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아우디와 빈녀일등(貧女一燈)

소요유 : 2014.11.17 12:31


내가 앞에서 아우디 관련 글 하나를 올렸다.

이런 따위의 일은 본디 내 관심사는 아니나,
당시 본의 아니게 글을 짓고 보니 이를 터하여 유출된 생각이 내 주변을 서성거린다.

혹간 오해도 일어나나,
오불관언(吾不關焉) 나는 괘념치 않는다.

다만, 이로 인하여 생기(生起)된 생각의 파편들을 좀 거둬 두는 것은,

나의 파적(破寂)이니, 무슨 허물이 되리.

‘아우디와 貧者一燈’
‘아우디와 衣食足而知禮節’
...

여러 상념들이 절로 줄을 잇는데,
오늘은 ‘아우디와 빈자일등(貧者一燈)’
이런 제목을 걸어두고 이야기를 하나 풀어내본다.

우선은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내가 여기 불경 하나를 서투르나마 역하여 소개해두련다.

여시아문,
어느 때, 부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때 나라 안에 여인 하나가 있었으니 난타(難陀)라 한다.
빈궁하니 혈육이 하나도 없었다.
비렁뱅이로 살아가고 있었다.
여러 나라 왕과 신하, 백성을 보니,
각기 부처와 스님네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있었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길,
나는 묵은 죄가 많아, 살아 이리 빈궁하고나.
비록 복전을 눈앞에 이리 만나 뵙고도 종자를 심지 못하누나,

가슴이 쓰리듯 아프다.
깊이 죄업을 안타까이 여기다.
구걸을 하며, 조그마한 동냥이라도 기다리며 쉬질 않았다.
단 한 푼을 벌었는데,
이를 들고 기름집을 찾았다.
기름을 사려 하매,
기름집 사람이 묻는다.
한 푼으로 기름을 사기엔 너무 적어 줄 것이 없다.
어디에 쓰려 하시는가?

난타는 품은 바 그 뜻을 말하다.
기름집 주인은 이를 안타까이 여겨,
기름을 곱절로 주었다.

너무 만족하여 기뻤다.
등 하나는 장만할 만하였으니,
이를 들고 정사로 가서 부처에게 봉양하였다.
부처 앞에 있는 대중들의 등 가운데 놓았다.
그리고는 서원을 빈다.

‘내가 지금 빈궁하여 조그마한 등 하나만을 부처께 바칩니다.
이 공덕으로써 내세엔 지혜를 얻게 해주시고,
일체의 어두운 업보를 소멸해주십시오.’

이리 서원을 짓고는 예불하고 물러갔다.

이제 밤이 다 지나므로,
모든 등은 꺼졌는데,
오로지 그녀의 등만 홀로 타올랐다.

이 때 목련이 당직을 서는 바라,
천기를 보니 새벽이라,
등을 수습을 하는데,
등 하나를 보게 된다.

오로지 등 하나가 홀로 밝더라.
기름 심지 하나 손상이 없이,
새 것처럼 잘 타오른다.
문득 마음 한 가운데 생각을 일으키다.

낮에 등이 타오르니 소용이 없는 일이다.
하고서는 끄려하는데도 다시 타오른다.
즉시 손을 들어 바람을 일으켜 끄는데도 꿈쩍도 않고 타오른다.
전혀 불꽃이 잦아들지 않는 바,
다시 옷 바람을 일으켜 끄려 하였다.
하지만 역시 등은 하나도 훼손치 않고 밝게 빛난다.

부처가 목력이 하는 짓을 보았다.
이에 목련에게 말씀 하신다.

너의 신통력을 기울인들,
네가 사해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퍼부은들,
산바람을 이끌어 불어재낀들,
역시나 끌 수가 없느니라.
어찌 그러한가?
저것은 넓은 원념을 내고, 큰 발심을 낸 공양물인지라 그러하느니라.

난타 여인이 다시 와서 부처께 예를 들이다.
이 때 세존께서 즉시 수기를 주시다.

너는 내세 두 아승지겁 내에 부처가 되리라.
이름 하여 등광(燈光)이니, 십호를 다 구족하리니.

이에 난타는 수기를 받잡고 환희심에 북받치다.
부처께 무릎을 꿇고 출가를 청하다.
부처는 그를 허락하여 비구니로 삼으시다.

<賢愚經>
如是我聞: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爾時國中,有一女人名曰難陀,貧窮孤獨,
乞[曷-曰]自活。見諸國王臣民大小,
各各供養佛及眾僧,心自思惟:「我之宿罪,生處貧賤,
雖遭福田,無有種子。」酸切感傷,深自咎悔,
便行乞[曷-曰],以俟微供。竟日不休,
唯得一錢,持詣油家,欲用買油。油家問曰:
「一錢買油,少無所逮,用作何等?」
難陀具以所懷語之。油主憐愍,增倍與油。得已歡喜,
足作一燈,擔向精舍,奉上世尊,
置於佛前眾燈之中,自立誓願:「我今貧窮,用是小燈,
供養於佛。以此功德,令我來世得智慧照,
滅除一切眾生垢闇。」作是誓已,禮佛而去。
乃至夜竟,諸燈盡滅,唯此獨燃。是時目連,
次當日直,察天已曉,收燈摒擋,見此一燈,
獨燃明好,膏炷未損,如新燃燈,心便生念:
「白日燃燈,無益時用。欲取滅之,暮規還燃。」
即時舉手,扇滅此燈,燈焰如故,
無有虧滅;復以衣扇,燈明不損。
佛見目連欲滅此燈,語目連曰:「今此燈者,
非汝聲聞所能傾動,正使汝注四大海水,以用灌之,
隨嵐風吹,亦不能滅。所以爾者?此是廣濟,
發大心人所施之物。」佛說是已,難陀女人,
復來詣佛頭面作禮,於時世尊,即授其記:
「汝於來世二阿僧祇百劫之中,當得作佛,
名曰燈光,十號具足。」於是難陀,得記歡喜,
長跪白佛,求索出家。佛即聽之,作比丘尼。

아우디 그 이야기를 듣자,
나는 이 빈자일등, 혹은 빈녀일등(貧女一燈)의 말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이야기 구조는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만약 빈녀에 집중하게 되면,
내가 앞서 지적한 아우디에 집중하는 우(愚)를 다시 범하게 된다.

빈녀가 바친 등이 밤을 지나 이튿날 낮에도 타오르는 까닭은,
그가 빈녀이기 때문이 아니다.
부처가 지적하였듯이,
此是廣濟,發大心人所施之物。
간절한 서원의 징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아우디든, 빈녀일등이든,
거기에선 부귀빈천(富貴貧賤)은 일종의 무대 장치에 불과할 뿐,
이야기 서술 구조의 중심 테제가 아니란 말이다.

하지만,
난 아우디와 관련된 글에서,
그의 선행이 아니라 아우디란 무대 장치에 집중하는 이들을 목격한다.
만약 그게 선행이라면,
그가 처한 조건은 빈자가 처한 조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하다.
헌데 과연 대중들이 이를 의식하고 있는가?
난 저으기 회의한다.

반대로 국밥집을 하며,
어려운 가운데 돈을  모아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한 이의 경우엔 어떠한가?
이 경우 역시 사람들은 빈천(貧賤)이란 조건에 과중한 관심을 기우리며,
그 조건 때문에 더욱 빛이 난다고 칭송하기 바쁘다.

난, 의심한다.
그런 양단의 경계조건이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매둘 수는 있지만,
나로선 그게 개개인의 행동 조건을 제약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과도하게 그런 극단의 조건을 의식하는 동안,
정작 자신에게는 소홀히 할 핑계의 싹이 자라고 있지 않는가?  

가령 부자이기 때문에 당연 저리 할 수 있다든가,
(때론 넋나간 녀석은 부자인데도 저리 하였다고 나자빠진다.)
가난한 이가 저리 함은 그만의 특별함이라고 치부하고 있지나 않은가?

결국 사람들은 호(or악)조건, 또는 특수함을 칭송하며,
마치 연극을 보듯 즐기긴 하지만,
현실에 돌아와 자기 자신엔 책임을 담부(擔負)하진 않는다.
왜냐하면 저것은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외부에서 제공된 멋진, 감동적인 드라마일 뿐이니까.

이 때엔,
열심히 박수 치고,
눈물, 콧물을 말들이로 흘리며 감격하여야 한다.
그 동안은 누구라도 착한 사람씩이나 되니까.
여간 수지 맞는 노릇이 아니다.

혹자는 말한다.
저것이 교훈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일응 맞는 말씀이다.
하지만,
저것이 금빛으로 단장한 액자에 끼어 넣은 교훈이면 무엇하나?

그대는 행동으로 입증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정작은 이게 문제가 아닌가?
자신이 부실하니까,
저러한 외부 장치를 동원하여 자신을 꾸미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한데,
그대는 자신의 양심과, 행동의 준거(reference)를 어이하여,
아직도 외부에서 찾고 있는가?
 
나는 그대에게,
이 물음을 다시 던져둔다.  

(http://dharmazen.org)

尋牛
從來不失,何用追尋?由背覺以成疏,在向塵而逐失,家山漸遠,歧路訛差,得失熾然,是非鋒起。

원래 잃은 것이 아닌데,
어찌 밖에서 찾는데 그리 분주한가?
깨닫지 못하니, 티끌 속세를 쫓아 점점 마음은 질척이며 길을 헤맨다.
내 본성은 점점 멀어지고,
갈래 길로 틀려진다.
득실은 치열해지고,
시비는 날카로워진다.   

頌曰:
「忙忙撥草去追尋,
  水闊山遙路更深。
  力盡神疲無處覓,
  但聞楓樹晚蟬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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