들의 불온한 기운을 잠재울 수만 있다면,
진문공 입장에선 어떤 계책이라도 채용해야 할 형편이었다.
까짓 두수란 놈 목숨을 살려두는 것에 비하면,
수지가 많이 남는 장사인 것이다.

조금 떼어주고 많이 남기는 장사 !
진문공은 사적인 감정을 누르고
싸게 먹히는 장사 패를 던져본 것이다.
더욱이 풀 바에야, 왕창 풀었으니,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격으로,
두수에게 다시 벼슬까지 내렸다.

모름지기,
왕이든, 사장이든
우두머리는 이 정도의 금도(襟度)는 지녀야 한다.
제 감정을 출물대로 내부려내다가는 자칫 자리가 위태로와진다.
깊이 새겨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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