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공적기관역할-시민의식

소요유 : 2008.02.20 00:51


다음 글은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보고 쓴 글입니다.

☞ 빙판길 신고했더니 40분만에 온 119... 분통

봉변을 당하신 느낌일 것입니다.

좋은 취지로 행하신 일이지만,
여기 한국 사회에선 근본적으로 신고한다는 사실에
일종의 은폐된 저항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이리 된 게 분명 사연이 있을 것이지만,
그리 자랑스런 것은 아닙니다.
신고하고 나서,
많이들 다쳐 봤던 기억이 축적되어
내리 의식의 갈피에 켜켜로 유전하고 있습니다.
신고하고 뒤끝이 좋은 경우는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즉, 나름대로의 자구책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곧 내 일이 아니면 모른 척, 그냥 지나치자라는 것이지요.

그러다가 막상 제 일이 되면,
남의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렵지요.
모두 저 혼자 해결하여야 합니다.
집단적 자업자득이지요.

***

자, 볼까요 ?
한 시민이 공적이 장소에서, 위해라든가, 위험한 상황을 목격합니다.
이 때, 시민이 할 수 있는 일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우선은 장비도 없고, 위험에 대처할 힘도 없습니다.

이럴 때, 쓰라고
경찰, 소방대, 구청 등 공적기구를 마련해둡니다.
이게 보통의 현대 사회의 모습이지요.

그러므로,
시민은 이들에게 단지 '신고함'만으로도,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유지하는데,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그 후의 처리는 공적기구가 담당합니다.
이게 현대 선진 사회의 구성원간의 약속이자,
신뢰관계의 내용입니다.

기자는 신고뿐이 아니라,
그후의 처리과정까지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더우기 그들과 함께 하며, 힘도 보탰습니다.

그런데,
지금 거의 일방적으로 매도 당하고 계십니다.
이게 한국의 현실입니다.

설혹 일부 오버한 부분이 있고,
한국의 현실 능력 한도를 넘는 구석이 있다고 합시다.
하지만,
그것은 추운 겨울 한밤중에 현장에서
겪는 형편인즉,
누구라도 그런 입장이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즉, 늦은 출동에 흥분하고,
업무 분장이 서툰 처리에 따지고 나서는 등,
이런 것은 일응 이해할 만한 일이 아닐까 ?

하지만,
공적인 현실태에 대한 평가를
이런 사소한 것을
비껴 지적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기사내에서 댓글로 비난하는 글들은 대개 사적인 태도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이 글의 취지에 비추어 저만이라도 공적인 문제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예컨데,
처리 당당 부서가 119가 아니고 구청이니,
그리 연락을 취해야 한다든가,
담당 요원이 부족하니,
도움을 구하여서는 아니된다라든가 하는 지적은
일견 그럴 듯한 얘기지만,
실은 제대로 된 지적이 아닙니다.

시민이 112든 119든 일단 도움 받을 만한 곳에
전화를 하면, 그것은 그들이 알아서 내부적으로
업무를 분장하여 해당 부서에 넘기면 될 일입니다.
시민이 모두 담당부서를 알고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고 하여 이를 탓 할 일은 아닙니다.
엄밀이 말하면 시민 보고 112, 119 등 가려서 신고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시민의 신고를 가려서 처리할 수 있는
공무 역량을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시민은 위험 현장에서 당황하면 112, 119를 순간
가리지 못할 경우도 있지 않겠습니까 ?
비상상황에 놓인 시민에게 신고 창구를 정확히 가려
대응하라는 요구는 제대로 된 공무행정 담당자라면 할 소리가 아닙니다.
실제 현실 세계에선 이들을 잘 가리지 못하고 신고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 때, 이들은 제대로 가려 해당 부서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신고를 받고 일 하는 게 책무입니다.
client로부터의 신고라는 서비스 요청을 받고,
해당 서비스를 공여할 server인 겝니다.
serving을 함으로서,
그들은 돈을 벌고,
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하니, 그들은 오히려 신고를 공순하게 받아,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소임이 있는 것입니다.

또한,
개인의 집 열쇠가 없다고 119를 부르는 등의 사적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도로라는 공적 공간에 벌어진 일을 신고한 것입니다.
만약 공적 영역의 일을 공무원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결국은 그냥 방치해야 한다는 말이 아닙니까 ?
만약,
도로가 결빙되고,
그 위를 걷던 이가 넘어져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사회적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 것입니까 ?
제대로 된 공역이 발동되었다면,
즉 그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지불되었다면
그것은 당연 사회가 짊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런 것을 재수 나쁜 개인이 부담하는 것 아닙니까 ?
이런 사회가 바람직 합니까 ?

기자는 지금 이를 예방하기 위한
건전한 시민의식을 발휘하신 것입니다.

최소한 제대로 된 사회라면,
이는 새삼스럽게 칭찬할 일도 아니고,
그저 마땅히 해야 할 일일 뿐인 것입니다.
그저 심드렁한 일상사일 뿐입니다.
건전한 사회라면 말입니다.

기자는 최소한 누군가 겪게 될 일을 예방하고자,
그 처리를 공적인 부서에 넘겨 주었습니다.
나는 한국사회에서 이만한 일이라도 할 수 있는 시민이라면,
충분히 장한 것이고, 칭찬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신고 정신이 투철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신고하는 것을 나무랄 일이 아니라,
오히려 격려라도 해야 할 정도로 시민의식이 희박한 형편입니다.

그런데, 지금 오히려 기자는 만인의 표적이 되어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기에,
저는 부득이(?) 기자의 행동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정도의 수준밖에 안되는 한국 현실을 나는 개탄합니다.

만약 이리 전해준 일을 공적 기관에서 해결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이는 또한 우리 사회의 공적 능력의 미흡한 수준의 증거일 뿐이며,
차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지를 모아
바람직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거꾸로 신고한 사람을 탓한다면,
우리 사회는 영영 건전한 시민의식의 발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당신 같으면,
오밤중에 신고하고,
떨면서 사후처리까지 우정 지켜보고 서있을 것 같은가 ?
기자를 탓하기 전에,
그대의 의식이 어느 정도인가 되돌아보는 게 더 급하지 않은가 ?
나는 이리 묻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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